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5 구제역 역학조사보고서 발간..주요 내용은?

해외 바이러스 유입, 축산차량 전파 중요..NSP 양성지역, 백신접종 제고 대책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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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검역본부 역학조사위원회(이하 역조위)가 2014년 7월 의성과 12월 진천에서 발생했던 구제역 사태에 대한 역학조사보고서를 지난달 출간했다.

역조위는 두 건의 구제역 모두 개별적으로 유입된 구제역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진천주 구제역이 5개월여간 지속된 이유로 부분살처분 정책과 미흡한 백신 방어, 신고기피현상 등을 꼽았다.

아래는 이번 역학조사보고서 중 2014년 12월 8일 진천에서 발생해 147일간 185개 농장에서 발생했던 구제역 사태에 대한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국내 유입

역조위는 진천주 구제역 바이러스가 2010/11년 구제역 및 2014년 의성주와 별개의 바이러스로 중국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앞서 2012년과 2013년 사이 NSP 항체검사를 통해 국내에 구제역 바이러스가 순환하지 않음을 증명한 바 있고, 의성주에서 최초로 보고됐던 3B1 부위 염기서열 결손이 진천주에서는 관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구제역 세계표준연구소에 보고된 구제역 바이러스 중에서는 2013년 중국 구이저우성에서 발생한 것과 유전적 상동성이 가장 높았다(97.18%).

역조위는 “진천과 구이저우성 간의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명확치 않지만 중국이 구제역 상재국이면서 한국의 최대 교역국임을 고려하면 중국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중국으로부터 우제류 동물 및 생산물의 수입이 금지된 만큼, 바이러스에 오염된 사람이나 물품을 통해 기계적으로 전파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 전파

역조위는 2014년 12월 3일 진천에서 최초로 구제역 의심증상을 신고한 1차 발생농장이 그 해 11월 중순경 최초 감염을 일으켰을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농장에 유입된 경로로는 2차 발생농장을 지목했다.

2차 발생농장에서 2014년 10월경 화재가 발생했는데, 당시 사고처리인력이 적절한 방역조치 없이 드나들면서 구제역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것으로 추정한 것. 2차 발생농장과 동일한 계열사 소속인 1차 발생농장의 인력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된 후 환경에 잔존해 있다가 동물 감염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이후 구제역은 충북에서 경기, 충남 순으로 확산되는 경향을 보였다.

185개 구제역 발생농장의 시기별 위치를 분석한 결과 진천 인근 충북지역은 2014년 12월에, 안성∙이천∙용인 등 경기 남부는 2015년 1월에, 홍성∙아산∙당진 등 충남 서남부는 2~3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구제역의 주요 전파수단으로는 축산관련 차량을 지목했다. 발생농장 185개소 중 차량을 통해 바이러스가 유입된 경우가 146건(78.9%)으로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가축운반 차량이 발생농장을 포함한 여러 농장을 방문하거나, 도축장이 차량 오염의 매개체로 작동했다. 대규모 계열사의 사료공장이 여러 지역의 농장으로 사료를 배송하면서 바이러스를 전파하기도 했다.

특히 가축운반차량의 경우 한 차량이 노폐돈, 위축돈, 비육돈 출하, 자돈분양 등을 겸업하면서 여러 농가에 구제역을 전파시킨 사례도 보고됐다.

 

구제역 발생 장기화 사유

구제역 백신 정책에도 불구하고 진천발 구제역이 5개월여간 이어지자 백신을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돼지의 경우 대량으로 구제역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백신접종 개체에서도 감염될 수 있고, 집단면역이 불충분하면 방어능이 미흡한 일부 개체를 중심으로 확산될 수 있다. 때문에 전체 돈군이 충분한 백신 방어능을 확보하는 것을 전제로, 철저한 소독과 차단방역을 통해 구제역 바이러스의 유입 가능성 자체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구제역 사태가 이어지는 현상을 두고 내린 해석은 제각기 달랐다. 한쪽에서는 백신주와 야외주의 면역학적 상관성(R1값)을 중심으로 백신 자체에 문제를 제기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농가의 백신접종 기피현상이나 비육돈 1회접종으로는 방어능이 불완전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논란은 농식품부 및 검역본부 책임자 징계로까지 이어졌고, O형 구제역 백신주 교체와 함께 잦아들었다.

역조위는 진천발 구제역 사태가 장기간 지속된 이유로 ▲부분 살처분 농장에서 지속적인 바이러스 배출 ▲백신항체 형성률이 낮은 지역일수록 산발적 발생 ▲신고기피현상 ▲계절적 요인 등을 제시했다.

역조위에 따르면, 백신접종 혈청형 구제역 발병 시 임상증상 발현축만 살처분하는 정책에 의해 농장 살처분이 3일 이내에 완료된 경우는 43.2%에 그쳤다. 최장 61일이 소요된 농장까지 있다. 그러다 보니 부분살처분 농장의 미증상 감염축이 바이러스를 배출하고, 사료공급차량을 통한 전파가 가능해진 것이다.

신고기피현상은 지금도 구제역 상재화를 의심케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체 발생농장의 절반 이상인 96개소는 자발적 신고가 아닌 역학관련 또는 예찰과정에서 구제역 임상증상이 발견됐다. 예찰 시 외상치료제를 도포한 흔적이 관찰되기도 했다.

 

살처분 관련 경제성 분석

구제역 발생 양돈농장 180개소는 평균 932두를 살처분했다. 하지만 중앙값이 381두, 최대값이 16,749두를 기록할 정도로 편차가 컸고, 살처분 두수에 따라 손실액도 차이를 보였다.

역조위는 통계청이 제시한 2014년 비육돈 마리당 수익성(두당 84,481원)을 기준으로 농장당 평균 수천만원에서 최대 1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역학조사업무 상 개선점

발생기간 동안 검역본부 중앙역학조사반은 상황에 따라 3~5팀이 탄력적으로 운영됐다. 역학조사과 직원 1명과 지역본부 직원 1명으로 구성된 팀이 8일씩 교대로 현장에서 근무했다.

특히 지난 2012년 6월 충남가축위생연구소에 설립된 역학조사과는 이번 구제역 발생시 신속 조치에 기여했다. 역조위는 “충남 연구소가 긴급출동 현장역학조사반 7개조 14명을 상시 가동함으로써 신속한 역학조사 및 방역조치에 공헌했다”고 평했다.

아울러 한국양돈수의사회(회장 신창섭)와 연계하여 민간위원을 현장 역학조사에 참여시켰다. 양돈수의사회의 추천을 받은 일선 수의사가 총 7회에 걸쳐 역학조사에 기여하면서 농가 및 업계와의 소통강화, ICT 기술 적용 등을 건의하기도 했다.

 

향후 대책

역조위는 이 같은 분석을 토대로 향후 구제역 방역대책의 방향을 제시했다.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160여개소의 NSP 항체양성 농장이 발견되고 있는 만큼 해당 농가 및 지역의 바이러스 잔존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

이와 함께 농장 지원책을 포함한 구제역 백신접종 개선책을 수립하고, 구제역 주요 전파요소인 도축장, 사료공장, 계열사에 대한 방역관리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4/15 구제역 역학조사보고서 발간..주요 내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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