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14] 심장 특화 `서울동물심장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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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 반려동물병원은 무한 경쟁에 직면해 있습니다. 수의사·동물병원의 폭발적 증가, 신규 개원입지 포화, 보호자 기대수준 향상, 경기불황 등이 동물병원 경영을 점차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병원 경영 여건 악화는 비단 수의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의료계 역시 1990년대 중반 이후로 비슷한 문제를 겪으며 병원 경영의 차별화 전략을 고민하게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진료과목의 전문화’가 급속도로 이뤄졌습니다.

이미 내과, 안과, 피부과, 정형외과, 신경과 등 전문의 제도가 도입되어 있는 인의 쪽에서도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의료서비스를 더욱 전문화하고 있습니다. 성형외과의 경우 지방흡입전문, 모발이식전문, 얼굴뼈 전문에 이어 다크서클 전문 성형외과까지 등장 할 정도입니다.

특정 전문 진료 과목에 초점을 맞춘 전문병원이 모든 진료과목을 다루는 종합병원보다 경영 효율성 개선에 훨씬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도 많이 나와 있습니다.

임상 수의계를 돌아보면, 아직 전문의 제도는 없지만 임상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수의사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사실상 특정 진료 분야 전문 수의사(전공의)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의계도 이제 모든 진료과목을 다루는 동물병원보다, 자신이 잘할 수 있고 자신있는 분야에 집중하여 그 진료 과목을 특화시킨 ‘전문진료 동물병원’ 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에 따라 데일리벳에서 특정 진료과목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전문진료 동물병원’을 탐방하고, 원장님의 생각을 들어보는 ‘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를 시리즈로 준비했습니다.

 

그 열네 번째 주인공은 지난 8월 개원한 ‘서울동물심장병원’의 이승곤 원장님입니다. 데일리벳에서 동물 심장중재술을 국내에 정착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심장 특화 동물병원을 개원한 이승곤 원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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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특별히 심장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 그리고 심장 특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나

처음부터 심장이 좋았던 것은 아닌데 하다 보니 심장 분야가 적성에 맞았다. 내과 석사 때 동물 심장 환자들을 진료하다가 죽는 걸 보면서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 심장 질환의 경우 환자가 죽는 경우가 많다보니 답답함을 느꼈다.

그래서 이대로 해서는 안 되겠다고 느껴서 심장 분야 공부를 더하게 됐다. 왜냐하면 심장 질환의 경우 수의사의 능력에 따라서, 또 순간의 판단으로 환자가 살고 죽고 하는 게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심장으로 내과 석사, 박사를 취득했다.

사실 특별한 계기가 있긴 있다.

심장응급 치료를 하다가 환자가 죽은 적이 있는데, 거기에 화가 난 보호자가 때린 것이다. 충격적이었지만 내가 모자라서 그렇게 된 점도 있기 때문에 돌팔이가 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가지게 된 계기가 됐다.

현재 14년차 수의사니까 벌써 10여 년 전 얘기다.

q. 그렇다고 하더라도 일반 진료 없이 심장 특화 병원을 하기에는 케이스가 적지 않을까?

심장에 가장 흥미를 느껴서 석사 박사 학위를 모두 심장 쪽으로 받았다. 그리고 로컬 동물병원에서 심장 및 관련 내과 진료만 봤다. 처음 근무를 시작했던 7~8년 전만 해도 심장 환자가 많지 않아서 하루에 2~3케이스 정도 진료를 봤었다. 그 때는 나 스스로도 ‘과연 심장 진료만으로 충분한 케이스를 진료할 수 있을까’ 의심도 됐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케이스가 늘어나더라. 나중에는 하루에 15~20케이스까지 진료를 봤다. 시장이 형성됐다고 본다.

q. 다른 진료 없이 심장 관련된 진료만 한다고 들었다. 특별히 어떤 진료에 초점을 맞추고 있나

심장환자 및 관련된 내과 질환만 다룬다. 아무래도 심장이 신장 등 다른 내과 질환과 연관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 외에 피부 진료나 백신 접종, 일반 외과 수술 등은 전혀 하지 않는다.

박사 학위를 심장중재술로 받았고, 미국에서 더 공부할 때도 심장중재술을 공부했다. 심장중재술이 내 전문 분야다. 심장중재술이 워낙 고가의 시술이기 때문에 아직 사례가 많지는 않지만, 병원 내에 심장중재술을 위한 수술실까지 갖추고 있다.

나 포함 수의사 2명과 테크니션 3명이 일하고 있다.

q. 다른 나라에 심장 전문 동물병원이 있나?

전문의 제도부터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엄밀히 말하면 우리나라에는 아직 수의심장전문의 제도가 없다.  아시아 수의심장전문의 제도가 만들어지고 있는 중인데, 설립 전문의(Founder diplomate)가 이미 형성됐고, 나는 디팩토(De Facto, ‘사실상의’) 전문의로 지원한 상태다.

따라서 아직 전문의가 아니고 우리나라에 전문의 제도가 없기 때문에 전문이라기보다 특화 동물병원이라고 하는 게 맞다.

대만에는 심장 특화 동물병원이 있었고, 일본의 경우 미국 전문의를 따와서 활동하는 사람이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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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동물병원 운영은 어떻게 하나. 특화 동물병원이기 때문에 일반 병원과 차이가 있을 것 같다

100프로 예약제로 운영하며, 주 5일로 운영한다.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9시~18시 운영하는데, 나에게도 이렇게 짧은 진료시간은 하나의 ‘도전’이다. 특화 병원이다보니 모든 진료에 있어서 문진 및 신체검사가 더 꼼꼼하게 필요하기 때문에, 기본 진료 시간이 1시간 30분~2시간 정도 된다. 따라서 하루에 많은 진료를 볼 수 없으며, 진료비 역시 적지 않은 편이다.

그렇지만 보호자분들이 예전에 비해 잘 따라오는 편인 것 같다. 아직까지 다른 병원에서 의뢰되는 환자는 많지 않고, 보호자분들이 입소문으로 오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q. 국내 수의학 및 수의심장학 분야 발전방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발전 가능성은 크다고 본다. 하지만 발전 가능성이나 시장성에 비해 전문가가 없다. 즉, 아직 갈 길이 멀다. 해당 분야가 발전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전문 인력 양성인데, 단순히 세미나로는 전문가가 되기 어렵고 고도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힘들다. 

시대가 더 높은 전문성을 원한다. 미세한 차이지만 1%의 다름이 결국 나중에는 큰 차이를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제대로 된 전문가 양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q. 앞으로의 계획 및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가장 큰 목표는 (타협하지 않고) 전문 진료 시스템으로 살아남는 것이다. 또 직원들이 봤을 때 ‘이렇게 까지 꼼꼼하고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을까’ 할 정도로 교과서에 준하는 정석대로 진료하는 것이 목표다. 미국에서 봤던 정석에 맞는 진료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다.

장기적인 목표는 심장 관련 중재술(심장중재술)을 국내에 정착시키는 것이다. 보호자분들이 느끼는 비용부담 때문에 쉽지 않겠지만 미국에서도 심장중재술을 해왔었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14] 심장 특화 `서울동물심장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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