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19 세계인간동물학회 학술대회를 가다/주설아·천명선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인문사회학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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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18 isaz1

2019년 세계인간동물학회(International Society for Anthrozoology, ISAZ) 연례 학술대회가 미국 올랜도에서 7월 1일부터 7월 4일까지 개최됐다. 이번 학회는 “Animals in public eyes”를 주제로 4명의 기조연자가 초청됐고, 총 13개의 세션과 10개의 워크숍으로 구성됐다.

이번 학회를 주관한 비콘 대학(Beacon college)은 미국에서 두 번째로 인간동물학(Anthrozoology) 학위 과정을 개설한 대학으로, 최근 몇 년간 인간동물학과는 대학 내 주요 학과로 자리잡았다. 학회 전 행사로 인도주의 교육(Humane education)과 인간동물학 연구 방법론에 대한 워크숍이 진행됐다.

본 행사의 첫 번째 기조연자인 테리 커티스(Terry Cutis)는 ‘Learning and communication:  Speaking dogs and cats why it’s so important’를 주제로 동물의 입장에서 동물의 의사를 이해하는 방식을 설명했다. 플로리다 수의과대학에서 동물행동학과 행동치료학을 강의하는 연자는 동물행동학과 심리학을 전공한 전문가로 진료와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강연을 이끌었다.

두 번째 기조연자인 미국 휴메인소사이어티의 버나드 언티(Bernard Unti)는 전 지구적으로 인간의 영향이 극대화된 인류세(Anthropocene)에서 인간동물 관계에 대한 연구와 동물보호 활동이 어떻게 연계될 수 있는지 다양한 관점을 제시했다.

세번째 기조연자인 NewKnowledge의 대표 존 프레이져(John Fraser)는 ‘쓸모 있는 동물원(Useful Zoos)’을 주제로 동물원에 대한 대중의 인식과 기대, 동물원의 전문가들이 대중의 신뢰를 바탕으로 보전과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교육·홍보에 기여할 수 있는 점에 대해 강연했다.

네번째 기조연자 래리 킬마(Larry Killmar) 탬파 동물원장(Zoo Tampa)은 현대 동물원이 야생동물보전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구조, 보전 연구 지원과 같은 중요한 임무에서 성과를 거두었음을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대회 개회를 알리는 Brian Olge 비콘 대학 행사위원장
대회 개회를 알리는 Brian Olge 비콘 대학 행사위원장

이번 학회는 동물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비롯한 인간동물학 분야의 최신 연구 흐름과 야생동물과 동물원 동물, 인도주의 교육, 동물매개활동의 다양한 적용 등이 주요 주제를 다뤘다.

모든 세션을 다루지는 못하지만, 주요 세션의 발표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보고자 한다. (굵은 글씨로 각 발표 주제를 표시하였습니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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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Z 첫날은 개와 고양이의 몸짓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에 대한 커티스(Terry Curtis)의 기조연설로 시작되었다. 동물행동학 수의사이자 플로리다 수의과대학 교수인 그녀는 ‘반려동물들의 언어로 소통하는 것이야 말로 그들을 이해하는 첫걸음’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과정에서 동물의 언어 및 행동과 관련한 학습은 자극 등의 매개를 통한 ‘고전적(classic) 루트’와 긍정·부정 보상과 장려를 통한 ‘오퍼런트(operant) 루트’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이때 “부정적 강화(eg.으르렁거림)와 잘못된 행동이 가장 큰 연관이 있으므로 즉각적이고, 일관적이며, 적절한 반응이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이어진 심포지엄에서는 법과 정책에서 나타나는 비인간동물에 대한 관점 변화를 주제로 다양한 토의가 이루어졌다.

패널들은 유전자조작 동물에 대한 우려부터 △동물 구분(식용, 반려, 서비스, 야생 등)에 따른 법적인 지위와 대우의 차이 △복잡하고 다양하며 모호한 정의 △감각을 가진 소유물(sentient property)로서의 본래적 가치(intrinsic value)와 그들 자체의 내재적 가치(inherent value)가 충돌하거나 겹치는 지점에서의 다양한 역할들을 법이 충분히 고려하고 있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재난상황에서 동물이 보호될 수 있는 법적 장치와 ‘안전한 육류(clean meat)’과 관련한 체제의 필요성도 언급되었다.

동물의 사회적 위치나 역할이 바뀌었을 때, 가령 쥐가 애완동물(pet)에서 유해동물(pest)로 전환되는 경우, 그 기준과 이들을 통제할 수 있는 법적 장치의 강화 역시 중요한 논제였다.

현재 분명한 것은 ‘인간중심적인 제도적 기준이 좀더 비인간동물중심으로 옮겨가는 중요한 과도기에 있으며, 공존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더욱 구체적인 법적 개편이 시급하다’는 점이었다.

오후 세션은 ‘Educating about animals’라는 주제로 이어졌다.

플로리다 아틀란틱 대학교의 브라이언 니콜스(Bryan H. Nichols)교수는 야생동물(wildlife)을 교육에 이용하는데 필요한 체계적이고 윤리적인 프레임워크를 제안했다.

“사회가 도시화되고, 야생동물의 서식지 파괴와 함께 오히려, 야생에 대한 친숙함과 야생동물의 감정과 능력에 대한 섬세한 이해의 증가는 기존의 윤리적 모델(Common Morality Model; Gert, 2004)의 적용을 벗어나게 만든다”고 말하며, 개체-종 다양성, 서식지 보존과 생태계에 대한 신중하고 특별한 고려가 중요하다고 했다.

또한 교육의 정확한 목표설정과, 교육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에 대한 고려 역시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의 동물보호단체 SPANA(The Society for the Protection of Animals Abroad)의 교육프로그램 책임자 알본(Stephen Albone)은 “교육의 성과를 직접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따라서 학습자의 행동을 야기하는 성향(predisposition) 파악에 집중하는 것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선험적인 도식(schemata)에 의해 행동이 영향을 받으므로, 인지적 지각(Cognitive perception)과 정동적 지각(Affective perception)의 상호적인 발달과 더불어 태도(attitude), 즉 이미 받아들여진 지각에 의해 이러한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지는 강의에서 캐서린 앤더슨(Catharine Anderson)은 인도주의 교육(Humane Education)에 참여하는 개들의 복지를 위해 교육을 정확히 평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녀는 교육 대상의 정확한 사전 판단을 통해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을 강조하였다.

앤더슨의 연구결과는 인간-동물관계가 지식이나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의 연구들과는 달리 개를 소유했는지, 즉 인간-개 관계 유무는 지식이나 태도와 관련이 없으며 성별 역시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았다.

다만 “나이, 사회경제적 요인이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며 “동물복지교육프로그램을 설계하는데 있어서 인구통계학적 요소의 확인이 매우 중요한 인자”라고 강조했다.

기조연자 버나드 언티
기조연자 버나드 언티

이후 ‘Differences between Us’라는 주제로 열린 오후의 두번째 세션에서는 ‘인간이 동물의 능력을 인지하는가’에 관한 내용으로 시작되었다.

발표자 칼라한(Meggie Callahan)은 “동물의 지능이나 감각을 인지하는 방식이 의인화된 동물의 행동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특히 지능에 관련된 특성을 인지할 때 과도한 의인화를 범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사람들은 갇혀 있는 동물원 동물보다 야생의 동물을 관찰하고 탐구하는 것을 더욱 선호하는데, 이는 자연 상태의 동물에서 지적인 능력관찰과 그를 통한 의인화가 더 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캐롤라인 스펜스(Caroline Spence)는 “동물의 감정적, 인지적 능력은 그들의 도덕적 가치, 사람들의 대우와 직결되며, 동물의 행동이나 인지에 대한 오해는 부정적인 인간-동물관계의 요소가 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BAM(Belief in Animal Behavior)의 개념을 소개하며, 동물의 행동을 해석하는 방식과 믿음은 개개의 감각(sentience)가 맞물려 인식된다(perceived)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사람들이 문제해결능력이나 의식 등 지적 구성개념(mental constructs)을 사용하며, 이러한 구성개념은 개인의 경험이나 지식에 따라 다양하다고 설명하였다.

첫날의 마지막 기조연설은 휴메인소사이어티 회장인 버나드 언티(Bernard Unti)가 ‘인류세(Anthropocene)안에서의 동물 보호와 연구’를 주제로 진행했다.

그는 제레미 벤담의 공리주의에서 헨리버그의 수의학적 문제(veterinary matters)로 이어지는 지난 몇 십년 간의 동물 보호에 대한 학문적, 윤리적 변화를 돌아보고 우리가 고려할 대상과 범위의 확대와 생정치의 방향성에 대해 소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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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세션은 동물보호가이자 심리학자이며, 건축가인 ‘NewKnowledge’사의 회장 존 프레이저(John Fraser)의 연설로 시작되었다.

그는 보존 심리학(conservative psychology) 관점에서 중요한 4가지 포인트를 목적(purpose), 역량(capability), 유효성(effectiveness), 효율성(efficiency)이라고 보았다.

그는 먼저 ‘역량’을 대중이 갖는 고정관념과 메타포에 연관시키면서 과학이나 생물, 보존의 개념이 아닌 도덕적 결정을 내리는 과정이라고 보았다. 또한 신뢰(trust)와 직결되는 개념으로서 찬반(agree/disagree)논의에서 벗어나 정도(how much)에 대한 관점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개념의 단순화를 통해 논의의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효율성은 경험과 연관이 있고, 경험은 곧 인식(perception)과 직결되므로 홍보, 커뮤니티, 시설(동물원) 등을 통한 긍정적인 경험의 빈도수를 높이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조연자 존 프레이저
기조연자 존 프레이저

‘사회 속 반려동물’을 주제로 이어진 다음 세션에서는 ‘우리가 먹고 사랑하고 혐오하는 동물들’의 저자 할 헤러조그(Hal Herzog)가 반려동물인구의 지리적, 인구학적 분포 패턴에 대한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그는 특히 반려동물사육에 있어서 문화유전학적인 요소들로부터 진화로 이어지는 요소들(eg. Lactase level – dietary habit)이 환경적인 요소들(지역, 종교)보다 더 깊게 작용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어서 UC DAVIS 수의과대학 해부학 교수인 하트(Benjamin L. Hart)는 사람들이 이해하려고 하지만 이해하기 힘든 고양이들의 행동들(갸르릉거림, 캣닢에 대한 반응, 풀뜯어먹기)에 대한 해석을 내놓았다.

그는 고양이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의 결과를 참고하여 고양이 행동의 원인을 찾고자 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먼저 갸르릉거림의 가장 큰 목적은 근골격계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서이며, 같은 고양이과라도 경골화가 진행된 사자나 제규어 같은 동물들은 갸르릉 거릴 수 없고 단지 포효만 가능하다는 차이를 보인다.

또한 캣닢에 대해서는, 식물 내의 물질(nepetalactone)이 뉴론을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고양이가 쥐를 다룰 때 분비되는 스트레스 물질(lacton)과 연관된다고 보았다.

마지막으로 풀을 뜯는 행위는 정상이며 질병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을 것으로 추측되나, 갑작스러운 섭취의 증가는 기생충이나 소화기계와 관련하여, 자가 치료의 일환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하였다.

호주 아들레이드 수의과대학 교수 수잔 헤이즐(Susan Hazel)은 반려동물의 안전에 대한 통합연구기관인 “Center for Pet Safety”의 연구 일환으로 미국, 영국, 호주의 애견을 위한 자동차 안전장치에 대한 현황을 조사하여 사고율과의 관계, 보호자들의 인식 정도, 몇 가지 장치들의 안전성을 비교분석 하였다.

안전장치 사용 유무는 애견을 비롯한 보호자의 부상이나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애견의 크기와 차의 종류 등을 고려한 적절한 안전장치 설치에 대한 교육이나 인식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다음 강연은 2004년부터 2017년까지의 덴마크의 유기동물 보호소의 개, 고양이 유기 문제에 관한 것이었다.

발표자인 코펜하겐 수의과대학의 피터 산도(Peter Sandoe)교수는 “조사 결과 유기동물보호소로 동물들이 오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이 양도 포기(relinquishment)임을 강조하며, 이것은 전적으로 수요와 공급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지는 젠센의 연구는 이러한 양도 포기의 세부적인 원인을 보여줬다. 개의 경우 보호자의 건강상의 문제(26%)와 반려견의 행동학적 문제(21%)가 가장 큰 요인이었으며, 고양이의 경우 역시 보호자의 건강상의 문제(26%)가 1위, 다음으로 주거 문제(21%), 그리고 동물의 행동학적인 문제(20%)가 그 뒤를 따랐다.

물론 덴마크의 동물 유기 비율을 매우 낮기 때문에 절대적인 수는 크지 않다는 사실을 덧붙였다.

현대의 반려동물 이슈라는 주제로 진행된 다음 세션에서는, 가장 먼저 경마 영화의 변천사를 통해 ‘말’이라는 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사회적인 시각의 변화 등을 자본주의, 동심, 경쟁(시합), 학대 등 여러가지 요소로 분석한 머독(Kayleigh Murdock)의 연구가 소개되었다.

이어서 온라인상의 고양이 사진 공유 현상을 사회학적으로 분석한 제시카 오스틴(Jessica Austin)의 발표가 이어졌다.

SNS상에서 고양이를 표현하는 사람들의 방식은 사진, 영상뿐만 아니라 게시물의 제목이나 코멘트에서도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고양이의 사회적인 지위는 가족 구성원 신분으로서 부모자식관계, 입양, 추억, 애도, 사회적 지지 등의 이미지로 표현되고 있었다.

일본 학자인 마리꼬 야마모토의 연구는 동물매개치료에 있어서 개의 의복 착용이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실험이었다.

TMS(Temporary mood scale)을 이용하여 무드 스케일을 측정하였고, 부위별 쓰다듬 행동의 빈도를 측정하여 치료견이 옷을 입고 있을 때와 입지 않고 있을 때의 차이를 비교분석했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의 기분, 즉 치료 효과는 차이가 없었으나, 쓰다듬 행동에서 사람들은 옷이 덮고 있지 않은 부분(다리, 목 등)을 쓰다듬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멕시코 대학의 파센코(Gaylene Fasenko)는 그럼피 캣(Grumpy cat)현상으로 대표되는 반려동물의 상품화에 대해 설명하였다.

그녀는 사회미디어연구, 인간동물학, 사회심리학, 팬과 유명인사론(fan & celebrity studies)적인 관점에서 이 현상을 분석하였는데, 먼저 인간동물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여기에는 의인화와 더불어 신경과학적 요소로의 kindenschema, 즉 귀여움이라는 인자가 작용한다고 보았다.

사회심리적 원인으로는 개인적, 사회적 공감과 더불어 사회적 보상이라는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마지막으로 셀럽 이론을 통해 사회적 커넥션과 공감의 작용 역시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무분별한 반려동물의 상품화가 동물에게 미칠 영향에 대한 신중한 고려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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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 마지막 날, 오전 심포지엄은 ESA(Emotional Support Animals)에 관한 토론으로 시작됐다.

Vet social work 프로그램 관리자인 아비바 빈센트가 연자로 나서 ESA의 개념을 소개하고 법적인 관리의 부재, 제도적인 가이드라인 확립의 어려움 등을 설명하였다.

ESA는 주로 공황장애나 사회공포증 등의 정신적인 장애(mental illness)를 겪는 사람들을 위한 치료 및 증상 완화 목적의 동물이다. 신체적인 장애를 겪는 사람들을 보조하는 맹인안내견 등의 서비스 동물과는 다른 개념이다.

이에 △공공장소나 항공운항에서의 동반 이동 인정 △ESA의 필요성 및 치료의 효과를 가늠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지표의 확립 등이 토론 주제로 제기됐다. 활성화 방안으로 휴메인소사이어티, 수의과대학, 의료기관의 협업을 통해 유기동물의 입양과 연계하는 방식이 제안되었다.

참석자들은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과 함께 생활하는 동물의 안전이나 복지에 관한 가이드라인이나 규범의 확립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이어지는 세션은 ‘Shifting perceptions’ 이라는 주제였으며, 첫번째 강연은 인간과 개의 관계에서 바라본 개의 기원과 번식에 관한 내용이었다.

현재 미국켄넬클럽(American Kennel Club, AKC)기준 202개, 세계애견연맹(Federation Cynologique International, FCI)기준 344개의 개 품종이 인정되고 있으며, 이는 개가 인간의 목적에 의해 가장 많이 개량된 동물 종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본격적인 개량은 빅토리아 시대부터 시행되었다고 여겨지지만, 고대 이집트의 기록에서도 특정 품종에 대한 선호도를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인간과 함께 진화를 거쳐온 개의 품종은 인간의 사회와 시대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ASPCA(American Society for the Prevention of Cruelty to Animals)소속 데이지 프리운드(Daisy Freund)는 미국 식용 동물의 단 5%만이 동물복지 인증을 받고 있는 현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동물복지축산물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부족함을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고 “이러한 인식개선이 식용 동물 복지 수준 향상을 위한 해결책으로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인증되지 않은 모호한 개념의 인증 문구들(eg. Natural, Free range, Hormone Free, etc.)과 정부에서 승인하는 공인된 인증개념들(eg. Animal Welfare Approved, Certified Humane, Certified Organic, etc.)을 비교하며 “생산자 및 판매자의 노력이 소비자의 동물복지축산물에 대한 인식변화에 74%, 농가소득증대에 67%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이어지는 강의에서는 채식, 제한적 식이, 잡식 집단에서의 음식에 대한 기억 발현 비교분석에 대한 결과가 소개되었다.

강연자인 심리학자 발레리 심스(Valerie Sims)에 따르면, 채식의 이유가 음식에 대한 식이적인 거부보다는 윤리적 신념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훨씬 많으므로 ‘육류를 먹느냐 마느냐’의 문제보다 ‘어느 범위까지 먹느냐’의 관점으로서 다루어져야 한다.

그녀는 위의 3종류(채식, 제한적 식이, 잡식)의 식이 집단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돼지, 소, 닭, 생선, 사과, 아보카도, 옥수수, 감자를 음식으로 여기는지&먹을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 묻고, 그 답변과 답변에 걸리는 시간을 비교 분석하였다.

결과는 채식집단에서 육류에 대한 모든 답변 시간이 다른 집단에 비해 길었으며, 세미 채식집단(제한적 식이 집단)에서는 먹을 의향이 있느냐라는 문항에 대한 답변시간이 다른 집단에 비해 지연됨을 보였다.

이를 통해 의미론적 기억을 통한 지식의 표현과 식습관은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으며, 식습관 지속기간(eg. 채식 한지 얼마나 되었는지)이 이러한 결과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았다.

마지막 연자는 프랑스의 임상심리학자인 스테티나(Britgit Ursula Statina)였으며, 반려동물의 존재가 보호자의 CLE(Critical Life Events) 스트레스에 얼마만큼의 영향을 주는가에 대한 내용이었다.

CLE란 인생에서 겪는 중대한 사건으로 주로 부정적인, 죽음, 이별, 실직 등을 들 수 있다. 그녀는 SOC(Sense of Coherence) 척도를 이용하여 스트레스를 다루는 능력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였으며 “반려동물의 존재가 스트레스 감소에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매우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라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역할기반 책임감(role-based responsibility)의 영향으로 관계가 오히려 스트레스 수준을 증가시킬 수도 있으며, 그 상황에서의 자녀의 유무, 반려동물의 수 등 다른 요인들이 더욱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인도적 교육의 최신 이슈를 주제로 한 세션에서 에딘버러 대학의 로라 워디어(Laura Wauthier)는 동물을 학대한 경험이 있는 어린이들을 인터뷰하여 어린이의 동물학대 메카니즘을 이해하고 이들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을 제시했다.

성 소수자인 청소년과 노숙자 어린이의 동물과의 관계를 연구한 펜실베니아 대학의 캐서린 웬노커(Katharine Wenocur)와 제프리 진(Jeffrey Jin)은 이들이 동물로부터 조건 없는 사랑을 받는다고 느끼며, 동물과 비밀 대화(커밍 아웃, 학대의 경험 고백)를 하고, 동물을 통해 사회적 감정을 발달시킨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편, 브록 대학의 타디프-윌리엄스(Christine Tardif-Williams)는 어린이들이 각기 다른 동물 그룹(반려동물, 농장동물, 야생동물)에 대해 각기 다른 윤리적 틀을 구성한다는 것을 밝혔다.

인간동물학의 최신 이슈를 다룬 세션에서는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Animal Turn Project”가 소개되었다. 이 대학의 도서관은 동물, 동물윤리를 주제로 한 텍스트와 이미지 자료를 디지털 DB(https://www.lib.ncsu.edu/animal-turn)로 구축하고 있으며, 이는 추후 다양한 방식의 연구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미국 베미지주립대학의 안젤라 푸니에(Angela Fournier)는 동물매개활동에서 인간-동물 상호작용을 분석하기 위한 설문지(Human animal interaction scale)를 개발하고 활동 프로그램 진행자들의 도움을 받아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했다.

서울대 수의대 수의인문사회학 교실 주설아 연구원
서울대 수의대 수의인문사회학 교실 주설아 연구원

본 교실에서는 서울대학교 융합연구과제의 일환으로 진행된 연구를 기반으로 “from Cultural Debates to Political Movement A Shift of Dog Meat Issues in Korea”라는 제목의 구두발표로 참여했다.

다음해 세계인간동물학회 연례 학술대회는 2020년 6월 29일부터 7월 3일까지 영국 리버풀에서 “One Health, One Welfare: Wellbeing for all in human-animal interactions”를 주제로 개최된다(학회 홈페이지 바로가기).

[기고] 2019 세계인간동물학회 학술대회를 가다/주설아·천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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