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동연구 10년, 코로나19 백신까지` 송대섭·정대균 박사

바이러스·단백질 전공자 시너지..돼지써코부터 메르스, 인플루엔자이어 코로나19 백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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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송대섭 교수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정대균 박사는 최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공동연구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기술이전 이후 임상시험 진입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연구자의 협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10여년전 만나 돼지써코바이러스 백신을 함께 개발한 후 각종 질병의 백신, 진단기술을 함께 개발하고 있습니다.

수의학과를 졸업한 바이러스 전문가 송대섭 교수와 화학과를 졸업한 단백질 전문가 정대균 박사는 사회에서 만났지만 남다른 ‘케미’로 성과를 내고 있는데요,

17일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가하기 위해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을 방문한 송대섭·정대균 박사를 데일리벳이 만났습니다.

(왼쪽부터) 생명공학연구원 정대균 박사, 고려대 송대섭 교수

Q. 두 분의 첫 인연이 궁금하다

정대균(이하 정) : 2010년 여름부터 1년간 미국에 연수를 다녀왔더니 송대섭 박사가 생명연공학연구원(생명연)에 합류해 있더라. 바이러스감염대응 연구단에 근무했던 김정기 고려대 교수의 소개로 만나게 됐다. 생명연에서 만나기 전에는 전혀 모르던 사이였다.

송대섭(이하 송) : 2011년에 처음 만났다. 그 후로 친해지면서 자연스레 일 얘기를 나누게 됐다. 당시에는 돼지써코바이러스 백신을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서브유닛 백신을 만들어야 되는데 어렵다, 전에 회사에 있을 때 만들어봐도 잘 안되더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단백질 구조전문가다 보니 시퀀스를 드리니 어디가 문제인지 바로 아시겠다는 거다. 그래서 백신을 같이 만들자고 했다. 결과도 좋아서 업체로 기술이전도 했다.

이후로도 기술이전을 여러 건 같이 했다. 주로 동물 쪽이다가 최근에는 사람 인플루엔자 백신과 코로나19 백신도 기술이전을 마쳤다.

Q. 아무리 바이러스와 단백질 전공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해도, 그렇게 오래 계속 협력연구를 지속하려면 서로가 잘 맞아야 할 것 같다

: 지금도 서로의 연구과제에 서로가 들어가 있다. 거의 같은 랩이라고 보시면 될 정도다. 환상 케미다(웃음).

: 2015년에 (송 박사가) 고려대로 자리를 옮겼지만 그래도 잘 협력하고 있다. 세어 보니 코로나19 백신을 포함해서 12건을 같이 했더라. 단백질 연구만 하면 실제 활용과 연결되기 쉽지 않은데 서브유닛 백신을 연구하면 그런 측면에서는 좋다.

송 교수를 만나기 전에는 암이나 대사질환 관련된 연구를 주로 했다. 복잡한 메커니즘의 일부를 밝혀내는 일이다. 그에 비하면 바이러스 백신 연구는 좀더 현장에 가까운 것 같다.

Q. 코로나19 백신은 어떻게 개발하게 됐나

: 출발은 메르스였다. 2015년 메르스 백신 과제를 정부로부터 받아 5년여간 메르스 백신을 함께 개발했다. 국내에서 메르스 백신 관련 특허는 저희만 갖고 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테스트와 실패를 거듭하며 좋은 포맷을 만들어내는 노하우를 쌓았다.

하지만 백신을 개발하는 동안 메르스 백신의 필요성은 줄어들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하지 않고, 중동에서도 발생이 뜨문뜨문했다.

그러던 중에 코로나19가 갑자기 터졌다. 1월 17일경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시퀀스가 공개되자 마자 바로 백신개발을 시작했다.

코로나19도 메르스도 같은 베타-코로나바이러스다. 우리는 이미 메르스 백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면역원성이 가장 잘 나오는 코로나바이러스 부위까지 파악하고 있던 상태였다.

메르스 백신을 개발하며 찾아낸 최적의 조건에다가 코로나19 시퀀스를 적용하는 방법으로 굉장히 빨리 개발해낼 수 있었다.

코로나19 시퀀스가 나오자마자 3주만에 재조합 단백질 백신주 생산에 성공했다.

: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라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메르스와 상당히 다른 점도 있지만 도움이 많이 된 것은 사실이다. 진단기술이 빨리 확립된 것에도 도움이 됐다.

동물백신을 주로 연구해왔지만 인체라고 못할 것 없다. 요즘은 대부분 인수공통감염병 문제이기도 하고. 물론 임상시험 단계로 넘어가면 의사의 몫이지만, 동물실험이 포함된 비임상 개발단계에서는 수의학의 역할이 더 크다고 본다.

Q.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기술이전했다는 소식을 지난달 들었다. 지금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송 : 지금은 백신주를 생산할 파트너(CMO)를 찾고 있다. 국내 여러 업체와 협의하고 있다. 계약생산대행자가 선정되면 곧장 임상1상 시험을 추진할 계획이다.

: 백신 제형을 구체적으로 선정하고, 곧 선정될 파트너를 통해 생산된 시제품으로 남아 있는 독성평가와 임상시험을 진행하려 한다.

Q. 임상시험을 시작해도 백신이 현장에서 사용되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나

: 통상 10년은 걸린다고들 한다. 코로나19가 워낙 긴급한 사태다 보니 그보다는 훨씬 단축될 것이란 기대는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전성 시험에 필요한 절차를 거를 수는 없다. 효과 없는 백신은 용서해도 안전하지 않은 백신은 용서받지 못한다는 얘기다.

다만 속도를 높여야 하니, 시간이 오래 걸리는 시험의 자료제출시점을 조정하거나 임상1·2상이 일부 오버랩되는 등의 조치는 가능하다고 한다. 그래도 원래 거쳐야 하는 절차를 거르지는 않는다.

: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 지원단을 통해 연구를 지원한다거나, 3차 추경에서 관련 예산이 마련될 것이란 얘기도 있다.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감염병X 원헬스 전략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송대섭 교수와 정대균 박사

Q. 그렇게 아무리 빨리 백신을 만들어도 내년 말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럼 그때까지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보나?

: 그렇다. 이미 전세계 감염이 800만을 넘어섰다. 설령 백신이 지금 당장 있다고 하더라도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어떤 동물종에서든 코로나바이러스가 박멸된 사례는 없다. 코로나바이러스 자체가 질기고 지긋지긋한 스타일이다.

코로나19도 백신이 나와도 완벽히 근절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뉴노말(NEW NORMAL)’이라는 단어가 무서운 것이다.

Q. 말씀 듣고 보니 수의학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친숙한 편이다

: 사실 사람보다 수의학에서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경험치가 높다고 본다. 닭의 전염성기관지염(IB), 돼지의 유행성설사병(PED), 고양이의 복막염(FIP) 등의 각종 난제 질병이 모두 코로나바이러스다.

돼지에서는 소화기 증상을 주로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인 전염성위장염(TGE)이 그 변이주인 돼지호흡기코로나바이러스(PRCV)가 유행하면서 거의 박멸된 사례도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증상이 한 장기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 변이주가 서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

이 같은 경험들을 참고해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코로나19 백신 외에도 함께 진행하고 있는 연구가 있나

: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진단과 백신을 같이 연구하고 있다. 인플루엔자 연구도 8년째 같이 하고 있다. 사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종을 가리는 병원체는 아니지만 조류, 반려동물, 사람의 범용 백신까지 기술이전을 마쳤다. 정대균 박사님과 함께하는 연구는 거의 서브유닛 백신이다.

: 원래는 최근 함께 기술이전한 인플루엔자 범용백신도 주목할 만한 성과인데, 코로나19가 워낙 이슈다 보니 묻힌 감이 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 지 궁금하다

: 계획이 없다(웃음). 그만큼 만사를 제쳐 두고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있다. 임상1상에 진입하기 위해 요구되는 데이터가 어마어마하다.

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와도 연구 협력하고, 고려대와 생명연까지 풀가동하고 있다. 최대한 빨리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 돌입하는 것 말고는 다른 계획이 없다.

: 오늘(6/17) 토론회 주제처럼 감염병X다. 새로운 질병이 나오면 또 그 연구에 매진하는 거다. 계획이 없다기 보단 닥치기 전까지 뭐가 될 지 모른다는 쪽에 가깝다.

[인터뷰] `공동연구 10년, 코로나19 백신까지` 송대섭·정대균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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