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병원 잡는다` 수의사법 개정 추진.. 센터병원 실소유주 처벌조항 마련

음성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센터병원과 처방전 전문 수의사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될 전망이다.

수의사 면허를 대여하거나 수의사를 고용하여 동물병원을 개설한 일반인에 대한 형사 처벌 조항을 포함한 정부 수의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최근 입법예고 됐다.

대한수의사회는 해당 법 개정이 마무리되면 내년부터 센터병원 및 처방전 전문 수의사에 대한 적극적인 단속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샵병원’으로도 불리는 센터병원은 수의사가 아닌 일반 반려동물 용품업자 혹은 분양업자 등이 수의사를 고용하여 개설한 병원을 말한다. 고용된 수의사의 명의로 개설되지만 급여 지급이나 동물병원 운영 전반에 실질적인 주인인 업자의 영향력이 미치게 된다.

이는 과잉진료 및 환자유인행위, 덤핑 등 수의임상환경을 어지럽히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러한 센터병원은 최근 산업동물 시장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수의사처방제가 도입되면서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 판매에 수의사 처방전이 필요해지자, 일부 동물용의약품 도매상이 센터병원과 같은 형태로 수의사를 고용해 직접 진료 없이 처방전만 발급하게 함으로써 기존 자가진료용 판매형태를 유지시키는 편법을 저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 신종직업 `처방전 전문 수의사`)

현행 수의사법도 이러한 센터병원 개설을 금지하고 있다. 동물진료법인이나 국가기관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자연인으로서는 수의사 면허자만이 유일하게 동물병원을 개설할 수 있다.

*동물병원 개설가능자 : 수의사, 국가 또는 지자체, 동물진료법인, 수의과대학, 비영리법인 

하지만 센터병원을 개설한 일반인 실소유주를 처벌하기 위한 조항이 없어, 불법임에도 실소유주는 처벌받지 않는다. 오히려 고용된 수의사만 면허정지나 벌금형 등의 처벌조항이 있는 상황이다.

형사처벌 조항이 없기 때문에 센터병원이라는 심증이 있어도 경찰조사가 불가능하여 센터병원인지 아닌지 파악이 쉽지 않다.

센터병원은 외형적으로는 고용된 수의사가 동물병원 개설자로 등록되어 있기 때문에, 돈 거래상황을 추적하는 등 사법권이 개입되지 않으면 관할 시군청의 지도 단속권한만 가지고는 센터병원인지 여부를 증명하기 힘들다.

반면 의료계는 이러한 무자격자 병원개설 문제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고 있다.

이른바 ‘사무장 병원’으로 통칭되는 무자격자 병원 개설이 적발되면 여기에 가담한 의사는 물론, 해당 사무장에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의료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사무장 병원이 경찰에 적발되었다는 언론 보도 역시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또한 대한의사협회가 사무장병원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명의대여 예방을 위한 의사 및 의대생 교육을 활성화하는 등 관련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의사 출신인 문정림 국회의원은 “사무장 병원은 의료의 질을 저하시키고 환자유인행위나 과다진료 등 의료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등 많은 문제를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1일 입법예고 된 정부 수의사법 개정안은 “동물병원 개설자격이 없음에도 개설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11월 의견수렴을 마무리한 후 법제처 검토 등을 거쳐 발의되면 이르면 내년 초에 수의사법이 개정될 예정이다.

대한수의사회 관계자는 “형사처벌 조항이 신설돼 경찰조사가 진행되면 불법 센터병원 여부를 보다 확실히 가려낼 수 있을 것”이라며 “해당 법 조항이 통과된 후 내년부터는 불법동물진료신고센터를 중심으로 센터병원에 대한 단속 및 고발활동을 적극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당 법은 지난 2007년 이미 정부 입법된 적 있으나 법제처에서 누락된 바 있다. 대한수의사회는 이후에도 센터병원 단속 조항 마련을 숙원사업 중 하나로 선정하고 지속적으로 의원 입법을 추진해왔으며, 의원 입법을 추진하는 과정 중 이번 정부 입법 예고가 진행되어 법 개정이 눈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