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반려견·사람 SFTS 전염 첫 확인‥국내 개에서도 바이러스 검출
日후생노동성 ‘타액 통해 전파 가능성 크다’..동물 간 감염전파 연구 시급
반려견에서 사람으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가 전파된 사례가 일본에서 처음 확인됐다. 국내에서도 이미 야외활동이 잦은 개에서 SFTS 바이러스가 검출된 바 있어 관련 조사연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NHK를 비롯한 일본 언론은 도쿠시마현 40대 남성 A씨에게서 반려견으로부터 전파된 것으로 의심되는 SFTS가 확인됐다는 후생노동성 발표를 일제히 전했다.
일본에서 반려견으로부터 사람으로의 SFTS 전파 사례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길고양이에 물린 50대 일본여성이 SFTS에 걸려 사망한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 6월 초순 A씨는 기르던 반려견의 몸상태가 나빠져 동물병원에 내원했고 SFTS로 진단 받았다. 그러던 6월 중순경 A씨의 건강도 나빠져 진찰을 받은 결과 SFTS로 확인됐다.
후생노동성은 “A씨에게 진드기에 물린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감염된 강아지의 타액에 직접 닿은 것을 전파경로로 추정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2013년부터 SFTS 발병사례가 보고된 일본에서는 이제까지 303명의 감염이 확인돼 그 중 59명이 사망했다.
후생노동성은 “건강 상태가 나쁜 반려견이 있을 경우 과도한 접촉을 삼가고 즉시 동물병원에서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일본 현지 동물병원 관계자는 “(반려견에서 사람으로 SFTS가 전파되는 것은)매우 드문 경우로 추정되지만, 야외활동이 많은 지방에서는 건강이 안 좋은 개를 간병할 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며 “특히 감염사례가 발견된 도쿠시마현은 관할 보건소에 전용 전화창구를 설치하고 예방방법 등을 상담해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개 SFTS 검출 확인돼..관련 연구 시급
국내에서는 SFTS 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파 의심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지난 2014년 SFTS로 숨진 환자를 진료했던 의료진 4명에게서 뒤늦게 SFTS 바이러스 감염이 확진됐다. 당시 연구진은 감염환자의 혈액이나 호흡기 분비물 등 체액을 전염원으로 추정했다.
국내 SFTS 바이러스의 동물 간 전파나 동물-사람 전염사례가 밝혀진 바는 없다. 다만 개에서 SFTS 바이러스의 감염은 확인되고 있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채준석 교수는 “현재 진행 중인 연구과정에서 야외활동이 잦은 개로부터 SFTS 바이러스를 분리한 바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국내 연구진이 지난해 유기동물보호소에 입소한 유기견 426마리의 혈액샘플을 검사한 결과 1마리에서 SFTS 바이러스 양성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채준석 교수는 “국내 개들이 활동하는 자연환경 범위 내에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한 진드기들이 존재하고, 개들이 감염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도 위험성을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아직 국내에서 유행하는 SFTS 바이러스의 유전자 분석이나, 감염전파실험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
특정 바이러스 유형이 같은 동물 종에서만 전염되는지, 사람으로도 옮아가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규명하는 생활사가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는 얘기다.
채 교수는 “이제껏 국내 개에서 발견된 SFTS도 증상여부와 관계없이 혈액샘플에서 밝혀낸 사례”라며 “잠재적인 위험성을 규명해낼 동물 간 감염전파연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