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벳에는 항상 딱딱한 기사만 실린다?! 그 편견을 깨기 위해 새로운 기획 기사에 도전합니다!
전문동물병원 기사 연재를 시작했던 제1기 최우수 학생기자가 이번에는 “비어톡(Veer talk)”를 준비했습니다.
“비어톡” 그 첫 번째 인터뷰이는 공약 이행률 100%를 달성한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 학생회 FORSE의 성태훈 학생회장, 서명원 부학생회장입니다.
Q. “비어톡” 첫 번째 인터뷰이입니다. 기분이 어떤지.
태훈 : 신문에는 만평 등 즐길 수 있는 코너가 하나쯤 있는데, 데일리벳에는 그런 부분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이 기획 기사의 취지가 정말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술을 마실 수 있다는 점에서 기분 좋게 응하게 되었다.
명원 : 학생회장의 말에 동감한다. 또한 인터뷰라는 단어가 주는 딱딱함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인터뷰이의 의도를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
Q. 주량은 어떻게 되는지.
태훈 : 술자리가 얼마나 지속되는지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술을 6시간 동안 마신다면, 소주 3병이 최대인 것 같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말 하긴 그렇지만..술을 마시고 난 뒤 체력을 회복하는 시간이 너무 느려진 것 같다.(필자 : 27살 이상의 수의대 학생 및 수의사 선생님들 동의하시는지요?^^)
명원 : 술을 좋아하는 편이 일단 아니라서 주량을 체크해본 적은 없다. 가장 최근에 취했던 날은 올해 전국 수의학도 축전(이하 전수축)에서 소주 1병을 마셨을 때이다.
Q. 주사도 있는지.
태훈 : 남의 집 천장을 보고 아침에 일어나는 것을 본능적으로 싫어해서인지, 주사는 귀소본능인 것 같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필름이 끊기는 게 부지기수이다. 심지어는 샤워하고 방 청소를 하고 잔 적도 많다. 술 마신 뒤 방 청소를 열심히 하는 것을 보면 나에게 만큼은 술이 주는 순기능도 큰 것 같다. 너무 합리화인가?(하하)
명원 : 내 기억으로는 술 먹으면서 항상 깨있는 것 같은데, 남들이 볼 때는 맞아서 의식을 잃는 것처럼 바로 잠드는 게 주사인 것 같다.
Q. 추천할 만한(궁합이 잘 맞는) 술과 안주의 조합이 있다면.
태훈 : 뻔해보여도 집에서 비프스테이크를 구워 술 한 잔 하는 것을 추천한다. 스테이크는 굽기만 하면 끝이니까. 그리고 곁들일 술은 커피주! 원두 200g를 보드카 4L정도에 담아서 설탕을 기호에 맞게 넣은 뒤 2주-최대 1달 정도 담그면 정말 맛있는 술이 탄생한다. 커피주에 우유를 섞으면 그야말로 최고!
명원 : 학생답게 햄버거와 맥주!를 추천한다. 서브웨이 샌드위치같은 길쭉한 햄버거를 한 조각 크기로 나눠서 한 입 먹고 마시는 맥주 한잔! 추운 겨울 다들 도전해보시라.
Q. 학생회 활동하면서 가장 노력했던 점이 있다면.
우리 스스로 조차도 수의대 학생활동 중에 가장 당연하다고 만연해 있던 강제문화를 없애고 싶었다. 축제의 구색을 맞추는 것이 목적인 축제가 진정한 축제인가에 대한 문제를 이번 학생회에서 많이 고민했다.
그래서 학년별 장기자랑, MT 등 수의대의 큰 행사에 수의대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노력이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전남대학교 축제에서 예과생들이 주도적으로 준비했던 야시장만 봐도 그렇다.
그동안 매년 전남대 축제는 수의대 학생회에서 기획한 주막의 일을 예과생들이 의무적으로 담당하는 구조, 즉 사장과 알바처럼 상하관계만 있을 뿐이었다.그랬던 주막 행사가 작년부터 점차 바뀌기 시작했고, 올해 그것을 완전히 바꾼 것이다.
구색을 맞춰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니 간단했다. 먼저 예과생들 중에 자발적으로 참여 희망자를 모집하고, 그 인원이 하고 싶은 행사를 계획한다. 최종적으로 학생회와 논의하여 할 수 있는 행사를 찾는 것이다.
그 동안의 행사 진행 방식과는 완전히 반대로 진행되는 방식이었고, 규모가 줄어든 대신 참여하는 인원은 더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
Q. 손창호 학장님을 비롯하여 교수님들과의 케미가 가장 좋다고 느꼈던 점은.
태훈 : 여러 일화들이 있지만 아무래도 내 공약 중 규모가 가장 컸던 수의대 3호관 건립에 대한 부분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3호관 건립 요구 공약은 도박 같은 공약이었다. 그러나 3호관 건립이 우리 수의대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수의대 학생의 대표로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했다.
손창호 학장님과 박상익 부학장님, 김태중 전 부학장님을 비롯한 교수님들께 정말 감사드리는 것은 새로운 학습 공간에 대한 학생들의 열망을 마음 깊이 이해해주셨고,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해주고 계시다는 점이다.
Q. 맥주도 몇 잔 했겠다. 손창호 학장님을 비롯한 교수님들께 감사드리는 점을 더 말해보자면.
명원 : 하나를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학생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서 즉흥적으로 간담회를 개최해주신 일화도 기억에 남는다.
태훈 : 외부실습제도가 생긴지 3년 정도 됐는데, 이 제도는 졸업요건과도 관련이 큰 부분이다. 그래서 손창호 학장님을 비롯한 교수님들께서 새로운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세세하게 관심을 가져주시고, 특히 금전적인 부분에서도 학생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신경 써 주고 계신다. 수의대 학생을 대표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감사한 마음뿐이다.(전남대 수의대 학생들은 전남대학교 LINC 사업단을 통해 4주 실습당 40만원의 지원금을 받고 있다.)
명원 : 믿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이번 학생회 임기 내내 제기되었던 학생들의 건의사항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해결해 주셨다. 예를 들면 수의대 화장실 온수 문제 해결, 세미나실 이용 건의, 2호관 3층 남학우 휴게실 보수공사, 동물병원 증개축 계 등 작은 문제부터 큰 문제까지 전부 다 말이다.
태훈 :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이번 학생회의 마지막 공약사항으로 진행 중인 교육만족도 조사 결과도 손창호 학장님께 전달해 드릴 예정이다. 학생들의 설문조사 결과인 만큼 이번에도 귀 기울여주시기를 기대하고 있다.
Q. 셀프 칭찬할 점이 있다면.
명원 : 수의대의 모든 행사들에서 사건, 사고가 한 번도 없었다는 것!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칭찬해줄 만한 일이 아닌가 싶다.
태훈 : 개인적으로는 수의대 행사가 끝난 후에 한 번도 빠짐없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는 점은 셀프 칭찬할 점인 것 같다.
이 만족도 조사가 중요한 이유는 학생회가 다수의 좋은 의견에 안주하지 않고 소수의 불만사항 및 조언에 귀 기울이려 노력했다는 점에 있다. 내년에 이어질 학생회에서도 단 것보다는 쓴 것에 더 귀 기울일 수 있으면 좋겠다.
태훈 : 맥주를 나 혼자 열심히 마시고 있는데, 농담으로 자랑 하나 하려고 한다. 우리 학생회 집행부가 역대급으로 잘 생겼다는 점..?물론 나를 제외하면 말이다. 타 학교의 증언이 있지만, 더 이상은 언급하지 않겠다.
Q.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태훈 : 1년의 임기 동안 수의대 학생들의 교육적인 부분에 많은 지원을 하지 못 했던 것 같아서 그게 가장 아쉽다. 우리 학생회의 이름이 FORSE(For Student and Education)임에도 불구하고 그랬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명원 : 솔직히 말하자면 1년 동안 열심히 해왔기 때문에 정말 만족하다.
Q. 차기 학생회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태훈 : 우리 학생회가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이 수의대에서 학생회가 주최하는 행사에 대한 자발적 참여, 그보다 더 정확하게는 의무적인 참여를 없애는 부분이었다. 다음 학생회에서도 이 기조를 꼭 유지해서 자발적인 참여 문화가 한 발 더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나는 학생회 행사가 결국 수의사라는 전문직종의 결속력을 다지는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결속력의 핵심은 구성원 개개인의 진심어린 참여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다음 학생회는 더 재밌고, 더 흥미롭게 행사들이 진행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해주기를 바란다. 재밌으니까 학생들이 참여하는 문화가 시대의 흐름에도 맞는 문화가 아닐까?
명원 : 왠지 다음 학생회는 아주 신선한 행사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든다. 여러 말보다 한 문장으로 줄이고 싶다. 당연한 일을 하는데 두려워하지 말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데 망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Q. 사실 이 기사가 마지막 “비어톡” 기사가 될 수도 있는데, 여기서 공식 질문입니다.
“비어톡”이 다음 인터뷰이를 만날 수 있을까요? 만날 수 있다면 어떤 분을 추천하고 싶으신지?
태훈 :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기사가 있다면, 수의사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수의대 학생들에게 접근성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꼭 다음 “비어톡” 기사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명원 : 다음 “비어톡” 인터뷰이는 전국수의학도협의회(이하 전수협) 회장, 부회장을 추천하고 싶다. 전수협이 완전 개편되고 회칙이 변경되면서 독립적인 조직이 되었으니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이태현 기자 ujuth1028@dailyv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