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수의사회 임윤규 회장에게 꿀벌 수의사에 대해 묻다

꿀벌 수의사의 미래와 꿀벌 수의학의 필요성


12
글자크기 설정
최대 작게
작게
보통
크게
최대 크게

생태계에 아주 중요한 꿀벌! 우리에게 꿀을 얻어다 줄 뿐만 아니라 우리가 먹는 과일, 채소 등의 작물에도 크게 기여합니다. 최근 기후 위기로 한반도 남부지역에 꿀벌 개체수의 급격한 감소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꿀벌의 안전과 건강을 책임지는 꿀벌 수의사의 미래와 꿀벌 수의학의 필요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대한꿀벌수의사회 임윤규 회장님을 만났습니다.

저는 대한수의사회 산하단체로 꿀벌수의사회가 결성되면서 초대 회장 및 2대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내년 4월에 임기를 마칩니다. 일주일에 한 번 평생교육원에서 양봉 강의를 하고, 꿀벌전문의약품 개발을 위한 CRO를 운영하고 있으며, IoT 기반 스마트양봉을 연구 중입니다.

저는 꿀벌 센서 네트워크를 이용한 스마트 양봉을 시작하면서 벌을 키우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프로폴리스, 로열젤리, 꿀을 주는 꿀벌이 강아지나 고양이보다 더 귀엽다고 느끼게 되었죠(하하).

가축의 질병을 관리하는 사람이 수의사입니다. 꿀벌도 가축이죠. 꿀벌 전문 수의사는 꿀벌 질병에 대한 전문지식으로 질병을 관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대한꿀벌수의사회 전체 회원 수는 80여 명입니다. 현재는 그 하부조직을 만들어서 서울지회, 경기지회, 강원지회, 충청지회, 경상지회, 전라지회, 제주지회 총 7개 권역 지회에 각각 지회장이 있습니다.

북부, 중부지방에서는 11월부터 3월까지 동면합니다. 제주도는 그보다 조금 더 늦게 12월 초쯤부터 동면 준비를 하죠. 저희는 그때부터 양봉 농가들에게 내년을 위한 준비를 당부합니다. 동면하기 전에는 꿀벌 외부해충인 꿀벌응애 여부를 판단해야 하기에 꿀벌응애 박멸법을 지도합니다. 동면에 들어가면 질병 발생 추이를 살피고 그에 대한 학문적인 대비를 합니다.

사실 꿀벌은 동면 시점에 꿀을 꽉 채워놓아서 그동안에는 수의사가 뚜껑을 열어 내검을 하는 일은 없습니다. 벌통은 자주 건드리지 않는 것이 벌들의 안정에 가장 좋습니다.

훈연기를 이용하여 벌들의 공격성을 줄이는 모습

현재 수의학 커리큘럼에서는 위생곤충 부분에서 벌이 잠깐 언급될 뿐 그 이상은 배우지 않습니다. 따라서 개인적인 학습과 실습이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매년 전국 수의과대학생 대상으로 제주대학교 수의과대학 하기계절학기 ‘산업동물 임상실습’ 과목이 열립니다. 꿀벌 수의사의 역할과 꿀벌 질병에 대해 알아보고, 내검실습·꿀채밀 실습 등을 해볼 수 있으니 신청해 보시기 바랍니다.

학생들이 꿀벌 수의학의 맛보기라도 하고 졸업했으면 합니다. 그래서 수의공중보건학협의회를 통해 환경위생학에 글을 내려고 합니다. 그리고 수의학교육협의회에 건의하여 기생충학, 환경위생학 과목 중 한 챕터 정도 강의를 하든지, 특강을 진행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임상수의사 보수교육에도 한 파트로 꿀벌 수의학 강의가 개설되면 꿀벌 수의사에 가까워질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되겠죠.

꿀벌은 우리가 알고 있는 피상적인 지식 외에도 굉장히 재밌는 부분이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꿀벌의 우수한 유전자를 발굴하는가, 꿀벌을 건강하게 키우는가 등 꿀벌에 대해 다양한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중에서도 수의사로서 꿀벌 질병에 대한 연구가 가장 우선이겠죠. 꿀벌의 기본적인 생리를 공부하고 질병을 공부한 후 어떻게 진단을 내리는지, 어떤 약제를 사용하는지 공부해야 합니다.

꿀벌을 건강하게 할 수 있는 개별질병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질병의 확산을 막는 방법을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생적인 부분과 방역적인 부분을 농가에 제시해줘야 하죠. 가장 큰 원인은 기후변화와 산림파괴예요. 현재는 거의 자연 상태에 있는 꿀벌은 없다고 봅니다. 모두 벌통 속에서 인간이 통제하고 있는 상태가 되어 버렸죠.

내검 중인 임윤규 수의사

양봉 산업에 본격적으로 꿀벌 수의학계가 기여하겠다고 명함을 내놓은 게 첫 시작이었어요. 전반적으로 양봉농가에서 자가치료같은 비과학적인 처치를 막기 위해 약제 사용에 대해 알려줍니다다. 그리고 양봉 산물에 잔류할 수 있는 약제의 위험을 해결해 나가야겠죠. 이렇게 수의학적인 접근을 통해 꿀벌 수의사는 양봉산업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해야 합니다.

원래는 양봉농협에 고용된 두 분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진료를 하러 다녔습니다. 이번 대한꿀벌수의사회와 한국양봉농협의 업무협약을 통해 수의학적인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양봉농가에 수의학의 손이 닿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양봉계가 기민하게 서로 대응할 수 있게 되었죠.

꿀벌의 존재 자체가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해요. 꿀벌의 생존이 농업의 지속에 필수적임을 인식하고, 꿀벌의 질병을 포함한 건강 문제에 대하여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어요. 그렇기에 더더욱 수의학의 커리큘럼에 꿀벌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과정이 포함되어야 하겠죠.

최윤서 기자 wendy2249@naver.com

꿀벌수의사회 임윤규 회장에게 꿀벌 수의사에 대해 묻다

Loading...
파일 업로드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