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계2014년] 다시 돌아온 AI·구제역,방역체계 정비 시급
고병원성 AI 연중 발생, 재발한 구제역도 전국 확산세..근본적 대응체계 마련 절실
약 3년 주기로 악성 가축전염병이 발생한다는 속설은 결국 현실이 됐다.
올해 초인 1월 17일 전북 고창에서 최초로 발생한 H5N8형 고병원성 AI는 현재까지도 발생이 이어지고 있다. 여름에는 마무리됐던 이때까지의 고병원성 AI와는 달리 연중 발생하고 있다. 살처분된 닭과 오리가 1천만수를 넘어섰다. 최근에는 성남 모란시장의 토종닭에서 확인되기도 했다.
구제역도 3년 만에 재발했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로부터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국 지위를 인정 받은지 57일만이었다. 7월과 8월에 걸쳐 경북 의성과 고령, 경남 합천의 양돈농가 3개소에서 발생했던 구제역은 12월 다시 고개를 들었다. 충북 진천에서 다시 시작된 구제역은 최근 경기 이천과 경북 영천 등으로 확산돼 전국적으로 발생할 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고병원성 AI, 구제역 등 악성 가축전염병 발생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자 수의계에서도 대책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대한수의사회는 국내 가축방역체계 조직 정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내 방역담당 ‘국’조직 신설(방역정책국), 동물위생시험소법 제정으로 지자체 방역조직 강화, 가축질병공제제도를 도입해 수의전문가를 통한 조기예찰 및 대응시스템 확보 등이 주 골자다. 농림축산식품부도 관련 연구용역을 실시하는 등 제도개선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고병원성 AI 발생이 이어지자 한국가금수의사회와 조류질병교수협의회 등 관련 수의사 협회가 공청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가금수의사회는 지난 11월 26일 HPAI 포럼을 열고 “일선 AI 방역에서 가금수의사의 역할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 가금수의사회와 정부 역학조사위원회는 ‘아직 H5N8형 고병원성 AI가 국내에서 상재화되지 않았다’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조류질병교수협의회와 가금질병연구회는 12월 5일 ‘AI 국내 발생 방지를 위한 공청회’를 열고 민간주도 방역시스템 구축과 오리산업 올인/올아웃 시스템 도입, AI 전문 국가기구 설립 등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한국양돈수의사회도 양돈농가에서 구제역이 확산되는 것에 대한 대책마련에 나섰다. 12월 15일 전염성 질병 관리 특별위원회를 발족하고 23일 첫 회의를 거쳐 정부 역학조사위원회에도 참여하는 등 활동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