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AI 철새 예찰 노하우 공유 `폐사체 검사, 소통·참여` 키워드
국립환경과학원, 국제 야생동물질병 워크숍 개최..야생동물 질병 대응 공조
국립환경과학원이 17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국제 야생동물질병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날 워크숍에 참가한 한·미·일 당국자들은 고병원성 AI를 비롯한 야생동물 질병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대응방안을 모색했다.
박진원 환경과학원장은 “AI 등 한미일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인수공통감염병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공조체계를 구축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일 야생조류 AI 검출 늘어..`폐사체 예찰 중요`
환경과학원에서 AI 예찰을 담당하고 있는 정집설 박사는 폐사체 검사를 강조했다.
정집설 박사에 따르면, 환경과학원은 지난 겨울 총 31,833건의 철새 분변(26,133), 포획(3,787), 폐사체(1,791) AI 예찰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검출된 50건의 고병원성 AI 중 36건이 폐사체 검사에 집중됐다는 것이다.
지난 겨울부터 일선 지자체가 야생조류 폐사체를 발견하면 환경과학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하는 방식의 예찰이 본격화되며 거둔 성과다.
정 박사는 “분변을 통해 AI 바이러스를 배출하는 오리류의 예찰도 중요하지만, 분변검사로 고병원성 AI를 검출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며 “고니류, 맹금류 등 폐사체에서 고병원성 AI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예찰프로그램을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도 지난해 철새에서의 고병원성 AI 검출이 크게 늘었다.
일본 국립환경연구소 오누마 마나부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2016-2017년 사이 일본에서만 25종의 야생조류에서 206건의 H5N6형 고병원성 AI가 검출됐다. 2004년부터 2015년까지 일본에서 검출된 철새의 고병원성 AI 83건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오누마 박사는 “철새가 주로 도래하는 일본 중서부 지역에 집중된다”며 “철새 도래기가 시작되는 매년 가을 상대적으로 높은 검출율을 보이다가, 겨울이 지나면서 감소하는 추세가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야생조류 AI 전파 위험지도도 눈길을 끌었다. 물오리류 분포를 최대 위험요소로 설정한 위험지도가 실제 야생조류 AI 검출 분포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는 것이 오누마 박사의 설명이다.
미국의 방역당국은 관계 부처와 현장, 이해관계자들의 협력을 강조했다.
미국 농무부 수의검역청(APHIS) 야생동물연구센터의 토머스 데리베르토 부국장은 “14-15년 미국에서 역대 최악의 고병원성 AI 사태가 벌어진 후, 연방 각 부처와 주 정부 등이 모두 모여 야생조류 AI 예찰프로그램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예찰프로그램이 성공하려면 환경, 축산, 공중보건 등 각 부처에서 AI 예찰에 대한 공감대를 세우고, 동일한 플랫폼으로 데이터를 모아야 한다는 것.
데리베르토 부국장은 “AI 관련 이해관계자들(Stakeholders) 모두 예찰시스템을 디자인하는 단계부터 참여해야 한다”며 “가금농장에게 야생조류 차단방역 방안을 반복적으로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조너선 슬리먼 미국야생동물질병관리센터장은 “고병원성 AI를 비롯한 야생동물 매개 전염병은 국경을 초월해 전파되고 있다”며 “그만큼 야생동물 질병 관리의 중요성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