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백신학회, 고병원성 AI·반려동물 등 수의학 백신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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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백신학회가 6일 가톨릭의대 성의회관에서 개최한 춘계학술대회에서 수의학 분야 백신 현안을 조명했다.

이날 수의학 백신 세션에서는 정진영 강원대 교수가 반려동물 백신 체계를, 김재홍 서울대 교수가 고병원성 AI 백신을 둘러싼 이슈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대한백신학회 연자로 나선 정진영 강원대 교수(왼쪽)와 김재홍 서울대 교수(오른쪽)
대한백신학회 연자로 나선 정진영 강원대 교수(왼쪽)와 김재홍 서울대 교수(오른쪽)

지난해 정부는 고병원성 AI 백신을 긴급상황에 대비한 항원뱅크 형태로 도입하기로 확정했다. 살처분정책 만으로 확산 억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에 대비해 5종의 백신주를 각 1천만수분(500만수 2회접종분)씩 비축하는 내용이다.

이날 강연에서 김재홍 교수는 AI 백신정책 결정 과정에서 대두된 장단점을 소개했다.

중국, 동남아 등 고병원성 AI가 상재화된 국가에서 백신을 통해 AI 발생과 인체감염을 줄이는데 성공한 만큼, AI 백신이 바이러스 확산을 줄이고 살처분 피해를 감소시키는데 명확한 효과가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백신접종 상황에서 폐사 등 의심증상 없이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감염돼 문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 백신정책을 도입하더라도 개별 농가가 백신을 잘 접종하지 않으면 비접종축 감염 위험이 여전하다는 점도 문제다.

구제역 백신 도입 후 일선 농가에서 신고기피 현상이 두드러진 점에 비추어 보아, 농가의 신속한 신고나 차단방역 등을 기대하기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 같은 문제점이 결국 국내에서 AI가 조기 근절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고, 최근 H5N8형과 H5N6형이 함께 유입되는 것처럼 다른 종류의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연이어 들어온다면 상재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항원뱅크를 구성해 긴급백신 기반을 갖춘다 해도 실제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김재홍 교수는 “지난 겨울 AI 양상을 봐도 여러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한다”며 “철새가 동시다발적으로 AI 항원을 유입시키는 만큼 링백신 적용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제껏 발생했던 고병원성 AI가 평균 1.5개월 정도면 확산세가 잦아드는데 반해, 항원뱅크가 있는 상황에서도 긴급백신 접종이 효과를 보기까지 2개월여가 걸려 효용성도 적다.

김재홍 교수는 “고병원성 AI 청정국은 백신보다 살처분 정책을 통한 조기근절에 집중하고, 비상시를 대비해 적합한 백신과 치밀한 적용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며 “비전문가가 함부로 정책을 선택하면 그 불행은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대한백신학회, 고병원성 AI·반려동물 등 수의학 백신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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