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메르스 사태 계기로 정부 내 One Health 기구 설립돼야 ― 김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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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의 급속한 확산으로 국내 경기가 위축 되고 국민들은 감염에 대한 공포로 이중고에 시달리며 불안해하고 있다.

중동 국가의 ‘사막의 배’라고 불리는 낙타는 사막에서 유일한 운송 수단이다. 이 낙타가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원인인 코로나 바이러스의 매개동물로 지목되면서, 메르스 뿐만 아니라 동물을 통한 질병이 사람에게 전염이 되는 신종 전염병들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 이러한 인수공통전염병은 최근 몇 년 사이 우리 사회의 큰 이슈가 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확산 중인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은 5월 20일 중동을 여행하고 돌아온 60대 남성으로 부터 국내 첫 발병이 확인되었고, 이 질병에 감염되면 고열, 기침,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인다. 기침과 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타액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된다.

보건복지부는 6월 10일 현재 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자 13명이 추가로 발생하여 메르스 확진 환자수가 총 108명으로 증가했으며, 사망자는 현재까지 9명으로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메르스 확산 기세가 다소 주춤하더니 다시 전파 속도가 상승세로 돌아서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정부의 허술한 초기 방역 대책이 이번 ‘메르스 재앙’의 원인이 됐지만, 다른 시각으로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공장식 축산*’, ‘지구온난화’, ‘생태계 유전적 다양성 소실’ 등 자연생태계의 변화를 통해 생태계의 인위적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다.

*공장식 축산 : 우리가 필요로 하는 육류의 양을 충당하기 위해 적은 비용으로 한정된 공간에 보다 많은 동물을 키우고,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한 가축의 밀집 사육 형태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최근 20년간 사람에게 발생한 신종 전염병 중 60%가 인수공통전염병일 정도로 인수공통전염병의 전파속도가 매우 빠르며, 이 중 75% 이상이 야생동물에서 유래된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볼 때 앞으로 광견병, 조류인플루엔자(AI)등과 같은 ‘인수공통전염병’ 뿐만 아니라 동물과 인간을 넘나드는 새로운 신종 인수공통전염병이 나타나 확산 될 수 있다.

지구 환경 온난화와 무분별한 개발, 공장식 축산의 문제로 인한 신종 전염병들로부터 전파를 차단하고 효율적으로 방역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정부나 정치권에서 ‘One Health’ 개념을 도입하고 이를 제도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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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Health (원 헬스, 하나의 건강)란 사람의 건강, 동물의 건강, 생태계의 건강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개념으로 인류의 보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람, 동물, 생태계 건강 분야의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의미다.

즉 의사, 수의사, 보건전문가, 야생동물 관리자, 생태학자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기관들이 힘을 모으고 소통해서 앞으로 다가올 인간과 동물의 생명을 위협하는 전염병에 대해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예방 질병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이러한 원 헬스 개념을 환경 파괴로 인한 환경독성, 국민의 식품위생, 의생명과학 등 보건분야 전반에 적용·도입해야 한다.

최근 새로운 신종 전염병이 세계 보건의 위험요소로 부각되면서, 국제 사회는 이미 보건 정책 수립과 제도 개선 시 동물을 통해 발생하는 전염성 질병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해서 앞으로 발생 가능한 신종 전염병의 대유행을 사전에 차단하는 원 헬스 전략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

우리도 인간과 동물, 환경 생태계와 야생동물의 건강 문제를 개별적으로 관리할 것이 아니라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정부 내에 원 헬스 기구를 설립하고, 이와 관련된 제도를 구축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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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메르스 사태 계기로 정부 내 One Health 기구 설립돼야 ― 김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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