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 역학 연구로 코로나19 방역정책 효과 확인한 경북대 수의미생물학교실
경북대 권정훈 교수, 코로나19 전장유전체 기반 국내 전파 양상 분석 연구결과 발표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권정훈(수의미생물학 실험실) 교수가 분자 역학 연구를 통해 국내 코로나19 방역정책의 효과를 검증했다.
질병관리청의 용역과제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Virus evolution’(인용지수: 7.989)에 9월 12일 자로 발표됐다(Genomic epidemiology reveals the reduction of the introduction and spread of SARS-CoV-2 after implementing control strategies in South Korea, 2020).
이번 연구는 코로나19의 무증상 전파로 역학 조사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러스 유전체 염기서열을 활용한 분자 역학을 이용해 국내 코로나19 발생 역학을 분석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논문은 해외 유래 바이러스의 국내유입 및 국내 바이러스 전파 억제에 있어서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국내 코로나19 방역정책의 효과에 대한 검증, 국내에 유행하고 있는 바이러스의 종류와 국내 지역 간 바이러스 전파 경로 분석, 국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부위 분석에 대한 결과를 담고 있다.
연구팀은 2020년 1월부터 12월까지 61769개의 확진 사례 중 2065개 전장유전체 염기서열 데이터 및 해당 염기서열의 발생시기, 발생지역 등의 정보를 활용하여 계통발생학적 분석 모델을 이용한 Phylogeography, Phylodynamic 연구를 진행했다.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및 사회적 거리두기,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입·전파 감소 효과”
“바이러스에 풍부한 경험 있는 수의학 연구자들의 역할 확대될 것”
연구결과, 검역 과정 중 발견된 대부분의 해외 유래 바이러스는 국내에 전파되지 않았으나 KR clade 1~4로 명명된 4개 clade의 국내 발생이 2주 이상 지속된 것이 확인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도입 이후 4개의 clade 모두 바이러스 집단의 크기와 일일 확진자 수가 감소했으며, KR. 2-4의 경우 관련 바이러스가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하향조정 후 KR. 1(B.1.497)의 바이러스 집단 크기가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후 재상향된 거리두기 단계의 결과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추가 데이터 분석이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해외 유래의 바이러스 중 4개의 clade만 국내에서 자리 잡은 이후 전파되는 양상을 보이다가 KR. 2-4는 사라지고 KR. 1만 살아남아 한국의 주요 clade가 됐다.
이는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 및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해외 바이러스 유입 및 국내 전파가 감소하였음을 나타낸다.
단, KR. 1의 전파가 지속되고 있는데, 이는 전파력을 높이는 Spike 단백질 내의 D614G 변이와 더불어 수도권 중심의 대규모 바이러스 확산이 요인으로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방역정책으로 인한 바이러스 전파 제어 효과가 확인됐지만, 바이러스의 유입이 완전히 차단되지 않았다는 것과 변이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준과 해외 입국자에 대한 강화된 모니터링 시스템과 개선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는 게 연구진의 판단이다.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권정훈 교수는 “해당 연구는 2020년에 한정된 연구로 Alpha, Delta 등 주요 변이주들이 국내에 유입되기 전 상황에 대한 분석 결과”라며 “변이주 출현 이후에는 국내 발생상황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고, 현재 지속적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엄청난 양의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하고 논문으로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어 실시간 정보를 얻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나, 이러한 역학 정보의 축적은 향후 대유행에 대한 좀 더 효과적인 대응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본 연구에 기존 조류 인플루엔자 분자 역학 분석에 활발히 이용되어 온 베이지안 통계 기반 유전자 분석 기법이 활용된 만큼, 원헬스 개념이 강조되고 있는 요즘 다양한 바이러스에 대한 풍부한 경험이 있는 수의학 연구자들의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김다원 기자 kimdawonxx@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