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가 5박 6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오늘 폐막합니다.
이번 영화제는 20여개국 50여편 영화 상영, 20여개 업체가 참여한 ‘반려동물 산업 박람회’, 반려동물과 함께 영화도 보고 캠핑도 하는 ‘힐링캠프’, 반려동물 산업·동물영화·유기동물·동물복지 등에 대한 토론회 ‘렛츠 토크’, 동물과 함께 버스를 타고 순천만정원을 둘러보는 ‘힐링버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습니다.
개막식에는 조충훈 순천시장(영화제 조직위원장)을 비롯해 명창환 부시장, 김광진 국회의원, 김병권 순천시의회 의장 및 시의원 18명이 참석해 순천시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최수종, 정경호, 조윤희, 손호영, 김성수, 송해나, 강한나, 개그콘서트 팀 등 연예인도 대거 참석했습니다.
또한, 전남수의사회(회장 김중배), 광주시수의사회(회장 김재일) 등 수의사회와 전남대 수의대의 참여도 있었습니다.
홍보, 후원업체 유치, 진행, 관람객 방문 등 모든 면에서 작년에 열린 제1회 대회 보다 발전했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영화감독, 방송관계자, 영화평론가,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14명의 집행위원이 큰 역할을 담당했는데, 2명의 수의사도 집행위원으로 참여했습니다.
영화제 집행위원으로 참여해 영화제 기획부터 시행까지 큰 역할을 담당한 김영대 원장(순천 온누리동물병원)과 강종일 원장(서울 충현동물병원)을 데일리벳에서 만나 영화제 뒷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김영대 원장님 인터뷰
Q. 지난해 제1회 영화제 기획 단계부터 함께 했다고 들었다. 어떻게 영화제에 참여하게 됐나?
순천만 보존 운동, 순천 조례호수공원 지키기 운동 등 환경운동을 10년 정도했다. 순천시는 흑두루미 서직지일 정도로 동물의 생태 환경이 잘 갖춰진 곳인데, 이런 동물의 서식환경을 지키는 일의 중요성을 제일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수의사였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지역 활동을 하다보니 순천이 사람과 환경과 동물이 함께 하는 생태도시 이미지를 갖게됐고, 이러한 생태도시를 장기적으로 보전하기 위해서 ‘문화’가 어우러져야 한다는 생각에 ‘동물영화제’ 개최가 추진된 것이다.
제작년에 화인웍스 김민기 대표(영화제 집행위원장)와 우연히 동물영화제 이야기를 하게 됐고, 이어 남도영상위원회 사무국장 등을 만나며 동물영화제의 컨셉이 순천의 ‘생태적 이미지’와 잘 맞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장소를 순천으로 선정했다.
이어 집행위원을 구성하고, 의회를 설득하고, 예산을 확보하는 등 6개월 이상의 사전작업 끝에 지난해 제1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가 개최될 수 있었다.
Q. 집행위원으로 활동했다. 집행위원의 활동 중 ‘수의사’로서 어떤 역할을 담당했나?
꼭 수의사라기 보다 전반적인 조율을 담당했다. 영화제의 저체적인 흐름, 컨셉 등을 기획했다.
또한 영화제가 개최되는 순천에서 지역 집행위원을 모집하고 공무원을 설득하고, 문화·예술 관련 전문인력을 참여시키는 등의 노력을 했다. 지역 위원으로 주로 활동한 것이다.
영화사 화인웍스가 위치한 중앙(서울)에서도 많은 준비가 필요했는데, 이는 강종일 원장이 큰 도움을 줬다. 기획단계에서 강종일 원장에게 부탁을 했더니 본인도 ‘몇 년 전부터 동물영화제를 계획하고 있었다’며 흔쾌히 집행위원으로 참석해줬다.
영화제 토크쇼, 강의 등에 참여하는 수의사를 모집하고, 후원업체를 선정하는 등 많은 부분에서 강 원장의 역할이 진심으로 컸다.
Q. 영화제가 작년보다 크게 발전한 것 같다. 어떤 차이가 있었나?
지난해 1회 대회보다 거의 10배 정도 성장한 것 같다. 산업 박람회 부스 역시 지난해 3~4개에서 올해 50개로 늘어났으며, 광주은행, NH농협 등 후원업체도 크게 증가했다. 시 예산도 1.5배 늘었다.
영화제의 기본 목적은 동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을 사람들에게 알려 유기동물 등의 문제를 제도적으로 풀게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1회 때는 ‘사지말고 입양하자’를 주제로 순천에서 발견된 유기견 ‘수리’를 영화제 동물 모델로 삼았다.
올해는 유기견이 아예 발생하지 않도록 영화제 컨셉을 ‘가족, 책임’ 등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또한 지난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전준비작업의 필요성을 느껴, 마음나누미 봉사, 바자회 등을 진행했고, 힐링버스, 힐링캠프 등 영화제 기간 중 다양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가장 중요했던 점은 참여하는 집행위원과 자원봉사자들이 전부 동물을 너무 좋아해서, 돈을 떠나 순수하게 도와주고 참여했다는 점이다. 힐링버스나 힐링캠프 등의 아이디어도 그들이 스스로 “내 반려동물과 이걸 같이 하면 좋겠다”며 낸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것이다.
영화제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동물을 순수하게 좋아한다는 점이 아주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영화제는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이며 최종 목적은 유기동물 문제 등에 대한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다.
Q. 영화제 등 동물 관련 행사에서 수의사들이 어떤 역할을 하고 참여해야 할까?
수의사들의 사회 참여가 많이 늘었지만 그래도 아직 부족하다. 공익적인 측면에서 사회적 참여를 해야한다.
사람은 동물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동물이 살 수 없는 환경은 사람도 살 수 없다. 동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일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이 바로 ‘수의사’다. 따라서 동물 관련 행사에 수의사의 역할과 참여가 정말 중요하다.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의 경우, 영화제에 참여한 수의사 개개인의 역량을 통해서만 기여했다. 하지만 개인적인 역량에는 한계가 있으며, 수의사 개인의 역량으로 돕기에도 영화제 규모가 커졌다.
따라서, 이제는 수의사 조직이 동물영화제에 참여하고 역할과 책임을 가졌으면 좋겠다. 이런 중요한 영화제 등 동물 관련 행사에 곁다리로만 참여하지 말고, 더 책임감을 느끼고, 고민을 해야 한다. 동물의 복지가 높아지고, 동물 관련 산업이 발달할 수록 수의사에게도 도움이 된다. 우리가 받는 권리에 대해 책임감, 의무감을 느끼고, 수의사 조직 차원에서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
그런 것이 결국 수의사 전체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영화제 기획단계 부터 참여해서 너무 좋았다. 동물을 매개로 다양한 분야와 교류할 수 있고,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수의사의 최고의 매력인 것 같다.
*강종일 원장님 인터뷰
Q. 영화제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기획단계부터 함께 하게 됐다.
나는 늘 어떤 일을 할 때 수의사 개인의 이익보다는 반려동물 산업 전체를 부각할 수 있고, 반려동물에 대한 대국민 인식을 전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그런 일 중 하나로 동물 영화제 개최를 몇 년 전부터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김민기 위원장과 김영대 원장 등과 마음이 맞아 영화제 기획부터 같이 했다.
김 원장의 경우 수의과대학 졸업동기이기 때문에 학교 다닐 때 부터 친분이 있었다.
Q. 영화제 기획에서 ‘수의사’로서 어떤 역할을 했나.
우선, 반려동물의 건강과 복지, 그리고 인간과 동물의 관계 HAB 등을 잘 풀어내는 게 중요했다. 또 그러한 동물의 중요성에 대해 대국민에게 홍보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런 부분에 대한 조언을 많이 담당했다.
또한, 이번 2회 대회는 작년과 달리 마음나누미 봉사, 유기동물을 위한 바자회 등 영화제만 개최하는 것을 떠나 동물에게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 동반됐다. 그런 활동을 건의·조언했고, 마음나누미 봉사에는 직접 동료 수의사들과 참여해 유기동물에 대한 의료서비스를 진행했다.
그리고, 1달에 1번씩 영화제 집행위원들의 모임/회의가 있었는데, 그 때 마다 과거 KAHA 회장, WSAVA2011 유치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었다.
영화제 토크쇼나 반려동물 강의에 직접 참여한 수의사들의 섭외도 직접나서서 도왔다.
Q. 영화제가 지난해 보다 많이 발전한 것 같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구성원과 실무진부터 지난해 보다 더 체계적으로 구성됐으며, 모두가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더 열심히 준비한 것 같다. 참여한 업체와 방문객, 홍보 등 모든 부분에서 1회 대회보다 발전했다.
힐링버스, 힐링캠프 등 프로그램도 다양해졌고, 반려동물에만 주제가 국한되지 않고 야생동물, 수생동물 등 다양한 동물의 이야기를 담은 것도 좋았다.
그래도 아직은 부족하다. 순천시의 지원도 아직 부족하고 스폰도 한계가 있다.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Q. 영화제를 비롯한, 수의사들의 사회 참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은 전문가의 시대다.
수의사는 동물에 대한 제일 최고의 전문가다. 전문가라면 당연히 직접 나서서 자신의 분야를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일반 시민들에게 ‘수의사는 동물병원 안에서 동물만 치료하는 사람’으로 비춰지면 안된다.
자신의 일이 바쁘고, 사회적 참여를 하기 위해서는 (병원을 비우는 등)피해가 있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나서서 해야하는 일이다.
꼭 동물과 관려된 일에만 참여할 필요는 없다. 정치,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참여하다 보면 수의사로서 기여할 기회가 온다.
평소에 미래를 보고, 전문가로서 충분한 경험을 쌓는 등의 성숙 과정을 거치다보면, 언젠가 전문가로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그 역할을 제대로 담당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 늘 준비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