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반려견 심장 수술 증례보고한 김대현 충남대 교수

반려견 이첨판 성형술 성공증례 국내 첫 JVS에 보고..충남대서도 심장 수술 이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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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 김대현 교수팀이 반려견 이첨판 성형술(승모판성형술, mitral repair) 증례를 JVS에 보고했다.

김 교수는 2020년 헬릭스동물메디컬센터 동물심장수술센터장을 역임하던 당시 이첨판폐쇄부전증 개심수술에 국내 최초로 성공하여 본지에 소개된 바 있으며, 이후로도 개심수술을 지속적으로 집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첨판 성형술은 인공 건삭 재건술(인공 힘줄끈 재건술, artificial chordae implantation)과 이첨판륜 성형술(승모판고리 성형술, mitral annuloplasty)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보다 정확하고 편리한 이첨판륜 성형술 방법을 소개하기 위하여 대표적인 2증례를 논문화한 것이다.

최근 대한수의학회가 발행하는 영문 국제학술지 JVS 온라인판에 게재된 증례보고(보러가기)에는 체외심폐순환, Hegar dilator 활용을 포함한 개심수술 절차와 치료 예후가 담겼다.

이첨판륜 성형·인공건삭..수술 3개월 후 심장 약물 중단

논문은 이첨판폐쇄부전증으로 진단된 말티즈 2마리에서의 개심수술 증례를 소개했다. 각각 미국수의내과학회(ACVIM) 기준 B2, C단계에 이른 환자다. 강심제 등 내과적 처치를 받다 심장수술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소형견의 경우 사람보다 심장이 작아 봉합을 통한 판막성형술이 선호된다”고 설명했다.

두 증례 모두 체외심폐순환을 통해 좌심방을 절개하고, 팽창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ePTFE) 봉합사를 활용해 늘어나 있는 이첨판륜을 적당한 크기로 줄여주는 방법을 사용했다.

특히 자궁경부 확장 등에 사용되는 Hegar dilator를 응용하여 이첨판륜 내부의 직경을 정확히 설정하여 성형하는데 활용했다.

이첨판륜 성형과 함께 파열되거나 늘어난 건삭(힘줄끈, chorda tendinae)은 인공적으로 복구했다.

두 환자 모두 심장혈액 역류는 수술 직후 거의 사라졌다. 수술 직후에는 봉합사 등 인공물로 인한 혈전 생성을 예방하기 위해 항응고제를 처방했지만, 3개월 이후에는 모든 심장 관련 약물을 중단할 수 있었다.

수술을 고려해야 할 승모판 폐쇄부전 단계에 대해서는 미국수의내과학회가 B2 단계에서 수술의 위험대비 효용이 높다고 규정한 점을 지목했다.

아직 소형견 위주의 국내 환경에서 이첨판 성형술 증례가 많이 축적되지 않은 만큼 더 많은 케이스의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아래 인터뷰는 본지 취재 요청에 응한 김대현 교수와 서면으로 진행됐다.

충남대 수의대 김대현 교수팀

Q. 2020년 첫 개심수술 성공사례는 본지 독자분들께도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충남대 수의대 교수로 부임하신 후 충남대 동물병원에서도 반려견 심장수술을 진행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2021년 3월에 부임하였는데, 헬릭스동물메디컬센터에서 6월에 심폐체외순환장비를 기증해주셨습니다.

부임 이후 수술 소모품 수급 문제에 대한 해결 및 체외순환 교육 등을 위해 노력하였고, 현재는 개심술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심폐체외순환장비도 업그레이드됐습니다. 기존에 7kg 미만의 소형견 위주의 수술만 가능했지만, 40kg 이상의 대형견도 수술이 가능하도록 셋팅을 완료했습니다.

지난 8월 ACVIM stage D로 판정받은 시츄 반려견이 충남대학교 동물병원에서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심장병이 많이 진행되어 회복에 시간이 많이 걸린 데다가, 개심 수술 이후 요도 결석이 문제가 되어 입원기간 중 요도 결석을 제거하는 수술도 받았던 환자입니다. 총 입원기간이 한 달 정도 소요된,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은 케이스입니다.

수술 예후는 비교적 성공적이라 이뇨제를 완전히 끊을 수 있었지만, 심근 수축력은 그동안의 진행된 심부전으로 인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로, 현재까지 강심제는 계속 복용 중에 있습니다.

수술시에 체중이 4.5kg밖에 나가지 않아 갈비뼈가 드러나 보일 정도였는데, 올해 1월 3일(수술 후 152일차)에 만나보니 체중이 6.7kg로 늘어났습니다. 살도 많이 붙고 컨디션도 좋아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성공적인 케이스도 있는 반면, 수술 후 결국 사망했던 안타까운 케이스들도 있습니다. 이첨판 성형술 시에는 심장을 잠시 멈췄다가 수술을 마친 후 다시 심장박동을 유도하는데, 고용량의 약물로도 혈압을 유지하지 못하고 결국 깨어나지 못했던 환자가 있었습니다.

 

Q. 승모판 폐쇄부전은 비교적 흔한 심장병인데, 어떤 환자일 경우 수술을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나요? 혹은 어떤 환자라면 심장병이 있어도 수술이 어렵나요?

그동안의 연구 결과들을 보면, 환자는 나이가 어릴수록, 심장병의 단계가 낮을수록 수술의 예후가 좋은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임상 증상을 보이는 12세 이하의 Stage C 환자들이 가장 좋은 수술 후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건삭 파열이 명확하거나, 심한 판막 탈출증이 있는 stage B2 환자에서 수술을 고려하기도 합니다.

약물이 듣지 않는 심한 폐고혈압 환자, 쿠싱질환이나 갑상선기능저하증과 같은 호르몬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종양이 있는 환자 등에서는 심장 수술을 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제 환자 중에 ACVIM stage D단계에서 심장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몇 개월 후 신경증상이 나타나 MRI를 촬영해 보니 뇌종양이 발견되어 방사선 치료를 했던 환자가 있습니다.

이첨판 성형술을 받는 강아지들의 대부분이 10~12세 사이의 노령견이다 보니 어느 장기에서든 종양이 발생할 수 있는데, 심장병을 가지고 있어 마취가 필요한 MRI 검사나 CT 검사를 일반적으로 권유하지는 않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뇌종양 등은 미리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Q. 심장 수술이 성공했다고 판단하는 지표가 있나요? 성공했다 해도 재발할 가능성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이첨판 성형술의 목표는 역류를 거의 없애는 것이겠지만, 환자의 심장병 단계를 한 단계 올리는 것으로도 성공적이라고 봅니다. 이를 통해 심장 약물의 용량을 감소시키는 것이 환자의 삶의 질 개선과 평균 기대수명 연장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판막 변성이 너무 심하면 역류를 100% 다 없애기가 불가능한데, 사람에서는 이런 경우 인공판막을 적용하겠지만, 소형견은 현재 인공판막의 적용이 어렵습니다.

일본의 회고연구를 보면, 재발에 대한 몇몇 보고가 있습니다. 봉합사가 튿어지는 경우도 있고, 건삭이 파열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심장 수술 시 확실이 끊어졌거나 늘어난 건삭은 물론 앞으로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이는 건삭도 인공힘줄끈으로 재건해주긴 하지만, 모든 건삭을 다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만일 재발해 이첨판 역류가 수술 직후보다 늘어난다고 해도, 그 양이 많지 않다면 약물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엄밀한 의미에서 ‘재발’은 아니지만 드물게 다른 판막의 퇴행성 변성이 일어나 관리를 받아야 할 수 있습니다. 제 환자 중 승모판 성형술은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약 1년 사이 삼첨판폐쇄부전증이 생겨서 약물 치료를 받은 환자가 있었습니다.

일본에는 수술 후 장기간의 예후 보고들이 있습니다. 저희는 아직 명확히 재발이 일어난 케이스는 없지만, 최장 생존을 관찰한 환자가 1년 반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추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정리하는 회고 연구가 필요할 것입니다.

A) 이첨판륜 성형 수술 사진
B) 이첨판륜 성형 수술 모식도
(자료 : J Vet Sci. 2022;23:e11)

Q. 심장 수술을 진행한다면 보호자가 고려해야 할 비용은 어느 정도 일까요?

체외심폐순환시 사용되는 일회용 소모품의 비용만 해도 수백만원에 달합니다. 여기에 검사비, 수술비, 재료비, 입원비 등이 더해지면 1,500만원은 훌쩍 넘어갑니다.

특히 24시간 중환자 관리가 필수적이고 이로 인해 입원 비용이 적지 않은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입원기간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정확한 소요비용을 예측하기는 좀 어렵습니다.

보호자님의 비용부담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중복검사를 피하는 등 비용 부담을 덜어 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심장 수술에 승모판 성형술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선천성 심장질환 중 대표적인 심방중격결손증 (심방사이막결손, atrial septal defect)이나 심실중격결손증 (심실사이막결손, ventricular septal defect) 등에 대해서도 수술적 치료가 가능합니다.

이러한 희귀질환에 대해서 교육 및 연구 목적으로 보호자님의 비용 부담을 일부 덜어드리는 프로그램도 충남대 동물병원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Q. 개심수술은 집도의뿐만 아니라 마취의, 체외순환사, 보조인력 등 전문성을 갖춘 팀웍이 중요하다고 들었습니다.

심장수술에는 체외순환 기술이 매우 중요합니다. 충남대 수의과대학은 충남대 의과대학 흉부외과학교실, 세종충남대학교병원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체외순환에 대한 교육을 대학원생에게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른 대학의 교수님이나 기존에 같이 수술했던 팀원들과 같은 전문가들의 초청 강연을 지속적으로 다양하게 제공함으로써 마취 및 술후 관리에 대한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Q. 충남대 동물병원에 심장수술 관련하여 내원하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소개해주세요

승모판 폐쇄부전증을 앓고 있는 강아지들은 장거리 이동 자체가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환자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다른 진료와 달리 보호자만 내원하여 수술 방법 및 부작용, 예후 등을 먼저 상담하기도 합니다.

본원 원무과 (042-821-6704)를 통하여 보호자 분이 직접 예약하시는 경우도 있고, 지역병원 원장님들 통해 예약을 잡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호자와 의료진 간의 충분한 상의 후, 보호자 분이 수술 여부를 결정하면 수술 전 검사를 위해 본원으로 내원하게 됩니다. 수술 전 검사는 혈액검사, 흉복부 방사선, 복부 초음파, 심장 초음파 등 전반전인 스크리닝 검사를 진행하며, 수술에 적합하다는 판단이 되면 약 2주 정도 뒤로 수술 일정을 잡게 됩니다.

대학 동물병원 특성 상 지역병원에서 보내주시는 케이스가 많고, 여러 지역에서 오시다 보니 초진 술전 검사방문 및 지속적인 재진 방문에 대한 부담이 있으신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따라서 지역병원과의 긴밀한 협력이 환자 관리에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일례로, 정밀 심장초음파와 복부초음파가 가능한 병원이라면 초진 검사를 지역에서 받고 전송해 주신 자료를 토대로 수술 상담을 하기도 하며, 안정기에 접어든 이후에는 투약 등 환자 관리를 지역병원에 부탁드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인터뷰] 반려견 심장 수술 증례보고한 김대현 충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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