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동물병원생협, '우리동물병원생명협동조합'으로 창립총회 개최
협동조합이 동물병원을 세울 수 있을까.
국내 최초 협동조합 동물병원 설립을 위한 단체인 '우리동물병원생명협동조합(약칭 우리동생)'이 25일 마포구청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협동조합 정관, 예산안, 올해 사업계획을 통과시켰으며, 서울시 신고절차를 거쳐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우리동생'이 밝힌 협동조합 동물병원 설립시점은 내년이다. 그때까지는 조합 홍보, 조합내 반려동물 보호자 교류사업, 지역동물보호활동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협동조합 동물병원 모습, `아직 미지수`
내년 설립이 목표인 협동조합 동물병원의 자세한 청사진은 아직 없는 상태다.
가장 중요한 설립 재원 부분을 살펴보면, 예산안 상 가장 큰 부분은 조합원 출자금이 차지한다. 조합이 올해 목표로 하는 모집 조합원 수는 500명이며, 조합원은 출자금액으로 최소 5만원이다.
조합원 출자금 외에 바자회나 출판사업, 후원 등을 통해서도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조합은 이를 통해 올해만 2천만원 이상의 동물병원설립 적립금을 마련하고, 병원 설립 단계에 특별회비를 걷는 등의 방법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협동조합 동물병원의 사업 범위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지만, 총회 때 통과된 정관을 통해 일부 예상해 볼 수 있다.
정관에 따르면, 사업대상(진료대상)은 기본적으로 조합원에 국한되지만, 응급상황 등 일부 예외사항에 대해서는 비조합원도 사업(진료)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사업구역도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아, 꼭 마포구민이 아니더라도 조합에 참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조합관계자는 "협동조합에 따른 동물병원 설립 추진은 이번이 최초여서 관련 법적용이나 절차상 애매한 부분이 많은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조합원 500명이 달성되고 동물병원 설립이 가시화되면, 조합 형태를 비영리법인인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하여 동물병원을 설립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수의사는 적대 대상 아닌 파트너..'공존 위해 노력할 것'
이날 총회에서 조합 이사장으로 선출된 정경섭 민중의 집 대표는 "협동조합을 통한 동물병원 설립 추진은 '나쁜 수의사와 착한 보호자 프레임'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비싼 진료비를 받을 수 밖에 없게 만드는 현 진료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수의사는 우리동생의 파트너다. 동물병원 설립 전에 마포구 수의사회와 공청회·토론회를 갖는 등 임상수의사와 공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