해상매립지에 건설된 한국가스공사 LNG기지에 야생동물출현
학계관심집중, 국립생물자원관 행동권 조사 하기로
육지에서 8km 이상 떨어진 해상매립지에 건설된, 한국가스공사 인천생산기지(송도 LNG기지)에서 너구리, 고라니 등 야생동물들이 발견돼 학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관장 이상팔) 서문홍 연구사는 지난달 야생동물 출몰 조사 당시 고라니·너구리 등의 배설물, 발자국을 발견한 뒤 "고라니, 너구리 서식이 확실하다" 며 "가스공사, 지자체 등과 협의해 조사를 시작할 것" 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립생물자원관 지난달 31일 CCTV 2대를 설치하고, 야생동물 서식 조사에 들어갔다. 그리고 지난 7일, 너구리의 실제 모습이 CCTV에 포착돼 야생동물 서식이 실제 확인된 것이다.
실제 너구리의 모습이 CCTV에 잡혀 송도 LNG기지 내 야생동물 서식이 확인되자, 야생동물의 유입경로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커지고 있다.
뭍에서 멀고, 육로로 들어오기 어려운 환경에 어떻게 육지에 사는 야생동물이 서식할 수 있냐는 것이다.
송도 LNG기지와 육지를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는 편도 2차선(약 7m)의 도로가 유일한데, 이 도로는 총 길이가 8km가 넘고, 차들이 많이 지나다니기 때문에 야생동물이 이동하기 쉽지 않다.
학자들은 이 도로를 통해 야생동물이 유입됐을텐데, 아마 사람의 출입이 적었던 LNG기지 매립 초기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있다.
서 연구사는 이에 대해 "육상동물이 바다로 둘러싸인 LNG기지에 서식한다는 것이 신기하다" 며 "육지와 연결된 편도 2차선 도로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 고 말했다.
너구리, 고라니 외에도 왜가리, 백로, 오리 등 다양한 조류가 관찰됐으며, 맹금류들이 토해된 펠릿 까지 발견돼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 또한 서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행동권 조사 후 송도 LNG기지에서 서식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개체나, 땅굴을 파는 습성 때문에 매립된 전선 등을 손상시킬 우려가 있는 동물은 생포해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야생동물 행동권 조사를 통해 이동 경로 등에 대한 결과가 나오면, 야생동물 관련 귀중한 연구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 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