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사상충 검사·예방, 결국 수의사의 역할이다
설문조사, 심장사상충 검사 ‘몰라서 안 했다’ ‘수의사 추천으로 했다’ 응답 절반 이상
아직도 국내에서는 심장사상충 감염 검사 없이 단순한 예방약 투약에만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관련 설문조사 결과 대다수의 보호자들은 필요한 줄 몰라 심장사상충 검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검사 경험이 있는 경우 대부분은 수의사의 추천에 의한 것으로 응답했다.
IDEXX는 지난 5월 2016 성남 반려동물 페스티벌 현장에서 반려동물 보호자 300여명을 대상으로 심장사상충 예방 및 검사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심장사상충 검사를 실시해본 적 없는 보호자(57%)가 경험이 있는 보호자(43%)들보다 많았다.
심장사상충 감염여부를 검사한 적 있다고 응답한 보호자 147명 중 79%는 ‘수의사의 추천’을 검사 계기로 꼽았다.
반면 검사를 하지 않았던 이유로는 “매년 감염여부를 검사해야 하는 줄 몰랐다”는 응답이 57%로 1위를 차지했다.
‘심장사상충 예방약을 잘 복용했기 때문에 필요 없다’거나 ‘집에서 기르기 때문에 필요 없다’는 응답도 35%에 달했지만, 결국 교육 부족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몰랐다’는 응답과 일맥상통한다는 분석이다. 비용 부담을 이유로 꼽은 보호자는 6%에 불과했다.
같은 맥락에서 “심장사상충 검사를 고려하기 위해 개선되어야 할 부분”으로는 수의사의 충분한 교육이 41%로 1위를 차지했다. 검사를 포함한 예방프로그램에 대한 정보가 온, 오프라인에 보다 충분히 공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33%에 달했다. 가격부담 완화는 22%에 그쳤다.
올바른 심장사상충 예방의 전제는 검사다.
예방약은 심장사상충 유충을 제거할 뿐 성충을 없애지는 못한다. 보호자가 투약주기를 준수하지 못했거나 내성 가능성 등으로 인해 예방약을 투여했음에도 예방효과를 얻지 못했을 수도 있다(예방실패현상, Lack of Efficacy).
그럼에도 동물병원에서 조차 심장사상충 검사는 보편화되지 못했다. 많은 원장들이 검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과잉진료로 비춰질까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보호자 설문조사를 통해 “결국 검사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심장사상충예방관리를 이끌어 나가는 역할은 수의사에게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료비 부담보다는 교육의 문제라는 것. 보호자들도 수의사에게 그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4월 데일리벳과 IDEXX가 공동주최한 심장사상충 예방관리 좌담회에서도 “검사 없이 예방약만 쓰려는 보호자들의 풍조는, 그 동안 충분한 설명 없이 약 판매에만 주력해온 동물병원이 만든 것”이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제기된 바 있다.
반면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한다는 반론도 있다.
서울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A원장은 “예방약을 부지런히 투약하는 보호자들은 검사하자는 제안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반대로 심장사상충 예방도 제대로 하지 않는 보호자는 검사까지 할 정도로 신경써서 건강관리를 하려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나마 6개월 내지 1년 이상 예방을 소홀히 한 경우 정도는 되어야 감염우려 등 검사 필요성에 귀를 기울이는 것 같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수도권 지역 동물병원의 B원장은 “야외활동이 많으면서 예방관리에 허점을 보인 내원객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심장사상충검사를 권하고 있다”며 “의심 가는 케이스 위주로 검사를 진행해서 그런지 심장사상충 양성 결과가 5~10%에 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