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37] 서울은내과동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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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벳은 특정 진료과목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를 시리즈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동물병원이 늘어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보호자의 기대수준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모든 진료과목을 다루기보다 특정 진료과목에 집중하는 동물병원에 대한 필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진료과목별 학회가 전문의 제도를 이미 도입했거나 준비 중입니다.

2014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 시리즈의 37번째 주인공은 내과 특화 ‘서울은내과동물병원’의 이은혜 원장님입니다.

특화 동물병원은 흔히 외과, 안과, 치과 등 비내과 과목이 많습니다. 또한, 심장이나 피부특화 동물병원은 있지만, 내분비, 면역매개성질환, 항암 등 내과진료를 특화한 동물병원은 드뭅니다. 내과진료는 모든 동물병원에서 당연히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많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내과특화 병원인 ‘서울은내과동물병원’이 더욱 흥미로웠는데요, 데일리벳에서 서울은내과동물병원 이은혜 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은평구에 위치한 서울은내과동물병원. 건물 3층에 자리 잡고 있다.

Q. 수의사 공통질문입니다. 어떻게 수의사가 되셨나요?

사실 고등학교 때는 진로나 꿈에 대한 생각이 크게 없었습니다. 이과생이었는데 깊은 고민 없이 공대에 진학했죠. 그러다가 대학에 들어간 뒤에 진로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을까?’,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수의대를 떠올리게 됐습니다.

그래서 학교를 휴학하고 재수학원에 등록한 뒤 수능을 다시 봐서 수의대에 입학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강아지, 토끼 등 동물을 키운 경험이 있었는데, 항상 친오빠가 동물을 데려왔고 케어는 제가 했었습니다. 동물은 데려오는 사람이 있고 돌보는 사람이 따로 있더군요(웃음).

Q. 대학을 다니다가 수능을 다시 보는 게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럼 임상수의사를 꿈꾸면서 수의대에 지원한 건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처음에는 임상과 비임상 진로를 모두 고민했습니다. 동물병원 실습도 했지만, 기초분야 실습도 했었어요. 저희 학교는 학부생 실험실 제도가 있었는데, 저는 실험동물실 담당이었죠.

그러다가 본과 3학년 때 내과, 외과, 영상 등 임상과목들을 배우면서 임상이 제 적성에 더 잘 맞는다고 생각했고, 임상수의사로 진로를 결정했습니다. 그때부터는 실습도 동물병원만 했네요.

Q. 내과 대학원을 나오셨는데요, 학부 졸업 후 바로 대학원에 진학하셨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원래 대학원에 바로 가려고 했는데요, 1년간 로컬에서 임상수의사 경험을 하면서 어느 과를 지원할지 고민해보라는 선배님들의 조언이 있었어요. 그래서 로컬 24시 동물병원에서 1년간 인턴수의사 생활을 해보고, 내과 대학원에 진학하게 됐습니다. 내과가 저와 제일 잘 맞았기 때문에 내과를 조금 더 심도 있게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Q. 서울은내과동물병원을 작년 8월에 개원하셨는데요, 대학원 졸업 이후에 개원 전까지는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10년 이상 24시간 동물병원 여러 곳에서 내과과장, 내과부원장으로 근무하다가 작년에 개원했습니다. 개원이 동기 중에서 제일 늦은 편이었어요. 대형동물병원 내과 수의사의 삶도 나쁘지 않았지만, 보호자분들과 더 가까이에서 도움을 드리고 진료를 보고 싶어서 개원하게 됐습니다.

Q. 주요 진료과목은 무엇인가요?

내과 중에서도 심장, 내분비, 면역매개성질환, 항암만 특화해서 진료하고 있습니다.

Q. 외과 등 다른 진료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으신가요?

아쉬움은 전혀 없습니다. 사실 내과 하나만 제대로 하기도 쉽지 않거든요. 계속 나오는 논문들과 업데이트되는 가이드라인을 공부하고 따라가기도 어렵습니다.

간혹 보호자분들께서 ‘슬개골도 한 번 봐주세요’, ‘눈은 좀 어때요?’라고 묻는 경우도 있는데, ‘제 전문분야는 내과입니다’라고 답하면서 다른 병원을 소개해드립니다.

제가 잘하는 분야에서 제 환자들만 제대로 진료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수술 등 다른 분야는 그 분야를 잘하는 수의사분들이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의뢰합니다.

Q. 주 5일 운영을 하시던데 예약제로 운영하시나요?

네, 100% 예약제로 운영합니다. 개원 때부터 지금까지 주 5일 예약제를 하고 있습니다. 예약 없이 방문해도 예약환자가 진료 중이라면 정중히 말씀드리고 돌려보냅니다.

처음에는 예약제 정착이 어려웠지만, 그 시간에는 그 환자에게만 집중해서 최선을 다하고 싶었기 때문에 예약제를 유지했습니다.

로컬 동물병원에 근무했을 때는 불가능한 부분이죠. 수의사가 저 1명이기 때문에 예약을 통해서 그 환자에게만 집중해야 퀄리티 있는 진료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Q. 심장이나 피부 특화 동물병원은 여럿 있지만, 내과특화동물병원은 드문 것 같은데요, 내과특화를 추구하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13년 차 수의사로서 내과진료를 오랫동안 경험해보니, 제가 보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질병이 1개가 아니라 동반질병(comorbidity ; 한 환자가 두 만성 질환을 동시에 앓는 상태)이 있었습니다. 심장 문제가 있으면서 쿠싱(부신피질기능항진증이 있거나, 갑상샘기능항진증이 있으면서 비대성심근증이 있는 식으로 말이죠. 특히 심장병 중 이첨판폐쇄부전증이 제일 많은데 시간이 지나면 만성기관지염이나 기관지협착이 동반되어 끊이질 않고 기침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노령동물 환자도 많이 봤는데, 특정 장기 한 곳보다 간, 심장, 폐, 신장, 췌장 등 주요 장기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로컬동물병원에서 내과과장, 내과부원장을 할 때도 대부분 여러 질병을 가진 노령환자가 많았기 때문에 심장특화가 아니라 내과특화동물병원을 열게 됐습니다. 지금도 대부분 노령환자가 많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내과전공자로서 제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할 것입니다. 그리고 계속 업데이트되는 내용을 공부하면서 학회별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근거중심(Evidence Based)의 전문적인 진료를 하고자 합니다. 또한, 많은 약이 아니라 최소한의 약으로 환자들의 삶의질을 유지하는 것도 목표랍니다.

[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37] 서울은내과동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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