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논문·기사에서 쥐를 빼는 `장밋빛` 생략
HSI, 알츠하이머 논문 제목에 쥐(동물실험) 명시 안하면 보도·공유 늘어
쥐(마우스)를 실험동물로 활용한 알츠하이머 연구가 정작 논문 제목에는 ‘쥐’를 생략해야 언론 보도나 SNS 공유로 이어지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는 HSI 연구독성국 마시아 트리운폴 박사가 참여한 ‘쥐를 이용한 알츠하이머 논문, 제목에서는 왜 빠지나? (What’s not in the news headlines or titles of Alzheimer disease articles? #InMice)’를 인용해 이 같이 밝혔다.
연구진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마우스 모델 실험으로 알츠하이머를 연구해 오픈 액세스 저널에 실린 논문 623편을 조사했다. 이중 405편은 ‘쥐(mouse)’를 논문 제목에 명시한 반면 218편은 명시하지 않았다.
연구진이 웹 기반 보도 검색 플랫폼 Altmetric Explorer를 사용해 관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논문의 제목과 뉴스 기사의 제목이 연관성을 보였다.
논문 저자가 논문 제목에 쥐를 언급하지 않으면 뉴스 기사도 이를 따라 언급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보도 헤드라인에서는 동물실험 결과임을 언급하지 않고 알츠하이머 치료 가능성을 시사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해외 사례를 분석했지만, 국내의 알츠하이머 연구 관련 보도에서도 이 같은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HSI 측은 동물실험 결과를 사람에 적용하는데 한계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람에서의 치료 효과 기대를 부풀리는 보도에 우려를 표했다.
트리운폴 박사는 “알츠하이머병을 연구하기 위한 약 200 개의 동물 모델이 있지만 쥐 실험을 통해 발견된 잠재적인 치료법의 대부분은 사람에게서 효과를 나타내지 않는다”면서 “동물실험에서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된 후보 약물의 약 99.6%가 알츠하이머 환자에서 부작용이 보이거나 효과가 없는 것으로 분석된 연구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연구 결과를 신중하게 해석하여 동물실험의 결과와 사람의 연관성이 부족함을 대중이 알 수 있도록 보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국 HSI 서보라미 대표대행/정책국장은 “동물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사람 질병의 치료 가능성을 암시하는데 주의가 필요하다”며 “동물 모델이나 동물 유래 물질을 사용해 실험한 경우 이를 표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위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PLOS BIOLOGY(바로가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