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진료 선결 없인 동물간호사 결사반대‥김옥경 “회장직 건다”
대수 긴급 시도지부장 회의..`반려동물 자가진료 철폐 전제로 테크니션 제도화 참여` 재확인
대한수의사회가 전국 시도지부장 연석회의를 열고 ‘반려동물 자가진료 철폐를 전제조건으로 정부의 수의테크니션(동물간호사) 제도화 논의에 참여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한수의사회는 5월 31일 성남 대한수의사회관에서 수의테크니션에 대한 회원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긴급 지부장 회의를 개최했다. 김옥경 회장이 주재한 이날 회의에는 각 시도지부장과 허주형 동물병원협회장, 이흥식 수의학교육인증원장, 김재영 고양이수의사회장 등이 참석했다.
회의에 앞서 수의테크니션 제도화 담당자인 농식품부 이제용 사무관이 배석해 추진 경과를 설명하고 지부장들의 질문에 답했다.
이날 회의는 회원들이 제기하고 있는 두 가지 우려에 초점을 맞췄다. 반려동물 자가진료 철폐는 무산되고 테크니션만 제도화될 가능성과 ‘테크니션의 업무를 어느 범위까지 허용해야 하는지’ 여부다.
참석자 일부는 동물등록제 내장형 일원화가 반대여론에 부딪혀 흐지부지됐던 사례를 지적하며 자가진료 철폐과정에 동일한 일이 반복되는 것을 우려했다. 반면 강아지 공장 논란에 힘입어 테크니션 제도화와 연계하지 않아도 반려동물 자가진료를 막을 수 있다는 낙관적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제용 사무관은 “자가진료 수의사법 시행령을 개정하기 위한 법제처 협의 등 내부 준비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추진의지를 재확인했다. 6월 중으로 안을 확정해 10월까지 개정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김옥경 회장은 “만약 반려동물 자가진료 철폐가 무산된 채로 테크니션 제도화가 추진된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결사 반대할 것”이라며 “회장직을 걸겠다”고 공언했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반려동물 자가진료 철폐를 전제조건으로 정부의 수의테크니션 제도화 논의에 참여한다’는 기존 수의사회 방침을 유지하기로 의결했다.
테크니션의 업무범위와 명칭, 수의사법 상 정의 형태를 두고서도 토론이 이어졌다.
주사, 채혈 등 침습적인 행위허용에 반대하는 다수회원들의 주장을 놓고, 이를 효과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법제화 방향을 고민했다.
참석자 투표 끝에 수의테크니션의 역할을 ‘동물병원 시설 내에서 수의사의 직접 지시 하에 수행하는 진료행위의 보조’로 정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제도화되더라도 동물병원에 고용의무는 없으며, 동물병원 시설 내로 업무 공간을 한정하여 산업동물임상 분야로의 파급을 차단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제한적으로라도 주사, 채혈 등을 허용해야 한다’는 반대측 입장에 대한 대응도 논의됐지만 결론에 이르지는 못했다. 침습적 진료행위를 반대한다는 원칙 아래 TF에서 대응하되, 추후 협상과정에 따라 추가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향후 반려동물 자가진료 철폐와 테크니션 제도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농식품부가 운영하는 ‘동물간호사 제도화를 위한 TF’에 참여하는 수의사회 측 대표자를 늘리는 한편, 이들과 일반 수의사회원을 연결하는 수의사회 내부 태스크포스를 만들기로 한 것.
반려동물 임상수의사인 지부장과 동물병원협회장을 중심으로 테크니션 제도화에 관심을 가진 일반회원을 포함해 구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