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인 줄 알았던 코로나19 감염환자, 탐지견이 찾았다
프랑스 연구진, 탐지견 6마리 코로나19 감염 검체 구별 성공률 76~100%
폭발물 탐지견, 인명구조견 등 훈련된 탐지견들이 코로나19 감염 환자의 땀냄새를 구분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탐지견이 반복적으로 선택한 음성 샘플을 역추적하여 뒤늦게 양성 환자를 찾아낸 사례까지 있어 주목된다.
프랑스 파리 알포르트 국립수의대 도미니크 그랑장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10일 국제학술지 PLOS ONE에 발표했다.
개의 뛰어난 후각을 활용한 탐지견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공항만에서의 폭발물·마약 탐지, 인명구조부터 결장암·유방암·방광암 등 질병을 찾아내는 분야까지 확장되고 있다.
연구진은 사람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돼 생성된 대사산물이 땀으로 분비되고, 이를 탐지견이 구분해낼 수 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지난 5월부터 프랑스 파리와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파리와 베이루트의 병원에서 177명의 겨드랑이 땀 검체를 채취했다. 코로나19 유증상 감염환자 95명에서 양성 검체를, 병원 직원이나 다른 질환으로 입원한 환자 등 비감염 일반인 82명으로부터 음성 검체를 얻었다.
‘병원 냄새’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양성·음성 검체 모두 병원에서 채취하고, 탐지견에게는 같은 병원에서 얻은 검체만 적용했다.
탐지견으로는 폭발물 탐지견, 인명구조견, 결장암 탐지견으로 일하던 개 14마리를 선발했다. 이중 시험일 전 1~3주의 훈련을 마친 6마리가 검사에 임했다.
시험은 3~4개로 구성된 검체군 중 양성 검체를 구분하는 검사를 반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각 검체군은 1개의 양성 검체와 1~3개의 음성 혹은 가짜 검체로 구성됐다. 탐지견과 핸들러 모두 배치를 알지 못한 채 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탐지견이 코로나19 양성 검체를 구분하는데 성공한 비율(성공률)은 76%에서 100%로 확인됐다. 베이루트에서 연구에 참여한 결장암 탐지견 ‘벨라’와 ‘잭키’는 100%의 성공률을 보였다.
특히 시험과정에서 비감염 일반인에게서 채취된 검체 2개가 탐지견 2마리로부터 반복적으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해당 검체를 역추적해 다시 PCR검사를 실시한 결과, 두 명 모두 코로나19 양성으로 밝혀졌다.
병원이 놓치고 있던 숨겨진 코로나19 환자를 탐지견이 찾아낸 셈이다.
연구진은 “대규모 정밀검사를 실시하기 어려운 상황 등에서 사전 스크리닝을 위한 탐지견 활용이 가능할 수 있다”면서도 향후 코로나19 탐지견의 민감도·특이도를 산출할 수 있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탐지견을 완벽한 진단도구로 생각해선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연구진은 “진단검사를 준비하기 어려운 환경이거나 정확도를 담보하지 못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보조 수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