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위기 유기동물, 수의사가 직접 구한다 `동물병원 생명살리기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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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만 한 달 600마리 안락사..동물병원이 유기동물 임시보호하며 입양처 구해

200개 동물병원 참여, 한 달에 유기동물 100마리 구하기가 1차 목표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2012년 발생한 유기동물 99,254두 중 입양된 케이스는 27,223두(27.4%)에 불과하다. 절반 가량의 유기동물이 자연사하거나 안락사된다. 

안락사 위기에 처한 유기동물을 살리기 위해 동물병원이 직접 나서는 ‘동물병원 생명살리기 캠프’ 운동이 최근 시작됐다. 캠프를 마련한 희망동물병원 김원영 원장은 4일 데일리벳과의 만남에서 더 많은 수의사들의 참여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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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 생명살리기 캠프를 운영하고 있는 희망동물병원 김원영 원장

Q. 동물병원 생명살리기 캠프(이하 캠프)를 간단히 소개해달라.

동물병원 수의사들이 직접 나서서 안락사될 운명의 반려동물을 구조∙입양하는 운동이다.

유기동물보호소에서 10일의 공고기간이 지난 유기동물을 병원으로 직접 데려오거나 캠프 홈페이지에 공고해서 입양처를 찾아주는 것이다.

Q. 그렇다면 캠프에 참여한 동물병원이 해당 유기동물의 임시보호처가 되는 것인가?

그렇다. 동물병원을 운영하다 보면 내원고객 중에 유기동물 입양을 원하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 그런 분들에게 임시로 보호하던 유기동물을 입양해드리는 것이다.

동물병원에서 직접 임시보호를 할 때는 병원 사정이 허락하는 대로 한 마리면 한 마리, 여러 마리면 여러 마리, 자유롭게 참여해주시면 된다.

Q. 유기동물이 한 두마리가 아닌데, 어떤 개체를 동물병원으로 데려올 지는 어떻게 정하나?

서울시 유기동물보호사업을 위탁∙운영하고 있는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이하 동구협)에서 먼저 입양가능성이 높은 안락사 대기동물을 여러 마리 선발해 캠프 홈페이지에 공고한다.

참여 동물병원 원장님께서는 이 공고를 보고 ‘입양이 될 만하다’ 싶은 유기동물을 선정해주시면 된다.

슬프지만 유기동물에 따라 입양이 될 만한 아이들이 있고, 그렇지 못한 아이들도 있다. 현실적으로 모든 유기동물을 구할 수는 없기 때문에 가장 입양가능성이 높은 아이들부터 최대한 많은 수를 살리고자 하는 것이다.

Q. 선정한 유기동물을 보호소로 직접 데리러 가야 하나?

아니다. 서울의 경우는 동구협에서 병원으로 직접 데려다 주기 때문에 원장님들은 신청만 하고 입양처를 구해주시기만 하면 된다. 경기도에서도 일부 병원이 참여해주셨는데, 동구협 관할 지역이 아니라서 참여동물병원 중 한 곳을 거쳐서 전달하고 있다.

Q. 동물병원으로 임시보호된 유기동물은 안락사 위기에서 벗어난 것인가?

그렇다. 동물병원이 끝까지 책임지고 보호하면서 입양처를 찾아주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혹시나 파양되더라도 다시 입양처를 찾아주는 것이 원칙이다. 물론, 동물병원에서 건강이나 행동학적 문제를 관리해주기 때문에 파양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본다.

Q. 현실적으로 유기동물을 치료해주고, 먹이는 데 비용이 들지 않나. 참여한 동물병원에게 경제적인 지원이 가능한가

아직은 재정이 마련되지 않아 캠프 차원의 지원은 힘든 것이 사실이다.

입양비가 10만원으로 책정되어 있는데 그 중 2만원은 캠프 운영비용으로 사용하고, 8만원을 원장님께 드리고 있다. 좋은 취지에 공감해 힘써주시는 원장님들이 많고 그 8만원조차도 캠프 운영비로 후원해주시는 분도 있다.

Q. 병원 사정 상 유기동물을 임시보호하기 어려운 분들도 있을 것 같다. 그런 원장님들은 캠프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인가?

아니다. 유기동물을 직접 데려가지 않더라도, 내원객들이나 유기동물 입양 희망자 분들께 캠프 홈페이지를 소개시켜주시는 것만으로도 캠프에 참여하실 수 있다. 캠프 홈페이지에 안락사 대기동물이 공고되어 있으니, 일반 보호자가 해당 동물의 입양을 신청하면 그 때 동구협에서 병원으로 보내 바로 입양을 성사시키는 방법도 있기 때문이다.

참여 동물병원 섭외를 위해 홍보하다보니, 많은 동물병원에서 이미 유기동물을 보호하고 있었다. 캠프에 ‘동물병원 입양대기 동물’란을 만들었으니, 이들의 입양처도 찾을 수 있게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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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에서 구조돼 동물병원 생명살리기 캠프를 통해 새주인을 찾고 있는 노르웨이숲고양이

Q. 어떻게 이런 운동을 시작하게 되셨나?

1년여 전부터 동물학대방지연합의 공동대표직을 맡게 되면서 유기동물 문제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동구협처럼 많은 지자체의 유기동물사업을 위탁받은 보호소에서는 한 달에 어쩔 수 없이 안락사 당하는 동물만 평균 600여마리에 이른다는 사실을 알고 참 안타까웠다. 유기동물의 재입양이 활발하지 못한 탓이다.

전국 지자체에 구조된 유기동물은 동물보호관리시스템(APMS)에 공고되어 주인에게 돌아가거나 새 입양처를 찾을 수 있지만, 관련된 사람들이나 알지 반려동물 보호자나 일반인 중에 이를 알 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동물병원 수의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동물병원 생명살라기 캠프’를 만들었다.

이미 안락사 당할 유기동물을 데려다가 입양처를 알선하는 일반 인터넷 커뮤니티는 여럿 있지만 실적이 한 달에 몇 마리 수준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에 반해 동물병원은 유기동물에 대한 전문적인 관리도 가능하고, 입양처를 찾기도 비교적 쉬우며, 수가 많기 때문에 일부 원장님들께서 참여만 해주셔도 훨씬 많은 유기동물을 안락사로부터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취지로 지난해 10월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12월 강남구∙송파구 수의사회 모임을 찾아가 홍보한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Q. 현재까지 안락사 위기에서 구해낸 동물이 얼마나 되나?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지 두 달이 채 안됐지만, 개∙고양이를 합해 15마리가 이미 새 주인을 찾았거나 참여 동물병원에서 임시 보호 중이다.

강남25시동물병원의 김상윤 원장님, 스마트동물병원 최한범 원장님, 용인 웰니스클리닉동물병원 안선혜 원장님 등이 특히 열심히 참여해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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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를 통해 새 보금자리를 찾은 고양이 레이

Q. 아직 캠프 운동이 궤도에 오르지 못한 것 같은데, 목표가 있으시다면

당연히 안락사 위기에 처한 유기동물을 한 마리라도 더 구해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캠프 활동을 실제로 진행해보니 참여 동물병원에서 최소 한 달에 한 마리 입양은 충분히 가능한 것 같다. 동물병원 200개 이상이 참여해서 한 달에 100마리 이상의 유기동물을 구하는 것을 일차적인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

Q. 한 달에 최소 한 마리의 입양이 가능하다면, 결국 얼마나 많은 동물병원이 참여하느냐가 관건일 것 같다.

그렇다. 현재는 동물병원 원장님들에게 홍보도 덜 되어 있고, 참여가 부족해 캠프 운동의 내실을 다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원장님들도 모두 각자의 생업이 있는 상황에서, 다른 동물병원의 참여를 설득하고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관리하는 것에는 인력적∙재정적인 한계가 있다.

우리 캠프 운동의 좋은 취지에 공감하는 수의사회나 관련 업체의 후원을 받을 수 있으면 훨씬 나아지지 않을가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동물병원 생명살리기 캠프’에 참여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캠프 홈페이지(바로가기)에 회원가입을 한 후, 참여동물병원으로서 등업 신청만 하면 된다.

캠프 운동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동물병원 이름, 원장님 성함, 연락처, 계좌 등의 최소한의 정보만 제공해주시면 된다.

자세한 문의는 희망동물병원(02-414-7588), 강남25시동물병원(02-545-8959), 한국동물보호교육재단(02-2024-0477)으로 해주시면 된다.

안락사 위기 유기동물, 수의사가 직접 구한다 `동물병원 생명살리기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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