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상시백신, 접종횟수·항원구성 놓고 공방

소에 다가, 돼지에 단가백신 제안..’비육돈 1회접종은 위험 높아’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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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9월 구제역 상시백신체계를 정비할 계획인 가운데, 양돈농가용 구제역 백신의 항원구성과 비육돈 접종횟수를 놓고 의견차가 드러났다.

유승우 국회의원(경기 이천)과 한돈연구회는 8월 25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구제역 백신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생산자단체 및 수의계 패널들은 구제역 상시백신 방안에 대해 여러 의견을 제시했다.

돼지는 마니사+국내주 등 O형에 집중..소 다가백신 유지해 유사시 항원뱅크로 활용

박봉균 서울대 수의대 교수를 좌장으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2010-2011 구제역 사태와 최근 재발한 진천발 구제역 모두 O형이었던 것을 감안해 상시백신을 기존 다가(O+A+Asia1)백신에서 O형 단가백신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중복 건국대 수의대 교수는 이 같은 방안을 도입하여 기존 A형이나 Asia1은 항원뱅크를 통해 유사시 백신공급체계를 갖출 것을 제안했다. O형 단가백신은 방어범위가 넒은 O Manisa를 바탕으로 3039나 국내 분리주를 섞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중복 교수는 “소에는 현재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는 다가백신을 계속 적용한다면, 이를 향후 O형 외의 혈청형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항원뱅크로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수 충남대 수의대 교수도 단가백신에 찬성했다. 김현수 교수는 “면역효율을 높이기 위해 단가백신을 써야 한다”며 “타 혈청형보다는 국내에 다발하는 O형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순민 농식품부 방역총괄과장은 “주변국에서 A형 구제역도 발생하고 있는 만큼 검역본부, 양돈수의사회 등과의 협의를 통해 선정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비육돈 1회접종은 방어능 부족, 2회접종은 경제적 피해 증가 어려움..자체 연구 필요해

비육돈 백신접종 횟수 문제에 대해 최성현 한돈협회 상무는 2회접종 시 증가하는 이상육 피해 문제를 호소했다. 가공장을 통한 자체조사 결과 비육돈에 1회 접종했던 지난해에 비해, 겨울 동안 2~3회 백신을 접종한 후 출하된 돼지에서 이상육으로 인한 손실금액이 2배 가량 증가했다는 것.

최성현 상무는 “1회 접종을 기본으로 하되 구제역 발생지역은 안정화될 때까지 1년 정도 2회 접종을 실시하는 방안을 제안한다”며 “산업동물이니만큼 방역과 경제적 손실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남이나 제주처럼 차단방역으로 구제역을 막은 지역의 양돈농가에 일괄적으로 2회접종을 명령하면 농가입장에서 수긍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김현수 충남대 교수는 1회 접종만으로는 출하일령까지 충분한 방어능을 확보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2회 접종을 주장했다.

김 교수는 “백신접종으로 인한 비화농성 육아종(이상육)은 정상적인 반응으로서 면역반응에 필수적인 부분”이라며 피내접종 등 접종부위 변경 연구 등을 통해 이상육 피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예재길 양돈수의사회 전염병특위 위원장은 “1회접종만으로 출하일령까지 방어가 가능하다는 연구결과는 대만에만 있다”며 “외국의 데이터나 산술적인 추산 만으로 국가 방역 정책을 결정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예 위원장은 “국내에서 직접 1회접종 후 출하까지 항체보유량이나 공격접종에 대한 방어능 여부를 연구한 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1회접종을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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