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권역별 관리제, `자돈이동·출하 권역 내에서만도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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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703 regionalisation
네덜란드의 지역화 이동제한 제도

정부가 구제역 확산을 막는 주요 방역개선책 중 하나로 ‘권역별 관리제도’ 도입안을 제시했다.

지난 1일 ‘구제역 방역대책 개선방안’ 공청회에서 발표된 권역별 관리제도는 네덜란드의 지역화(Regionalisation) 이동제한 제도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가축전염병 발생 시 72시간의 일시이동중지명령(스탠드스틸)을 발동한 후 전국을 5~6개의 광역단위로 지역화한다. 각 광역단위 별 질병발생여부에 따라 오염지역과 청정지역으로 구분한다. 이후 가축과 축산관련 종사자 및 차량은 광역단위 안에서만 이동하도록 통제해 타 광역단위로 질병이 전파되는 것을 막는다.

농식품부가 준비 중인 국내 도입안은 발생 농장을 중심으로 발생지역(오염지역)을 설정하고, 구제역 확산 우려시 발생지역에서 비발생지역으로의 가축 이동을 제한하는 내용이다.

발생지역은 우선 구제역이 발생한 시군을 중심으로 생활권을 감안해 설정하되, 시∙도 단위로 넓힐 지 여부는 방역협의회 등을 통해 결정한다.

발생지역 내에서도 가축방역관의 통제 하에 지정도축장으로의 출하는 허용할 방침이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참여 패널들이 권역별 관리의 필요성에 대부분 공감했지만, 실제로 설정된 권역 안에서만 자돈이동과 출하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능할 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돼지 분만과 비육을 분리해 다른 장소에서 실시하는 2사이트 혹은 3사이트 방식의 사육시스템이 많은데, 그로 인해 자돈이 멀리 떨어진 농장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박봉균 서울대학교 교수는 “국내 양돈환경은 외부에서 사료를 공급받으며, 도축장은 산지도축을 전제로 배치되어 있지 않다”며 “이러한 부분은 좀더 세심하게 연구하면 보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섭 행복한 농장 대표는 “자돈이동이 필수적인 2, 3사이트 시스템 농가는 1~2달의 이동제한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이 심하다”며 “이번 구제역 사태 도중 세종시 이동제한 농가가 강원도 철원으로 돼지를 이동시킨 사례가 있었는데, 농장 시스템 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섭 대표는 “이러한 부분을 해결할 수 있도록 권역별 관리의 세부내용을 질병이 발생하지 않은 시기에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병규 경기도 축산위생연구소장은 “시도 단위보다는 시군 중심의 생활권 단위로 지역을 구분해야 한다”며 “최소한의 사료공급과 도축장이 포함되도록 권역을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충북도청 방역관계자가 “현재 대책에는 오염지역에서 밖으로 나가는 것에 대한 제한만 있을 뿐, 비발생지역에서 오염지역으로 가축이 반입되는 부분은 다루고 있지 않다”며 보완 필요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미 6월 개정된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발생 지자체 밖으로의 가축 및 오염우려물품의 반출을 금지하는 근거조항을 마련한 상황.

농식품부는 7월 중으로 구제역 방역대책 개선방안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구제역 권역별 관리제, `자돈이동·출하 권역 내에서만도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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