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벳스토리: 아쿠아리움 수의사가 되기까지] 아쿠아플라넷 일산 박지형 수의사

“동물을 이롭게, 동물과 함께하는 삶을 향한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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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면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 먼저 경험해본 사람의 의견을 듣곤 합니다. 누군가가 걸어간 발자취는 다른 누군가의 앞을 밝히는 등불이 될 수 있습니다.

데일리벳 학생기자단 11기는 데일리벳의 좋은 영향력을 살릴 수 있도록 선배가 후배에게 자신이 걸어온 길을 진솔하게 전달하는 [벳스토리: OOO이 되기까지] 프로젝트를 준비했습니다.

벳스토리 프로젝트에서 11기 학생기자단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수의사’하면 대부분 동물병원에서 강아지와 고양이를 치료하는 사람을 떠올릴 겁니다. 실제로 많은 수의과대학 학생들은 이런 ‘반려동물 수의사’를 꿈꾸며 수의대에 진학했습니다. 하지만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함께 가는 수족관(아쿠아리움)에도 수의사가 있습니다.

이번 벳스토리 6번째 주인공은 아쿠아리움 수의사인 박지형 수의사입니다. 박지형 수의사는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동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2018년부터 한화 아쿠아플라넷 일산에서 수의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아쿠아리움 수의사는 무슨 일을 할까요? 아쿠아리움 수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덕목이 필요할까요? 박지형 수의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아쿠아플라넷 일산에서 근무하고있는 7년차 수의사 박지형입니다.

 

Q. 아쿠아리움이 굉장히 크던데, 현재 어떤 동물들이 살고 있나요?

우선 아쿠아리움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물고기들이 많이 있어요. 소형 어류부터 대형어류인 가오리, 상어도 있습니다. 해양 포유류로는 바다코끼리와 귀여운 참물범이 있어요. 펭귄은 훔볼트펭귄과 아프리칸펭귄 두 종이 있습니다.

아쿠아플라넷 일산에는 작은 동물원도 함께 있어요. 악어, 육지거북, 바다거북뿐만 아니라 앵무새, 알락꼬리여우원숭이, 다람쥐원숭이 같은 육상동물들도 있습니다. 큰 (육상)동물로는 면양, 보어염소, 셰틀랜드포니, 당나귀가 있습니다.

이렇게 아쿠아플라넷 일산에는 어류에서부터 양서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까지 다 함께 모여 살고 있습니다

Q. 그렇게 다양하고 많은 동물들을 돌봐야 하는 아쿠아리움 수의사의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출근자가 모이면 아침 체조를 하고, 오늘 할 스케줄에 대해 간단한 아침 회의를 합니다. 시간대 별로 예약된 진료를 하죠. 입원 환자를 먼저 본 후에 진료실에 내원할 수 있는 동물들은 진료실에서 검사를 하고, 진료실에 내원할 수 없는 동물들은 내사에 가서 진료를 봅니다.

그리고 간간이 폐사가 발생할 경우에는 부검을 통해 사인을 밝히고 남은 동거 개체들이 잘 살수 있는 방안을 마련합니다.

 

Q. 수생동물 분야를 선택하게 된 이유나 영향을 준 선배가 있다면

수생동물을 선택했다기보다는 육상동물과 수생동물 구분 없이 다 좋아했어요. 그래서 아쿠아플라넷 일산에서 근무하게 된 거죠. 일하다 보니까 해양동물 분야에 관심도 많이 생겼어요.

이쪽 분야 선택에 영향을 준 선배님은 아쿠아플라넷 여수에서 근무하고 있는 서승현 수의사입니다. 제가 동물원·수족관에 관심있다는 걸 알고 이 분야와 아쿠아플라넷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Q. ‘아쿠아리움 수의사하기 잘했다!’라고 생각한 순간과 반대로 ‘아 너무 힘들다’ 하는 순간을 꼽아주신다면

새로운 생명이 태어날 때 이 분야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제가 제일 기억에 남는 순간은 아기 참물범이 태어났을 때인데요, 어미가 케어를 못해서 인공포육을 직접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물범 전용 분유를 구할 수 없어서 직접 해외 레시피를 토대로 직접 만들었어요. 영양제와 생선 등을 갈아서 하루에 5번씩 먹였죠. 그렇게 아기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뿌듯했어요.

힘든 순간이라면, 아무래도 아쿠아플라넷 일산에 수의사는 저 혼자다 보니까, 혼자서 많은 동물들을 책임져야 할 때 힘듭니다.

현재 국내에 아쿠아리움 수의사들은 총 5명이 있어요. 그 중 저희 회사에 소속된 수의사는 일산, 여수 그리고 제주에 총 3명이 있습니다. 이 분들과 진료에 대해 온라인으로도 상의하며 많은 도움을 받아요.

하지만 아무래도 물리적으로 거리가 있기 때문에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저 혼자서 해야 하는 진료가 많아요. 그래서 한계도 명확하고요. 그 점이 가장 아쉬운 것 같습니다.

Q. 아쿠아리움 수의사는 어떤 사람이 하면 좋을까요?

‘창의적인 사람’ 그리고 ‘도전을 즐기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소동물이나 대동물에 대한 임상 지식을 기반으로 응용해서 진료를 보는 경우가 많거든요.

가령 수의대에서는 강아지 같은 육상동물의 피부 상처를 드레싱하는 법을 배우는데, 저희는 ‘물에 있는 수생동물은 드레싱을 어떻게 하지?’라는 도전적인 질문에 답을 해야 하죠. 이런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도전적으로 해결 방법을 찾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즐기면서 할 수 있는 분이면 아쿠아리움에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아쿠아리움 수의사가 되기 위한 준비과정이 따로 있을까요?

어떤 분야든 동물에 대한 관심과 사랑하는 마음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현직에 있는 아쿠아리움 수의사와 만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면 마련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본인 상상하는 것과 현실은 다를 수 있거든요. 직접 만나서 경험담을 들으면 좋겠습니다.

또 워낙 다양한 동물을 진료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진료 스킬을 경험하고 오시면 초반에 편할 것 같아요. 제가 말씀드린 진료 스킬은 엄청난 걸 말하는 게 아니고, 동물병원에서 1년 정도는 하고 오시면 도움이 많이 되실 것 같다는 정도입니다.

아, 그리고 스쿠버다이빙 자격증도 미리 따 놓으시면 좋아요.

Q.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제가 본 후배님들은 열정도 많고 자기 인생에 대한 고민도 많더라고요. 그런데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이 길이 본인에게 맞는 길인지 아닌지 모르니까, 도전하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지 말고 일단 마음 가는대로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 공통질문입니다. 본인의 히스토리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나침반’으로 표현하고 싶어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동물을 이롭게 하고, 동물과 함께하는 삶을 꿈꿔왔습니다. 그게 저의 인생의 방향성인데요. 그 방향을 보면서 살다보니까 어느덧 수의사가 되어 있었고, 어느덧 아쿠아리움에서 일하고 있었어요.

이런 과정들이 궁극적으로는 저의 삶의 방향성을 향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마치 나침반을 들고 여행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나침반이라는 단어로 표현해봤어요.

박범조 기자 qkrqjsw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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