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에게 돌아가는 유기동물, 영국의 1/5 수준
영국 마이크로칩 통한 반환 증가세..영국도 2016년까지 동물등록 의무화
지난주 우리나라 동물복지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는 농림축산검역본부의 통계보고가 있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특히 주인에게 되돌아가거나 새로운 주인에게 분양되는 경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유기동물은 97,197두. 이 중 원래 주인에게 반환되거나 분양∙기증된 동물은 절반에 못 미치는 37,878두(약39%)다. 이들보다 많은 46,115두의 유기동물이 자연사하거나 안락사됐다.
1876년 세계최초의 동물보호법(Cruelty to Animals Act)을 제정한 동물복지 선진국 영국에서는 반환 혹은 입양되는 경우가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최대의 반려견 보호단체인 ‘독스 트러스트(Dogs Trust)’가 매년 영국 전역의 지자체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2년 4월부터 2013년 3월까지 1년 간 발생한 유기견은 총 118,932두. 우리나라(62,119두)보다 숫자는 많지만 영국 내 반려견 숫자가 850만두로 추정되는 것을 고려하면 오히려 적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주인에게 돌아가는 유기견의 비율이 48%에 달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독스 트러스트가 처음 조사를 시작한 1997년부터 지금까지 반환률은 40% 후반대를 줄곧 유지해오고 있다.
주인을 찾지 못하더라도 많은 수가 지자체에서 바로 입양(9%)되거나, 사설동물보호단체로 이관(25%)되어 분양자를 찾게 된다. 지자체에서 안락사되는 유기견의 비율은 8%에 불과하다. 조사에 따르면, 안락사되는 이유도 사람에게 공격성을 보이는 등 행동학적 이상이 교정되지 않거나, 건강이 악화된 경우 등이다.
하지만 최근 현지 언론이 사설보호단체의 유기동물 안락사문제를 보도하는 등 유기동물 문제가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자, 영국도 대응에 나섰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2월 “2016년까지 마이크로칩을 통한 동물등록제를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영국 동물등록제는 독스 트러스트를 비롯한 영국 동물보호단체들과 영국수의사회(BVA), 영국소동물임상수의사회(BSAVA)의 공동 요청으로 도입됐다.
게다가 이미 많은 반려견들이 마이크로칩 삽입을 완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독스 트러스트 조사에 따르면 반환 경로가 조사된 유기견 중 40%가 이미 시술된 마이크로칩을 통해 주인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 주인에게 되돌아가는 유기동물은 아직 10%에 불과한 수준. 당국은 “동물등록제를 더욱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