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대표 34인 스코필드 박사 100주년 기념사업회 출범 `스코필드 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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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을 전세계에 알려 민족대표 34인으로 불리는 프랭크 윌리암 스코필드(Frank William Schofield) 박사의 내한 100주년 기념사업회가 22일(월) 정식 출범했다.

스코필드 박사는 1916년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 교장 Avison 박사의 초청으로 한국에 처음으로 방문하여 올해로 내한 100주년을 맞았다. 저명한 수의학자인 동시에 기독교 선교사였던 스코필드 박사는 한일합방과 일제의 무단정치에 항거하여 발생한 1919년 3·1독립운동 장면을 사진에 담아 해외에 널리 알려 ’34번째 민족대표’로 불렸다. 또한 화성 제암리·수촌리 마을 학살 현장을 직접 방문한 후 보고서를 작성해 일본의 비인도적인 행위를 일본, 미국, 캐나다, 영국 등에 폭로했다.

특히, 국가보훈처가 스코필드 박사를 2016년 3월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해 100주년 기념사업회 출범에 의미를 더했다.

100주년 기념사업회 실무본부장인 서울대 수의대 이항 교수는 “스코필드 박사님이 3·1 독립운동을 해외에 알리지 않았더라면 우리의 노예와 같은 참상을 국제사회가 몰랐을 것”이라며 “스코필드 박사님이 대한민국 건국에 중요한 공로자였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기억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13살 때 스코필드 박사를 만나 다양한 가르침을 받은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기념사업회의 의장을 맡았다. 정운찬 의장은 “스코필드 박사님을 처음 만난 중학생 당시 우리 집은 끼니를 걱정할 정도로 형편이 좋지 않았다. 당연히 학비를 낼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그래서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려고 했는데, 스코필드 박사님이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해주셨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정신적 지주로서 가치관 형성에 큰 도움을 줬다”고 자신의 경험을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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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00주년 기념사업회는 이 날 스코필드박사가 기고를 요청하면서 쓴 편지, ‘자유를 위한 한국인의 절규’ 등 의미있는 자료를 최초로 공개했다. 그 중 가장 큰 의미가 있었던 자료는 바로 ‘꺼지지 않는 불꽃(Unquenchable Fire)’의 15장 전문이었다.

<꺼지지 않는 불꽃>은 3·1운동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과 함께 일본에 대한 여러가지 개선 조항이 담긴 원고로 총 298페이지로 구성됐다. 이 원고는 1919년에 제작되었는데 여러가지 정치적인 이유로 지금까지 출판되지 못했다. 국내에서도 이승만, 윤보선, 박정희 정권 때 차례로 이 원고의 출판이 예정되었다가 출판되지 못했던 아픔을 겪었다. 현재는 원고의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 중 15장 22페이지 원본을 이번에 100주년 기념사업회가 구입해 이 날 공개한 것이다. 기념사업회 김재현 사무총장은 “2019년 3·1운동 100주년까지 나머지 원고 원본을 찾아서 한글과 영어로 책을 출간하는게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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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재현 사무총장, 정운찬 의장, 에릭월시 대사, 채인석 화성시장, 콜 크로포드

100주년 기념사업회 출범식에는 정운찬 의장을 비롯해 에릭월시 주한캐나다 대사, 채인석 화성시장, 그리고 스코필드 박사의 외증손자 콜 크래포드(Cole Crawford)씨가 참석했다. 

에릭월시 대사는 “캐나다 대사로서 뿐만 아니라, 같은 캐나다인으로서 스코필드 박사의 삶과 그분이 살아간 시간들을 추모하는 중요한 활동에 동참하게 되어 진심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채인석 화성시장은 “일제의 양민 학살사건이 발생한 제암리에 지난해 스코필드 박사의 동상이 설립됐다”며 “매년 3월 1일에 제임리에서 넋을 기리는 행사를 했지만, 올해부터 4월 15일 만행일에 기념행사를 열고자 한다. 또한 스코필드 기념관 건립을 위한 부지 예산 확보도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스코필드 박사 내한 100주년 기념 사업회는 올해 ▲스코필드 독후감 공모전 ▲3·1운동 97주년 기념세미나 ▲세종시 스코필드 토크 콘서트 ▲연례추모기념식 ▲LA 스코필드 특별전 ▲스코필드 유족초청 통일기념 행사 ▲캐나다 특별전(토론토, 벤쿠버) ▲100주년 기념전시회 등 다양한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2019년까지 ▲스코필드 장학재단 설립 ▲스코필드를 주제로 한 영화 제작 ▲3·1회관 및 3·1만세운동 100주년 기념물 건립 등을 목표로 활동한다는 방침이다. 3·1회관 건립은 스코필드 박사의 마지막 희망이었다.

이항 교수는 끝으로 “스코필드 박사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수의사였다. 대부분의 자연과학자는 인문이나 사회현상에 관심이 없기 마련인데, 이 분은 그렇지 않았다는 점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suekimmy@dailyv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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