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진료부 발급 의무화` 수의사법 개정안 발의
국민의당 최도자 의원 `동물의료분쟁 시 소비자 권익 보호`..진료부 기재 유의해야
동물병원에 진료부 발급을 의무화하는 수의사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최도자 국민의당 의원은 “동물보호자가 요청할 시 수의사의 진료부 발급을 의무화하는 수의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21일 밝혔다.
현행 수의사법은 동물병원 수의사가 동물을 진료한 사항을 진료부에 기록하고 서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13조).
진료부에는 동물의 성별, 연령, 품종과 소유자 정보 등 기본사항부터 병명, 주요 증상, 처방 및 처치, 마약류 사용내용까지 의무기록 전반이 포함된다.
때문에 수의사와 반려동물 보호자 사이에 의료분쟁이 발생할 경우, 보호자 측이 우선적으로 확보하려는 자료도 진료부(의무기록)다.
하지만 현행 수의사법에는 진료부 열람·등사 의무에 대한 조항이 없다. 열람·등사 요청에 응할 것인지 여부는 담당 수의사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이형찬 변호사(법무법인 수호)는 본지 칼럼에서 “진단서, 검안서, 증명서, 처방전 발급 요구를 정당한 사유없이 거부할 수 없도록 한 의무조항(제12조)은 있지만, 해당 규정이 진료부에까지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의료법은 의료인과 의료기관에 환자의 의무기록 열람·등사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진료기록뿐만 아니라 실험실 검사, 영상진단 등 각종 검사기록도 포함된다. 정당한 사유없이 거부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최도자 의원은 “동물병원의 진료부 발급을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어, 의료분쟁이 발생하면 의료사고의 원인을 규명하는데 장애가 됐다”며 “이번 개정안이 분쟁 시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개정안 통과 여부와는 별개로 동물병원 수의사가 진료부 작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도 의료분쟁이 일단 소송절차에 돌입하면, 보호자 측도 증거보전 신청이나 사실조회 신청 등을 통해 문제된 반려동물의 의무기록을 확보할 수 있다.
게다가 수술 전 사고 위험성을 고지한 내용을 진료부에 기록해 두거나, 마취 및 수술동의서를 첨부하는 등 평소에 기재한 내용에 따라 법원의 판단이 달라질 수도 있다.
이형찬 변호사는 “수의사의 진료기록이 사실인정이나 법적 판단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며 “진료기록부 기재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