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 진단 WBC로 충분한가? 이제 CRP로 염증 모니터링 한다

염증에 민감하고 단순하게 반응하여 '염증의 정량화' 가능...인의에선 100%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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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이후 환자의 WBC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되거나, 환자의 임상증상은 개선되는 데 WBC 수치가 오히려 상승하는 바람에 환자의 퇴원 시점을 결정하기 어려웠던 경험이 있다면, CRP가 그 고민을 덜어 줄 수 있을 전망이다.

건국대학교 동물병원을 비롯해 반려견 전용 CRP 검사 장비(Canine CRP)를 세팅한 동물병원이 30곳을 넘을 정도로, 염증 지표로서의CRP에 대한 임상수의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CRP(C-Reactive Protein)는 감염 등 염증성 변화에 따라 혈중에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급성기단백질(Acute Phase Protein)의 일종으로 간에서 IL-1, IL-6 등의 사이토카인에 의해 생성된다.

급성기반응 물질이기 때문에 감염, 자가면역질환 등 염증이나 외상, 수술, 종양 등 조직손상에 빠르게 반응하여 수치 변화를 보인다.

일반적으로 염증유발 후 4~6시간 내에 증가하기 시작하여(매 8시간마다 두배로 증가), 염증이 해소되면 4~7시간의 반감기로 감소한다. 백혈구보다 먼저 증가하고, 염증이 해소될 경우에는 수치가 빠르게 감소한다.

한마디로 급성염증에 대해 백혈구보다 민감하며, 단순하게 비례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염증의 정량화’가 가능하다.

백혈구 수치는 염증의 정도에 따라 골수의 반응 정도, 혈관내 이행시간(transit time)과 위치변화(변연풀, 중심풀)의 정도가 달라 다소 복잡한 변화를 보이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를 평가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인의에서는 오래 전부터 환자의 치료 관찰, 모니터링 목적으로 CRP를 활용하고 있다.

인의에서 CRP검사가 일상적으로 사용됐지만, 그 동안 수의에서는 개의 시료에 적용할 수 있는 시약 개발이 어려워 사용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개 CRP(Canine CRP) 검출 시약이 개발되어 동물병원에서도 CRP 검사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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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 – (주)웅비메디텍)

CRP는 백혈구보다 민감도(Sensitivity)가 높으며 급성 염증에 대해 매우 특이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수치 상승이 곧 염증의 존재를 의미한다. 따라서 염증 여부를 초기에 판단해 내는데 유리하며, 이미 진단된 환자의 치료 모니터링과 예후 판단 지표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미 Canine CRP를 사용하는 동물병원에서는 병원에 내원한 반려견의 상태 파악이 애매한 경우 스크리닝 용도로 사용하거나, 백신접종이나 건강검진 차 내원한 환자가 높은 CRP 수치를 보일 때 다른 추가 검사를 진행하기 위한 설득력 있는 기초자료로 활용하기도 한다.

입원 치료를 하는 환자에서 일정한 비율로 CRP수치가 감소하는 것은 치료 효과를 반영하는 변화지만, 감소가 지연되거나 증가하는 경우에는 환자에 대한 재평가 내지는 치료 방법의 조정이 필요한 상황으로 판단할 수 있다. 또한 연속적인 검사를 통해 환자의 적절한 퇴원시점을 판단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 또는 스테로이드 때문에 백혈구 수치가 상승한 것인지, 염증 때문에 백혈구 수치가 상승한 것인지 의심될 때도 CRP를 검사를 이용하면 염증 여부를 판단하는데 유리하다. 스테로이드, NSAIDs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CRP의 또 다른 장점이다.

그렇지만, CRP 검사도 주의할 점이 있다.

바로 백혈구 수치와 비슷한 ‘낮은 질병 특이도’이다. 질병 특이도(Specificity)가 낮기 때문에 한 번 검사에서 CRP 값이 증가한 경우 “어디가 아픈가?”라는 질문에 답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CRP 검사는 특정 질병을 진단하기 위한 목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고, 염증의 존재 여부, 이미 진단된 질병의 치료 모니터링이라는 목적으로 사용할 때 진가를 발휘한다.

최을수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 임상병리과 교수는 “CRP는 직관적으로 염증 질환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유용한 지표”라며 “백혈구의 변화는 생각보다 복잡한 생리적 변화를 보이기 때문에 해석이 쉽지 않는데 CRP가 그 부분을 충분히 해소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염증 진단 WBC로 충분한가? 이제 CRP로 염증 모니터링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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