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수의영양학전문의이자 미국수의영양학회(ACVN) 회장을 역임했던 힐스펫뉴트리션 영양학 담당 수의사인 이베타 베크바로바 수의사(Dr. Iveta Becvarova, 사진)가 내한했다.
11세 이상 노령견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맞춤형 사료인 힐스 사이언스 다이어트 에이지 디파잉 11+(에이지 디파잉 일레븐 플러스)의 국내 출시를 기념해 한국을 찾은 이베타 베크바로바 수의사는 “반려동물의 노화를 인지하지 못하는 보호자들이 많다”며 “반려동물의 노화 증상을 파악하고, 각 연령대에 맞는 영양공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8일 열린 힐스코리아 미디어 인터뷰에 참석한 이베타 베크바로바 수의사 및 에코 샌드버그 마케팅 매니저(아래 사진 우측)에게 반려동물의 영양학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반려동물의 나이가 몇 살이 되면 노령동물이라고 볼 수 있을까?
사람 나이와 비교하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다.
미국수의사회(AVMA)자료에 따르면, 개·고양이가 1살이 되면 벌써 사람의 10대(15세 정도)에 해당하며, 7살이 되면 사람 나이 40대에 해당하므로 중장년층이라고 봐야 한다. 노령동물은 11세로 생각하면 된다. 반려견이 11살이면 사람 나이로 65세, 반려묘가 11살이면 사람 나이로 60세에 해당한다. 사람의 은퇴시기와 비슷한 것이다.
Q. 품종별로 차이가 있을 것 같다. 또한, 사람의 수명이 늘어나는 것처럼, 반려동물의 수명도 늘어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소형견이 대형견에 비해 노화가 더 천천히 진행된다. 그래서 품종별로 구별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소형견 비율이 늘어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인데, 수명이 상대적으로 긴 소형견이 많아지는 만큼 노령 반려견의 비율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7세 이상 반려견이 전 세계적으로 절반 이상이고, 한국에서도 7세 이상 반려견이 40%에 육박한다는 결과를 본 적이 있다.
과거에는 반려동물의 수명에 관한 연구 자체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데이터가 적었다.
최근 글로벌 데이터를 보면, 품종 구분 없이 반려견의 평균 수명은 약 13살이며 반려묘의 평균 수명은 12.1세다. 단, 고양이의 경우 사고사(특히 교통사고)를 통한 사망이 많으므로 실제로 잘 관리받고, 원하지 않는 사고를 당하지만 않는다면 고양이는 20살까지도 살 수 있는 것 같다.
기네스 기록을 참고하면, 반려견의 경우 29세 5개월 살았던 개가 있었고, 고양이의 경우 38세까지 살았던 경우가 있다.
Q. 반려동물의 수명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수의학이 발전하면서 노령 반려동물들이 다양한 수의학적 처치와 관리를 받게 됐다. 둘째로 반려동물 보호자들도 직접 정보를 찾아보고 수의사들에게 문의할 정도로 반려동물 케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마지막으로, 노령 반려동물에게 맞는 적합한 영양학적 공급을 해줄 수 있는 사료가 개발·제공되고 있는 것도 이유라고 생각한다.
Q. 노령 반려동물이 늘어나고 있는데, 보호자들은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할까.
어린 아기에게 스테이크를 주는 것이 적합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노령 반려동물에게도 성장기 반려동물 사료를 먹이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생애주기 전 단계에 거쳐 각 단계에 맞는 영양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따라서 노령동물과 관련하여 수의사는 물론, 보호자도 반려동물의 생애주기를 잘 구별하고, 노화의 증상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볼 수 있는 노화의 증상도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장기의 변화, 기능 변화, 세포 단계에서도 변화도 일어나고 있어서 더더욱 나이에 맞는 사료 급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반려동물의 노화 증상,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가장 흔한 증상은 과체중/비만이다.
노령 반려동물은 더 성장하지 않기 때문에 에너지 요구량이 감소한다. 따라서 나이에 맞지 않는 사료를 급여하면 과잉 열량 공급으로 이어진다.
사람이 나이 들면서 근육량이 줄어들고 지방이 쌓이는 경우가 많은데, 반려동물도 마찬가지다.
또한, 활동력 떨어지고, 시각, 청각, 후각 등 각 장기의 기능이 떨어지고 면역력도 감소한다. 심장 기능도 감소할 수 있고. 이런 증상들은 모두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노화의 과정이다.
이런 증상들이 질병에 의한 것인지 정상적인 노화 증상인지 구분하는 것이 매우 매우 중요하다. 정상적인 노화 증상과 질병을 혼동하면 절대 안 된다.
예를 들어, 나이가 들어서 잘 움직이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관절질환으로 아픈 것일 수도 있다. 따라서 수의사를 통해 질병인지, 정상적인 노화 과정인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Aging is not a disease!(노화는 질병이 아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질병 발생도 늘어나기 때문에 1년에 1회 이상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추천한다. 그리고 연령에 맞는 적절한 영양공급을 추천한다.
노령견, 노령묘들에 맞는 최적의 영양공급을 해주면, 시작 시점도 늦춰줄 수 있고, 수명 연장 효과도 있고, 삶의 질을 높여준다는 과학적인 연구 결과도 있다.
Q. 반려동물 노화의 또 다른 증상들이 있다면?
아래와 같은 증상들이 나타나면 반려동물의 노화를 의심해봐야 한다.
– 방향감각 상실(늘 다니던 문을 못 찾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줌, 집 안이나 매일 다니던 산책길에서 길을 잃어버림)
– 사회성의 변화(보호자 혹은 다른 반려동물과의 사회성에 변화가 생김, 보호자가 집에 들어올 때 반겨주던 행동이 사라짐)
– 수면 주기의 변화(수면 패턴이 바뀌어 낮에 잠을 자고, 밤에 잠에서 깨어 집 안을 돌아다님)
– 배변/배뇨 실수(배변/배뇨를 정확한 장소에 잘하던 반려동물이 갑자기 배변/배뇨 실수를 함)
– 활력 감소(운동하거나 산책할 때 활동량이 줄어들고, 더 자고 덜 놀게 됨)
이러한 노화의 증상을 제대로 인지하는 게 반려동물 보호자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데, 사람도 자신의 노화를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호자들 역시 자신의 반려동물의 노화를 잘 인지하지 못한다. 따라서, 노화 증상을 잘 기억하고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Q. 생식, 화식 등 반려동물을 위해 직접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주는 분들도 늘어나고 있고, 영양제를 주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생식이나 화식의 경우 아이에게 필요한 균형적인 영양소를 다 담기 어렵고, 안전하지 않다는 문제도 있다. 우선, 생식의 경우 마트에서 잘 포장된 육류를 산다고 하더라도 오염된 경우가 많아 사람도 조리해서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도축된 이후 유통과정에서 오염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아프리카에서 사자가 다른 동물을 사냥에서 바로 먹는 것과 차이가 있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화식을 하더라도 영양학적으로 균형 잡힌 레시피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한데, 인터넷에 공개된 수많은 레시피들 중에서 수의학적으로 입증됐다고 하는 레시피라고 적혀있는 것도 실제로 제대로 된 레시피가 아닌 경우가 많다. 반려동물의 영양학에는 고려할 부분이 생각보다 매우 많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가정식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
특히, 노령동물에서는 이러한 홈메이드 펫푸드의 위험성이 더 높아진다. 노령동물은 면역력이 떨어져 있으므로 감염에 더 취약하고, 생식에 대한 위험성도 더 커진다.
수의계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수백 명의 수의영양학적 전문가들이 노력하고 있다. 힐스만 해도 200명 이상의 수의영양학 전문가들이 안전하고, 영양적으로 균형 잡힌 최적의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과학적으로 입증된 연령에 맞는 사료를 급여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
영양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많은 영양학 전문 수의사들의 공통된 의견은 각 연령에 맞는 사료를 제대로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번에 출시된 노령 반려견용 에이지 디파일 일레븐 플러스의 경우에도 흔히 영양제를 통해 급여하고자 하는 성분들(비타민, 오메가3, 6 지방산, 항산화제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단지 들어가 있는 것뿐만 아니라 섭취해야 할 전체 열량까지 고려하여 함량을 계산하여 첨가했다.
따라서, 사료는 사료대로 먹이고, 영양제를 추가로 공급한다면 오히려 과잉 공급이 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최적의 함량으로 만들어진 사료를 급여하는 방법이 더 정확하고 편리하며 ‘쉬운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