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의핵의학연구회(회장 양만표)가 24일 서울 숙명여대 제2창학관에서 추계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연구회는 사람과 동물의 방사선치료, 갑상선 질환 핵의학의 최신 지견을 함께 조명했다.
사람 암환자에서 방사선치료는 이미 주요한 치료방법으로 자리잡았다. 유방암, 폐암, 대장암, 간암, 전립선암 등이 방사선치료를 시행하는 주요 암들이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국내 암환자 중 방사선치료를 받는 비율은 이미 2015년에 30%를 넘어섰다. 방사선치료시설도 95개소에 달한다.
반면 국내 수의분야의 방사선치료는 이제 걸음마 단계다. 지난 9월 헬릭스동물종양심장센터가 방사선치료시설로는 국내 최초로 문을 열었다.
수의방사선치료를 주제로 강연한 킴 힐러스 미국수의내과(종양)전문의(해마루 종양/내과 자문수의사)는 “완치를 목표로 부작용을 감수하는 사람과 달리, 동물의 방사선치료는 가능한 삶의질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양의 종류와 중증도를 고려해 전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물은 방사선 치료를 받을 때마다 전신마취가 필요한만큼 전반적인 건강상태도 체크해야 한다.
동물에서도 치료 목적의 방사선 조사는 15~18회차에 걸쳐 진행된다. 한 번에 조사되는 방사선량을 줄여야 부작용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전신마취 회수가 늘어나는 점은 부담이다.
때문에 미국에서도 치료횟수를 줄이는 정위적 방사선 치료(SRT)가 주목받고 있다. 3D 이미징을 기반으로 특정 부위에 강한 방사선을 1~5차례 조사하는 방식이다.
모든 종양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지만, 가능한 경우에는 더 적은 부작용을 기대할 수도 있다.
킴 힐러스는 “미국에서도 SRT를 점점 많이 활용하고 있지만, 1.5만달러 이상이 소요되는 비용이 문제”라며 “한국에서도 종양환자의 보호자들이 얼마나 재정적인 부담을 감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방사선치료로 인한 급성 부작용은 대부분 가역적이지만, 부작용을 우려한 보호자가 중간에 치료를 포기하면 종양 치료에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방사선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부작용 가능성을 잘 교육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갑상샘기능항진증에 대한 방사성동위원소 치료도 함께 조명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충북대 동물의료센터가 핵의학과를 개설하고 PET-CT, 차폐시설을 활용한 고양이 갑상샘기능항진증 환자 대상 방사성동위원소 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연구회 관계자는 “충북대 외에도 다른 수의과대학과 일선 동물병원이 방사선치료나 PET-CT, 핵의학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며 국내 방사선치료, 핵의학 저변이 점차 넓어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