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병원생활] 부산∙경남 첫 외과전문동물병원, 김영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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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의 다양한 활동과 삶을 조명하기 위해 데일리벳 학생기자단 9기가 “아무튼, 수의사생활” 프로젝트를 준비했습니다.

프로젝트는 [학교생활, 병원생활, 회사생활, 사회생활] 네 가지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수의대에 입학하고 한 명의 수의사가 되어 사회생활을 하기까지 겪는 중요한 이벤트와 활동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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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병원생활]에서는 특정 진료과목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들을 취재해보았습니다. 영상의학과, 치과, 재활, 외과, 특수동물 순으로 5편의 기사가 연재됩니다.

더본외과동물의료센터는 부산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외과 전문 동물병원입니다. 데일리벳 학생기자단이 김영기 더본외과동물의료센터 원장(사진)을 만났습니다.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더본외과동물의료센터 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기입니다. 국립경상대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수의외과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9년 정도 해운대동물메디컬센터를 운영하다 2021년 더본외과동물의료센터를 개원했습니다.

 

Q. 수의외과학 전공을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처음부터 큰 꿈이나 목적의식을 가지고 외과전공을 선택한 것은 아닙니다. 막연하게 임상을 하고 싶었고, 당시 임상대학원 과목 중에서 더 잘 맞겠다고 생각한 외과를 선택했죠.

외과 전공을 선택했던 특별한 이유는 없었지만, 외과수의사를 하면서 그 이유를 찾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외과의로서 하루하루의 노력과 순간들이 외과를 좋아하게 만들었고, 동물들이 건강하게 퇴원하고 보호자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들이 특별한 이유가 됐죠.

 

Q. 외과학을 전공하셨다고 해도 외과전문 동물병원을 개원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어떤 계기로 외과전문 동물병원을 열게 되었나요?

10년 전 해운대동물메디컬센터를 개원할 당시는 24시간 분과진료를 하는 동물병원이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24시 분과진료 동물병원이 많아졌죠.

그 당시의 흐름이 그랬다면 현재는, 한 분야에 집중할 수 있는 전문 동물병원이 10년 전과 다른 시대의 변화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외과 학문이 굉장히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속도에 맞춰 전문적인 외과진료에 최적화된 외과전문 동물병원을 만들고 싶었어요.

 

Q. 병원 이름 ‘더본’이 눈길을 끕니다

아직 반려동물 보호자들에게 전문동물병원이 낯설게 느껴질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동물병원 이름에 ‘뼈’라는 단어를 써서 외과전문동물병원이라는 정체성을 보호자들에게 쉽게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더본외과동물의료센터는 외과박사 3명 등 총 5명의 수의사들이 모인, 외과 치료에 최적화된 전문 동물병원입니다. 최상의 진단과 수술을 추구하며 외과 A팀, B팀으로 나눠져 외과 진료를 소화하고 있습니다.

 

Q. 외과전문동물병원을 개원하면서 어떤 부분이 달라졌다고 생각하시나요?

외과 측면에서 얻은 것이 많아요. 다른 진료과목을 포기하고 외과만 선택하면서,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습니다. 자본적으로도 외과 장비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게 됐죠.

대학병원에 못지 않은 최신의 장비를 구비했고, 더욱 수준 높은 수술적 치료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정형관절외과, 종양외과, 일반외과 등의 외과와 관련된 모든 진료와 신경계 질환 전반이 주 진료범위로 하고 있습니다.

 

Q. 외과동물병원을 개원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힘든 점도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힘든 점이라기 보다는 외과로 진료를 보러 오셔서 피부병이나, 눈병처럼 외과와 관련 없는 진료를 봐 달라고 하시는 보호자들이 많았습니다.

그런 보호자들에게,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외과전문동물병원이라 다른 동물병원에 가야 한다고 안내하고 설득하는 것이 전문병원의 고충이죠.

Q. 기억에 남은 케이스가 있나요?

사실 대부분의 외과의에게 기억에 남는 것은 성공한 케이스보다 성공하지 않은 케이스일 것 같아요.

자랑해도 될 만큼 성공적으로 수술했다고 생각하는 케이스도 물론 있지만, 더 기억에 남는 것은 아무래도 저를 되돌아보고 실력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케이스인 것 같습니다.

 

Q. 그런 점에서 보호자와 신뢰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요

보호자와 신뢰를 쌓기 위해선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하는 모든 것들을 이해할 수 있을 때, 그것을 바탕으로 신뢰를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호자들과 상담할 때도 늘 하는 말이지만, 수술은 고속버스를 타고 부산에서 서울을 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신뢰를 형성하려면 가는 동안 생길 수 있는 모든 상황과, 나의 머리 속에 있는 모든 생각, 염두 하는 점, 가고자 하는 방향을 모두 보호자들에게 전달하고 공유해야 합니다.

가령 십자인대가 파열됐다면 그 질병이 뭔지, 이 질병으로 왜 다리를 못 쓰는지, 수술 후엔 왜 다리를 쓸 수 있는지, 어떤 방향과 어떤 과정으로 수술을 진행하는지 알려주고 같이 이해하고 시작해야 합니다.

그러면 어떤 일이 발생하더라도 같이 나아갈 수 있는 신뢰를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성공적인 수술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먼저 그 질병과 관련된 모든 수술법을 습득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술에 들어가 보면 하려고 했던 수술법이 현장에서는 맞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이때 다른 수술법도 미리 알고 있어야 대처할 수 있습니다.

수술 후 염증을 관리하는 것도 성공적인 수술의 핵심조건입니다. 수술 후 염증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한다면 어떤 훌륭한 수술이라도 성공적일 수 없습니다.

안정적인 마취와 엄격한 멸균, 빠른 수술 속도, 군더더기 없는 조직 핸들링, 체온보정, 통증 컨트롤 등이 모두 수술 후 염증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이것들이 모두 잘 지켜지면 수술 후 염증 발생률이 매우 낮아질 수 있고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죠.

 

Q. 원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외과 전공의 장단점도 궁금합니다.

외과의 최대 장점은 빠른 시간 안에 결과를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좋은 결과가 나오면, 드라마틱한 호전에 보호자분들의 칭찬도 듬뿍 받을 수 있죠.

하지만 결과가 명확한 만큼 100번을 잘해도 1번을 잘못하면 용인받기 어려워요. 언제나 100%만을 바라는 보호자분들의 높은 기대치가 가끔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Q. 전문특화 동물병원에 관심 있는 후배들이 많습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전문병원이 동물병원의 한 축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보호자들도 점점 한 분야에 전문화된 수의사를 기대하고요.

하지만 어느 한 분야의 전문적인 수의사가 되거나 전문동물병원을 개원하기 전에 한 번 거쳐야 할 단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모든 질병을 볼 수 있는 수의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질병을 딱 하나의 분과로 나누긴 힘들기 때문이죠.

일반적인 진료를 볼 수 있는 분이 전문적인 수의사가 된다면 ‘덜’ 절름발이가 될 수 있겠죠. 외과를 전공하겠다면서 외과만 알려 하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전문병원을 목표로 하더라도 모든 수의학적 질병들을 공부하고 겸비하는 시간을 충분을 가진 다음 전문병원으로 가는 꿈을 키워 나가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전해주신다면

더본외과동물의료센터는 부산∙경남 지역에서 외과전문동물병원으로는 처음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처음이다 보니 조언을 구하기도 마땅치 않고 힘든 점도 있어요.

하지만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외과전문병원으로서 방향성을 잃지 않고, 이 길을 걷고자 하는 후배수의사들은 좀더 편히 올 수 있는 이정표 같은 역할을 하고 싶어요.

또 전문병원을 생소하게 여기는 보호자들에게 수의학이 전문화되고 있음을 계속 알리고 앞장서서 노력하는 병원이 되고 싶습니다.

박소연 기자 thdus2534@naver.com

[아무튼 병원생활] 부산∙경남 첫 외과전문동물병원, 김영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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