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역사상 동물병원이 가장 많이 생기고 있다

1~9월까지 300여개 동물병원 늘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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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은 역사상 동물병원이 가장 많이 늘어난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1년에 평균 100~150개 동물병원이 생기는데 비해 올해는 벌써 9월까지 300개 이상의 동물병원이 새로 문을 열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4개월 동안 (반려동물)병원 개원 수가 110개를 넘어서며 예년 평균을 달성하더니, 9월까지 300개가 넘는 병원이 문을 열었다. 게다가 개원을 준비하고 있는 수의사들도 많아, 이러한 ‘개원 러쉬’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단군 이래 동물병원이 가장 많이 생기고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일부 수의사들은 의료기기와 인테리어 업체에 연락을 해놓고 대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비와 인테리어 때문에 병원 개원 시기가 늦어질 정도로 수요가 많은 것이다.

늘어나는 동물병원, 부작용도 함께 늘어나

동물병원이 늘어나면서 여러 가지 부작용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새로 문을 여는 상당수의 동물병원이 큰 규모와 세련된 인테리어를 자랑하다보니 이에 위기를 느낀 기존 동물병원들까지 ‘확장 및 인테리어 공사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신규 동물병원이 기존 동물병원의 대형화까지 부추기는 것이다.

또한, 지역 수의사회와 기존 동물병원 수의사들이 신규 동물병원의 ‘오픈 이벤트’에 불만을 제기하여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병원을 알려야 하는 신규 병원 입장에서는 효과적인 홍보 방안이 부족하기 때문에, 전단지, 지하철, 지역 신문, 현수막, 포털 사이트 검색 광고, 블로그 및 SNS 마케팅 등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마저도 기존 동물병원의 눈치를 봐야하기 때문에 답답하다고 말한다.

가장 큰 문제점은 역시 ‘경영’이다.

무리하는 수의사들이 늘고 있다. 신규 동물병원의 규모가 커지다 보니 수의사 대출 금액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수의사 1명당 1~1.5억원 수준이었던 대출 규모도 2~3억 수준으로 늘어나 수의사 3명이 모이면 7~9억 규모의 큰 대출을 통한 대형병원 개원이 가능해지고 있다. 이처럼 대형병원 개원이 늘어나면서 동시에 개원 초기에 대량 적자를 보는 병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개원 시점에 모집했던 인력을 2~3개월 만에 정리·해고 하려다 노무 관련 분쟁이 생기는 경우까지 있다. 동업자 간 분쟁 역시 많다.

‘선점효과’를 기대하고 신도시에 높은 월세를 감수하며 병원을 여는 경우도 많은데, 선점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동물병원도 있지만, 여러 개의 동물병원이 잇따라 문을 열며 ‘선점효과’를 보지 못하는 병원도 부지기수다. “동물병원 자리를 알아보고 다음 주에 다시 가봤더니 바로 옆 건물에 동물병원 개원 예정 현수막이 걸려있더라” 라는 것이 개원 예정 수의사의 말이다.

원인은 하나…”개원 외에는 답이 없다”

1년에 배출되는 수의사는 약 500여명이다. 이 중 반려동물 임상으로 진로를 선택하는 수의사들이 약 300명 정도다. 공중방역수의사 및 수의장교로 진출하는 수의사들이 180여명 되지만, 복무만료 된 공방수 중 60% 이상이 다시 반려동물 임상을 선택하기 때문에 1년에 배출되는 반려동물 임상수의사는 300명 수준으로 추정할 수 있다(2016년 4월, 복무만료 공중방역수의사 설문조사 : 반려동물 임상 분야 진출 ‘69.8%’).

1년에 배출되는 임상수의사가 약 300명인데, 올해 1월부터 9월까지만 300개 이상의 동물병원이 문을 열었다니 계산이 맞지 않는다. 또한 동업 형태 개원까지 고려하면 더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결국, 진료수의사로 일하고 있던 수의사들이 유독 올해 개원을 많이 선택한다는 것이다.

2년차, 3년차, 4년차, 5년차, 임상대학원 출신 할 것 없이 개원을 선택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개원 외에는 답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4년간의 진료 수의사 생활 끝에 6월 개원한 A 원장은 “진료 수의사 생활을 하다보면, 내가 받을 수 있는 대우의 한계를 곧 깨닫게 된다. 특히 수도권에서 좋은 대우를 받기란 쉽지 않다. 고민 끝에 개원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동료 수의사들이 보기에 나쁘지 않은 대우를 받는 수의사들도 개원을 택한다. 개인적인 목표와 성취감 때문이다.

최근 개원한 원장 B씨는 “다른 수의사들은 ‘좋은 대우를 받는데 왜 오픈하냐’라고 이야기하지만, 내 스타일대로 진료하고 병원을 운영하고 싶다는 수의사로서의 목표 때문에 도전했다.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개원 준비 중인 수의사 C씨는 “병원 개원이 많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개원이 계속 많을 것 같기 때문에 막차라도 타야 된다는 심정에 오픈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해 개원하거나 개인적인 목표 때문에, 그리고 막차라도 타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에 개원하는 것이다.

대책 마련 절실

한편, 업계 관계자들과 일선 임상 수의사들은 “적어도 내년까지는 동물병원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즉 올해와 같은 ‘개원 러쉬’가 내년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부터 내년까지 약 2년간 전국적으로 대략 700~800개의 동물병원이 생기게 된다.

과잉 경쟁에 의한 수의사간 갈등 증가, 개별 병원 경영 악화, 수의사들의 부채 증가 등 부작용이 상당하다. 

타 분야로의 수의사 진출 유도, 수의사 국가시험 개선, 수의대 정원 조절, 전문의 제도 도입, 광고·홍보 관련 규정 마련, 지역 수의사회 회원간 소통 증가 등 범수의계 차원의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2016년,역사상 동물병원이 가장 많이 생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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