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회] 수의업계 상생을 위한 간담회 `함께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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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늘어난 반려동물 분야 수의계 학술대회, 세미나, 행사로 인해 여러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

우선 업체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주말마다 개최되는 학술대회 때문에 봄, 가을철에는 사실상 쉬는 날이 없을 정도로 삶의 질이 낮아지고 있다. 일요일이면 전국 각지에서 동시에 학술대회와 행사가 열려 직원들이 각 지역으로 팀을 나누어 떠나는 풍경은 이제 익숙하다. 후원에 대한 비용 부담은 말할 것도 없다. 관계 때문에 후원 거절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늘어난 학술대회는 비단 업체들의 부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학술단체 간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어떤 학회는 참가하는 수의사 숫자가 매년 증가하고 규모도 점차 커지는 반면, 어떤 학회는 학술대회를 개최할 수 없을 정도로 여건이 좋지 않다. 그 동안은 자체 운영능력이 부족한 학회들도 업체 후원으로 운영돼 왔지만, 이제는 예전처럼 업체들의 후원을 받기가 쉽지 않아졌다. 늘어난 학회와 행사, 그리고 동물병원을 통한 사료·용품 매출의 감소로, 업체들의 후원도 특정 학회·행사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학회 날짜를 두고도 갈등이 생긴다. 수의사 대상 학술대회나 행사는 주로 일요일에 개최되어야 하기 때문에, 단체간의 날짜 쟁탈전이 벌어진다. 같은 날에 행사를 잡은 두 단체가 날짜를 양보하라고 서로에게 요청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수의사들도 부담이 없는 건 아니다.

대부분의 임상수의사들은 1년에 연수교육 일부와, 자신의 필요에 따라 1~2곳 정도 더 학회에 참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회에 열심히 참가하는 수의사들은 한정적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학술대회를 운영할 수의사 임원진의 중복 현상도 심각하다. 해당 학술 분야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 학회 임원진으로 동참하는 경우도 있지만 학회장이나 교수님의 요청에 의해 학회 임원진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수의사들도 주말이 없긴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속에서 [수의사신문 데일리벳]이 늘어난 학술대회·행사로 인한 여러가지 부작용들을 짚어보고, 수의사 단체와 반려동물 업체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돌아보기 위해 ‘수의업계 상생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일시 : 2016년 4월 26일(화) 오후 5시~8시

장소 : 서울역 지하회의실 AREX-3

참가자 : 우연철 대한수의사회 상무, 손은필 서울시수의사회장, 이성식 경기도수의사회장, 이요윤 한국동물병원협회 컨퍼런스위원장, 김재영 한국고양이수의사회장, 김춘근 한국수의치과협회장, 김현욱 한국수의임상포럼회장, 박인성 케어사이드 부사장, 박세명 포베츠 대표, 윤성창 내추럴발란스코리아 부사장, 최성욱 한국마즈 본부장, 김종민 로얄캐닌코리아 팀장, 유재찬 ANF 팀장.

참관 : 메리알코리아, 바이엘코리아, PnV, 개원, 애견신문

이 날 간담회는 데일리벳 이학범 대표의 ‘수의사 학술단체와 반려동물 업체의 상생 방안에 대한 제안’ 발표에 이어 참가자들의 의견 발표 및 자유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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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범 : 최근 몇 년 사이 반려동물 분야에서 수의사와 관련된 학술대회가 많이 증가했다. 학술대회가 해당 ‘학술분야를 연구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좋지만 늘어난 학술대회 때문에 업체, 학술단체, 수의사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전체 마케팅 비용의 80%를 수의사 후원에 사용하는 업체도 있었다. 학술단체는 자체적으로 운영되고 업체가 필요에 따라 후원하는 것이 맞지만, 현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반려동물 분야 학술대회의 후원 비용이 타 축종에 비해 과하게 높다는 지적이 있으며(한국소임상수의사회, 한국실험동물수의사회, 한국양돈수의사회, 우병학회 등) 소비자 대상 행사(K-pet fair 등)에 비해서도 비용 대비 효과가 적다는 의견도 있다.

인의 분야의 경우 10여년 전, 우리와 똑같은 상황을 겪었다. 청년의사의 2003년 11월 3일자 ‘범람하는 학회, 실속이 없다’ 기사를 보면

▲대한의학회 소속 학회만 해도 2003년 현재 132개에 등록되지 않은 학회는 무려 400여 개가 넘는다

▲같은 주제임에도 학회가 별도로 세분화돼 운영되기도 한다

▲개인적인 명예욕이나 대학별 주도권 싸움 등에 따른 학회 설립도 흔하다

▲한 사람이 너무 많은 학회에 소속되다보니 학술활동의 집중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학회의 재정자립도가 천차만별이다

▲학회를 열지 못할 만큼 재정적으로 열악한 학회도 적지않다

▲학회장이나 일부 임원의 개인적 영향력 때문에 별로 연관성이 없는 학회에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후원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학회마다 부스배정비용이 천차만별이다

▲모학회를 중심으로 통합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성격이 비슷한 학회간 공동으로 학술대회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등의 내용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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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어떻게 됐을까?

한국제약협회의 공정경쟁규약 및 리베이트 쌍벌제 등의 영향으로 학회가 통폐합되고, 학술대회의 자체부담율을 높이기 위해 학회 참가비와 학회 연회비가 높아졌다. 우리도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서로 협력하여 정체된 반려동물 시장 성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학술대회 측과 업체 측에 몇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학술대회 측에는 1. 학회 운영 비용의 일부는 자체 예산으로 충당하고 학회 정산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자 2.후원 요청은 공식적으로 하자 3. 학술대회 후원·참가 업체에 대한 실질적인 혜택을 마련하자 4. 학술대회 외에 기타 친목 모임에 대한 후원 요청은 지양하자 5. 학술대회를 공동으로 개최하자 등 5가지 제안을 드린다.

업체 측에는 반려동물 시장 성장이 정체되고 있고 동물병원을 통한 사료·용품 유통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만큼 반려동물 시장 및 수의료 관련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 드리고 싶다.

경기도수의사회가 지난해 컨퍼런스를 개최한 뒤 주요 후원 업체들에게 투명하게 회계자료를 공개한 것, 서울시수의사회가 최근 다른 학술단체들과 공동으로 연수교육을 개최하는 것, 한국수의치과협회·한국고양이수의사회가 한국마즈와 함께 보호자 대상 교육을 진행하는 것 등이 참고할 만한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함께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시작점”

박인성 : 지난해 주말에 38일을 근무했더라. 저보다 더한 원장님도 있을 것이다. 자연스레 가족행사는 거의 참석하지 못했다. 반려동물 시장 파이는 작아지고 있다. 이학범 대표의 자료에서 볼 수 있는 것 처럼 일본의 경우 동물병원을 통한 유통시장이 8.1%에서 4.5%로 떨어졌다. 이대로 동물병원을 통한 유통이 점점 줄어들면 업체들은 결국 이익이 나는 방향을 선택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반려동물 유통 시장이 깨지게 된다. 오늘 이 자리가 상생을 위한 자리가 되길 바란다.

박세명 : 수의사 행사는 명칭은 다르지만 어떻게 보면 똑같은 행사다. 항상 비슷한 분들이 참석하기 때문에 늘 뵙던 분들만 뵙게 된다. 포베츠 같은 경우에는 동물병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실제 로컬 1인 동물병원에서는 협회나 학회를 후원한다고 하면 제품의 가격이 상승한다고 싫어하는 경우도 있다. 서로 윈-윈하자고 학술대회를 후원하는 것인데, 로컬 원장님들께 안 좋은 말을 들으면 속상하다. 마켓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한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오늘 이 자리에서 작게나마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

윤성창 : 수의계 행사에 직접적으로 참여한 지 3년정도 됐다. 상대적으로 소비자 행사를 많이 해왔고, 지금도 많이 진행하고 있다. 제 생각에는 실제 반려동물 시장은 성장하고 있는데, 수의 업계 시장은 어려워지고 있는 것 같다. 수의사 관련 업체가 아닌 다른 반려동물 관련 업체들이 무수히 많이 생기고 있고, 온라인 시장이나 마트 등의 경로를 통해 엄청나게 성장하고 있다. 단지 수의사 행사에 참여하지 않을 뿐이다. 이런 상황들이 수의 업계에는 마이너스 요인이 되는 것 같다. 이 상황을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같이 수의업계에 계신 업체들과 수의사 선생님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성장해나가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최성욱 : 시간, 효과 등 업체들이 갖고 있는 고충에는 각각 차이가 조금씩 있는 것 같다. 이 참에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한 방향으로 의견이 나왔으면 좋겠다.

김종민 : 반려동물 시장 확대라는 명제가 우리 앞에 있는 것 같다. 수의업계 파트너로서 회사가 해야 할 일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 조금 더 효율적인 방법을 같이 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유재찬 : 반려동물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데, 수의계 시장은 그만큼 크게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다. 수의계와 업체가 함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행사가 늘어나면 소비자들과도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다. 협조와 협업을 통해 소비자, 업체, 수의계가 서로 공존하도록 하는 자리가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손은필 : 이런 어려움은 다 이해하고 계실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학회가 늘어나서 봄, 가을에 보면 어떤 분들은 거의 2달을 못 쉰다. 그런 부분은 조금 합리적인 방안이 있다면 개선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수의계와 업계가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은 틀림없이 있을 것이다. 업체들도 취사선택을 할 필요도 있다.

서수에서는 최근 2번 공동으로 학회를 해봤는데, 솔직히 힘든 부분이 많다. 하지만 상생을 위해서는 희생도 필요하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

수의계는 아직 과도기다. 고양이도 많이 늘고 있고…그런 측면에서 개선해야 할 점은 과감하게 개선해야 할 것이다. 자리가 마련된 만큼 그간의 진솔한 이야기를 확실히 전해주시길 바란다.

이성식 : 강아지 숫자가 줄었다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 안한다. 문화생활(반려동물 행사)을 보거나 아파트 단지를 보면 반려동물이 많은 것 같다.

기부나 후원도 습관성이다. 한 번 하면 자꾸 부탁하게 되는 것이다. 후원이 적으면 ‘우리가 다른 학회보다 못한가’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업체에서도 과감히 자를 건 잘라야 한다고 본다.

이요윤 : KAHA 행사의 실무를 계속 맡아오고 현재 컨퍼런스 위원장을 맡고 있다. 10여년 전에 행사를 하면 업체나 집행부나 서로 즐거웠던 것 같다. 그런데 3년 정도 전부터 행사를 하면 서로 힘들어하고 있다. 학술대회가 많이 생기고, 오는 수의사들만 오고, 1인 원장님들은 학회장에 못 오고..

업체 분들도 실제 부스로 참가했을 때, 새로운 수의사를 만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기분이 좋을텐데 그렇지 못하다. 새로운 수요가 창출 안 된다고 느끼는 것 같다. 계속 학술대회를 주최하는 입장에서 저도 수의사를 위해서 한다고 하지만 서로 힘들다고 느낀다. 언젠가는 이런 자리가 열려야 한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었다.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김재영 : 수의계는 거의 대표분들이 오셨는데, 업계쪽은 대표가 아닌 실무진들이 오신 것 같아 추후에 다시 한 번 더 얘기해야 할 필요성도 있는 것 같다. 행사를 하게 되면 ‘업체 직원분들이 참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미안함이 생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서울, 수도권이 아닌 지방 지역 선생님들의 생각은 다르다. 업체를 불러도 잘 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만한 구조가 성립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큰 틀에서 상생은 동의하나, 지부와 학회 간의 모양새가 중요하다고 본다. 학회는 점점 세분화 될 것이고, 지부는 연수교육을 가지고 있지 않나. 오늘 이 자리에서 해결되지 않겠지만, 윈-윈할 수 있는 큰 틀을 마련하는 징검다리가 되길 바란다.

김춘근 : 인의분야와 수의분야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다. 그 부분은 상황이 다르다. 이 자리가 마련된 것은 자본 시장의 원리다. 업체가 힘들지 않고 학회들도 수익을 잘 내면 이런 자리가 열리지 않았을 것이다.

학회가 많은 것은 어쩔 수 없다. 수의학 발전을 위해 생기는 것을 인위적으로 통합하거나 강제로 만들지 못하게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해외 선진국도 이런 과정을 다 겪었다. 지난해에는 특히 메르스 여파로 행사가 가을에 집중되다보니 부담이 더 컸을 것이다.

주말에 못 쉬고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어쩌면 수의학의 발전을 위해서 서로 이해하고 참아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지금은 수의사들도 보호자 교육에 관심을 갖는 추세다. 과도기다. 과도기니까 힘들어도 과정을 겪어야 할 필요성도 있다. 인위적으로 조절하기 보다 자연적으로 변화하게 두어야 한다. 트렌드나 문화를 만들어가는 차원의 조정 협의는 필요하지만, 정리할 시기는 아니라고 본다.

김현욱 : 발표 내용에는 전반적으로 공감하지만, 인의 분야와 우리의 상황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앞으로 한국 경제상황이 안 좋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향후 3~5년을 대비해야 할 것 같다. 후원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 수의계 내부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은 찬성한다.

그런데 근본적으로 이런 문제가 왜 생겼냐면 먹을 것에 비해 숟가락이 많기 때문이다. 수의사들이 너무 많다. 한 해 500명이 배출되고 병원이 100~150개 계속 생기는 상황이 개선돼야 한다. 그런데 당장 이 부분의 개선이 어렵기 때문에 파이를 키워야 한다. 반려동물 사육인구가 오랫동안 17%에서 안 늘었다는 게 문제다.

이를 확대하기 위해 첫 째,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친반려동물적인 환경 마련에 힘써야 할 것 같다. 반려견 놀이터 설치, HAB 사업이 전체로 퍼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 반려동물의 의식주 부담을 낮춰야 한다. 세 번째, 의료비 부담도 완화되어야 한다. 보험활성화와 진료구조개편이 필요하다. 수의사의 상담비를 제품비로 받던 관행을 고쳐야 한다.

현재 반려동물이 많이 노령화되어 있다. 노령 동물이 죽고 나면 우린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하나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가 아니라 다시 요람으로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업체와 공동마케팅을 해야 한다. 지금은 수의사와 업체가 따로 보호자 교육·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이런 각개전투 상황을 바꿔서 함께 해야 한다.

우연철 : 시장을 키우기 위해 같이 노력해봐야 한다. 수의사와 업계의 관계가 윤리성에 이반되는 부분이 일부 있는 것 같다. 가이드라인을 통해서 함께 나갈 수 있게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김춘근 회장님 말씀처럼 과도기라는 부분에 동의한다.

내년에 WVC(2017 인천세계수의사대회, 제33차 WVC)를 유치해놨는데, 이 행사를 치르면서 학회통합 부분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의학 쪽에서 KIMES가 열릴 때 여러 학술대회가 열리는 부분들 처럼 말이다. 연수교육 권한을 지부에 이양했던 것은 지부수의사회의 자활력을 고려했던 것인데, 이것이 다른 용도로 활용된다면 대수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는 구체적인 몇 가지 방안 제시와 함께 모임 정례화에 대한 의견이 제기됐다.

박인성 : 언급된 것처럼 시장이 잘 성장하고 있다면 이런 이야기가 안나올 것이다. 물리적으로도 매우 힘들다. 상황이 좋으면 직원을 더 채용하여 여러 학회를 커버할 수 있지만 그럴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리점 없이 직접 유통하는 업체들의 부담은 더 크다.

업체는 ROI를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인터넷 배너광고와 수의컨퍼런스를 비교하면 투자 대비 회사에 돌아오는 이익이 수의컨퍼런스 쪽이 적다. 인터넷과 펫샵, 마트를 통한 유통시장은 성장하는데 동물병원에서의 매출은 그대로다.

고양이는 늘고 있지만 개가 늘고 있지 않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상황이 좋았던 2000년대 초의 모습을 다시 일으킬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

지난해 한 분회에서 부부동반 해외여행을 후원에 달라는 공문을 보낸 적이 있다. 이건 좀 아니지 않나. 또한 연말이 되면 각 대학교 동문회 쫓아가서 법인카드 긁느라 바쁘다. 그런 비용을 아껴서 수의사 협회와 업체가 함께 반려동물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하자. 반려동물과 관련된 TV광고도 할 수 있다.

상생방안을 찾지 못하면 업체는 시장논리에 의해 수의계를 떠날 수도 있다. 오늘 이자리에서 당장 시행 가능한 구체적인 결론이 안 나올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의 성과는 처음으로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식적인 자리가 마련됐다는 것이다. 앞으로 한 발 한 발 개선해나가자.

손은필 : 업체의 고충은 다 있을 것이다. 자료를 보니 수의대나 지부 등 몇 개를 제외하면 학술행사를 개최하는 단체가 18개 정도 되는 것 같은데, 그만큼 수의학이 발전하면서 늘어난 부분도 있다.

광고에 대한 의견은 좋다. 광고에 대해 구체적인 의견을 주고, 그 외에도 의견이 있으면 얘기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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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에 포함됐던 주요 학술대회/행사 개최 단체. 반려동물을 제외한 타 축종 및 기초분야 및 연수교육만 개최하는 지부수의사회를 제외하고 최근 3년간 학술대회 또는 행사를 한 번 이상 개최한 곳이다.

최성욱 : 업체들의 이러한 어려움을 이해해주시는 것만으로도 큰 소득이다. 몇 가지 구체적인 제안을 드리겠다.

우선 지역수의사회(지부수의사회)와 함께 같은 장소에서 학술대회가 열리면 수월할 것 같다. 두 번째로, 업계 발전과 친목을 위해 이 모임을 정례화 하여 1년에 2번 정도 모이는 것이 어떨까 싶다. 마지막으로, 수의사 학술단체들의 배려로 마케팅 비용에 여유가 생긴다면 업체들이 공동으로 TV광고를 하든지, 반려동물 캠페인을 하든지 할 수 있다. 모임이 정례화 되면, 그런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수 자리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춘근: 사료를 예로 들면, 예전에는 사료를 살 곳이 동물병원 뿐이었지만, 지금은 많다. 유통구조가 변한 것이다. 그런데 보호자들은 동물병원이 아닌 다른 곳에서 사료를 산다 하더라도 수의사가 권하는 사료를 사는 경향이 있다. 즉, 동물병원에서 매출이 일어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수의사 학술행사에게 투자하는 것이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은 과도기이기 때문에 힘들더라도 조금 버티면 상황이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

박세명 : 과도기라는 말씀이 크게 와 닿는다. 그렇다면 이 과도기를 조금 더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찾아보면 좋겠다. 수의사 뿐 아니라 보호자 대상의 교육도 중요하다. 기존의 ‘수의사를 위한 학술행사’라는 초점에서 ‘보호자 교육’이라는 부분에도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다.

또한, 어렵더라도 학술행사 지원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당장 인의 분야에서 적용되는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일 순 없겠지만, 협의를 통해서 우리 상황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과정이 오래 걸리더라도 가이드라인 제작을 시작했으면 한다.

반려동물 시장 확대를 위해 협회와 업체가 함께 아이디어를 공유했으면 좋겠다. 지금은 성장하는 반려동물 시장이 수의사의 손을 자꾸 떠나는 느낌이다. 보호자들이 수의사 권하는 사료를 왜 밖에서 사는지를 조금 더 고민해본다면 그 과정에서 진전이 있을 것이다.

동물병원 전용제품 판매 업체 입장에서 동물병원을 방문해보면 ‘이제 용품은 줄일거야’라는 말을 하는 원장님을 뵙기도 한다. 그런데 동물병원에서 용품을 줄이겠다는 말을 들으면, 동물병원을 위해 ‘동물병원 전용제품’만을 취급·유통하는 회사는 할 말이 없어진다. 동물병원 내에서 수의사들이 주도가 되어 용품 매출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이 충분히 있을 것이다.

김재영 : 기존 학술행사가 지부행사는 학술이 주가 되어왔지만, 지금은 보호자 교육을 많이 한다. 또한 의료봉사단이 만들어져 있는 지부나 단체도 많지 않나. 지금의 과도기에서 예전처럼 수의사 대상의 학술에만 몰입되어 버리면 발전할 수 없다. 보호자를 교육하고 친수의사적 문화를 유도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또한 실제로 그런 패턴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 수의사들의 이런 노력들도 알아달라.

고양이수의사회에서도 보호자 교육을 하고 있으며, 수의치과협회도 보호자 교육을 열심히 한다. 버려진동물을위한수의사회를 비롯한 많은 단체가 동물의료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내추럴발란스에서도 블루엔젤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노력들이 수의사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만들고, 수의사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바탕이 되어야 수의사의 권고가 실제 구매력으로 연결된다.

윤성창 : 수의사분들이 좋은 일을 참 많이 하는데, 이슈화가 안 된다는 아쉬움이 있다. 이런 부분은 수의사회와 업체가 공동으로 개선할 수 있다. 힘을 합치면 분명 큰 힘이 생길 것이다.

현재 사회적으로 수의사회의 힘이 미약한 것 같아 늘 아쉽다. 업체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수의사회의 힘을 키울 수 있다고 본다. 당장 내년부터라도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구체화하면 좋겠다. 그렇게되면 시장도 키울 수 있고, 수의사에 대한 보호자의 인식도 개선시킬 수 있다.

박인성 : 대략적인 방향은 잡힌 것 같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오늘 같은 모임을 연 1~2회라고 개최하는 것은 어떤가? 반려동물 시장 성장을 위해 수의사의 역할과 업체의 역할이 분명히 있다. 이를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보고 싶다.

손은필 : 업체의 고충이 있겠지만, 업체에서도 취사선택 할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 서울시수의사회의 경우에는 친수의사적 업체가 아니면 받지를 않는다.

상생할 수 있는 공동 마케팅은 필요하다. 여러 업체가 함께 하는 것도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다. 예를 들어 노령동물의 비만문제는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 이런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는 공동 마케팅을 수의사회와 업체가 함께 한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서울시수의사회에서 꾸준히 공동마케팅을 하고 있다. 아직 효과가 크다고 할 수는 없지만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수의사 회원들도 상생을 바란다. 이 모임을 정례화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특히, 2017 인천세계수의사대회(WVC2017)에 총력이 모아져야 한다. 2017세계수의사대회가 우리나라 수의사의 사회적 인식 향상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세계수의사대회에 총력을 기울이는 측면에서 정기 만남이 도움이 될 것이다.

이성식 : 구체적인 결론이 있으면 좋겠다. 업체분들께서 구체적으로 원하는 바를 알려달라. 그렇게 구체적인 의견을 주면, 수의사단체에서 또 논의해보고, 그 다음에 다시 업체에게 우리 의견을 전달하는 식으로 조율할 수 있을 것 같다.

김현욱 :  학술대회 공동개최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다. 학술대회를 공동개최하면 부스/설치 제거 등에 소요되는 비용도 아낄 수 있다. 이런 부분이 바로 비용절감으로 이어지고 이를 시장 확대를 위한 노력에 사용할 수 있다.

이 모임의 정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가능하면 다음 모임 날짜까지 잡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음 모임에서는 ‘데이터’를 어젠다로 삼았으면 좋겠다. 반려동물 시장에 대한 구체적인 서베이가 없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이를 수의사회와 업체가 함께 추진한다면, 보다 정확히 국내 현실을 볼 수 있다.

이학범 : 좋은 이야기 많이 나눠주셔서 감사드린다. ▲시장 확대를 위한 공동의 노력 ▲모임 정례화 ▲가이드라인 마련 등으로 의견을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이자리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결정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모임 정례화와 가이드라인 마련에 대한 부분은 지속적으로 데일리벳에서 조율해나가도록 하겠다.

*정리과정에서 내용의 효율적인 전달을 위해 편집된 부분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간담회] 수의업계 상생을 위한 간담회 `함께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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