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항생제①] 국내 동물병원 항생제 사용 현황과 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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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대학교 정연수 교수

㈜페토바이오 김형석 대표

KB경영연구소에서 발표한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전국적으로 네 집 중 한 집 정도이며, 반려 가구 중 절반은 반려동물의 건강 관리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와 같은 반려동물 건강에 대한 반려인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동물병원 의료 서비스의 질에 대한 높은 기대치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반려 가구가 정기 검진을 제외하고 반려동물 치료비로 지출한 항목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항목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바로 피부질환이다.

반려동물 치료비 지출처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 KB경영연구소)

대부분의 동물병원에서는 이러한 피부질환을 치료하기 위하여 항생제를 상당히 많이 사용하고 있다.

지난 3년간(2021~2023)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실시한 ‘국내 동물병원 항생제 사용 현황’ 조사 결과(주관 연구기관 페토바이오)에서도 항생제를 처방한 감염 질환 중, 피부 질환에 대한 항생제 처방비율이 가장 높았다.

연도별 항생제 처방비율 (농림축산검역본부, 2022)

항생제 오·남용에 의한 내성의 심각성, 슈퍼박테리아의 출현 등에 대한 대중들의 문제 의식 수준은 과거에 비해서 매우 높아졌다. 여러 대중 매체에서 항생제 내성 문제를 톡톡히 다룬 공이 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고양된 전문 지식 수준만큼 올바른 항생제 사용을 위한 실천 수준도 함께 성장했는지는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다.

‘국내 동물병원 항생제 사용 현황’ 조사에 따르면, 가장 많이 사용되는 항생제는 cephalosporin 계열인 cefalexin이었다.

전체 항생제 처방률의 96.2%를 차지하는 상위 15개의 다빈도 항생제는 cefalexin, amoxicillin-clavulanate, metronidazole, doxycycline, enrofloxacin, amoxicillin, trimethoprim-sulfamethoxazole, cefazolin, cefixime, clindamycin, marbofloxacin, cefradine, ampicillin, cefaclor, cefotaxime 순이었다.

Cephalosporin 계열 항생제는 독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그람 양성균과 음성균에 모두 높은 광범위 항균력을 가지고 있다. 수의사들에게는 너무나 매력적인 항생제다.

특정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의 수가 해당 항생제에 노출된 환경에서 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현상을 ‘항생제의 선택작용’이라고 한다. 즉, 특정 항생제의 사용량이 많아질수록 해당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세균의 발생률이 높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앞선 조사에서 cephalosporin 계열 항생제가 가장 많이 사용되었다고 하였는데 과연 해당 항생제의 내성률도 사용량과 비례하여 높았을까?

대장균(Escherichia coli)은 항생제 내성 지표 세균 중 하나다. 2020~2022년에 걸쳐 개와 고양이의 분변에서 분리된 대장균의 항생제 내성률을 조사한 국내 연구 결과에 따르면, 1세대 cephalosporin 계열의 대표 항생제인 cefalexin의 내성율이 가장 높았다(BY Moon 등, 2023).

항생제 사용량과 내성률을 조사한 서로 다른 연구 결과가 결국 같은 메세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Effect of selective antibiotic pressure in bacteria (Michael R Mulvey 등, 2009)

반려동물의 항생제 내성 문제를 우리는 어떤 자세로 바라보아야 할까? 단순히 반려동물에 국한된 문제라 생각하고 반려동물에 사용되는 항생제의 사용량 관리만 이루어지면 충분할까? 이 글을 읽는 독자라면 이미 눈치 챘겠지만, 답은 절대 ‘NO’이다.

사람과 반려동물간의 항생제 내성균의 상호 전파 가능성에 대한 연구는 이미 많이 이루어져 있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는 “내성균이 접촉이나 오염된 환경에서 사람과 반려동물 양방향으로 전파될 수 있다는 증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면서 항생제 내성 관련 데이터를 보고할 때 반려동물을 포함하도록 하였다.

필자도 반려인과 비반려인 간에 항생제 내성균의 상호 전파 가능성을 주제로 사람 커뮤니티안에서 항생제 내성균 확산의 위험성을 경고한 바가 있다(YS Chung 등, 2017).

이처럼 사람-동물-환경은 철저하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One Health 개념), 그렇기 때문에 항생제 내성 문제는 반드시 통합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아니, 바라보아야만 한다.

2편에서는 원헬스적 관점에서 인체병원과 동물병원의 항생제 사용 패턴을 비교하고 숨겨진 의미를 찾아보도록 하겠다.

(출처 : Federation of Veterinarians of Europe)

[반려동물 항생제①] 국내 동물병원 항생제 사용 현황과 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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