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진바이오의 반려동물 브랜드 ‘벳크로스’가 동물병원 전용 CBD 오일 ‘메디햄프’를 출시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아직 의료용 대마 ‘칸나비디올(Cannabidiol, CBD)’이 생소한 분들이 있을텐데요, 은진바이오 학술팀 수의사의 기고문을 통해 반려동물에서 ‘대마성분 CBD’ 적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총 2부).
[기고] 반려동물에서의 대마성분 CBD 적용: 연구결과 소개 / 벳크로스
[1부] 칸나비디올(CBD)의 약리기전과 안전성, 약동학적 특성
칸나비디올(Cannabidiol, CBD)은 대마(Cannabis sativa L)의 칸나비노이드 중 한 성분이다.
흔히 대마라 하면 마리화나, 환각작용을 연상하게 되는데 의료용 대마 햄프의 CBD 활성 성분은 환각, 향정신성 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etrahydrocannabinol, THC) 성분과 구분된다. 현재는 CBD의 효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장도 커지고 시각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의료용으로는 희귀 뇌전증 치료제로 FDA 승인받은 에피디올렉스(CBD성분)와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사티벡스(THC 및 CBD 복합성분)가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만성통증을 비롯하여 여러 분야에서 CBD의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Human studies에서 많은 연구가 나옴에 따라 수의계에서도 CBD 적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CBD 적용의 궁금증 해소에 도움을 주고자 임상시험을 비롯한 연구결과들을 소개한다.
Pharmacology and mechanisms of action
CBD는 체내의 ECS(endocannabinoid system)를 조절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ECS의 수용체인 CB1과 CB2는 각각 주로 중추신경계와 말초면역계에 존재한다. 특히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기전이 많이 연구되고 있는데, 아마도 오랫동안 향정신성 작용(Psychotropic effect)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Cannabinoid 성분 중 THC는 대표적인 향정신성 작용(Psychotropic effect)이 존재하지만 CBD는 그렇지 않다. THC는 GPCR(G protein coupled receptor)인 CB1, CB2 수용체에 대해 partial agonist로 작용하는 반면, CBD의 경우 약리적인 기전이 다소 복잡한데, 두 수용체에 대한 Affinity가 낮고 CB1 수용체에 대해 negative allosteric modulator로 작용하여 THC의 Potency와 Efficacy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Laprairie et al., 2015).
현재까지도 단백질 구조 연구를 통해 Binding site와 THC, Cannabinoid 수용체와의 상호작용에 대해 밝히고 있다.
CBD는 이 수용체뿐 아니라 다른 여러 molecular target을 조절하는 “multi drug” 이다( 5HT1A receptor, 이온채널 – Glycine receptors(GlyRs), TRPV1, TRPA1 and TPRM8, 핵내수용체 PPARs 등). 통증 경로를 비롯하여 60가지가 넘는 ‘multi target’에 작용하는 CBD의 약리적 복잡성(Pharmacological Complexity)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항우울, 항불안, 항염증 및 신경증상과 통증에 대한 CBD 작용과 효능을 이해하는데 첫 단추가 된다.
CBD의 약리적 작용기전에 관한 내용은 아래의 논문을 참고하였다.
Neuropsychopharmacology (2020) 45:229–230;
iScience 23, 101301, July 24, 2020
Front. Pharmacol., 13 November 2018
Br J Pharmacol. 2008 Jan; 153(2): 199–215.
Safety and Pharmacokinetics
CBD 사용을 고려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부분은 ‘안전성’과 체내에서 시간 경과에 따른 ‘약동학적 특성’이 아닐까 싶다. 약물투여 후 생체시료(혈액 등)에서 측정된 약물농도로 산출된 약동학 파라미터(PK parameter)는 투여용량 설정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반려동물인 개·고양이에서의 연구결과를 살펴보자.
AJVR 저널에 발표된 28일 동안 20마리의 비글의 무작위배정, 위약대조, 맹검으로 설계된 CBD 반복투여에 따른 안전성과 약동학적 평가결과 연구내용을 먼저 소개한다.
시험설계는 5그룹(n=4 dogs/group)으로 나누어 Placebo 그룹과 CBD dose group(1, 2, 4, 12mg/kg)에서 28일 동안 반복투여(PO, once daily)하였다. 신체검사, 혈액검사(CBC, Serum biochemistry) 및 요검사에서 임상적으로 주요한 소견이나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다. 가장 고농도인 12mg/kg 그룹에서 Gastrointestinal AE 소견으로 침흘림(Hypersalivation) 소견과 혈액검사에서 ALP 수치 상승(투여 시작 후 1주일 뒤)이 있었으나 치료가 필요하거나 경증(Mild) 이상의 부작용은 없었다. 무른변(loose feces) 증상의 경우에는 Placebo oil과 빈도 차이가 없는 거로 봐서 CBD 성분이 아닌 오일에 의한 증상이라고 볼 수 있다.
약동학적 분석은 비구획 방법(Noncompartment method)을 통해 기본적인 약동학 파라미터들을 산출해 분석하였다. 전신노출 정도를 의미하는 기본적인 파라미터인 AUC0-last; (혈장농도곡선하 면적) 결과에서는 1mg/kg 군보다 4mg/kg, 12mg/kg 군에서 유의미한 증가(P<0.01, by 4.7 to 7.8 fold)가 있었고, 2mg/kg 군과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를 보아 AUC0-last 값은 용량에 의존적(dose dependent)이라는 걸 알 수 있고 28일 동안의 반복투여는 초회 투여에 비해 유의미하게 증가한 총 전신노출(systemic exposure) 즉 장기간 반복투여 시 시간에 따른 평균 혈중농도도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최대혈장농도(the maximum plasma concentration, Cmax)도 용량 의존적으로 증가하는데 특히 첫 투여 시의 용량이 Cmax 값에 주요하게 영향을 미친다. 28일 반복투여 후 Cmax를 용량으로 보정한 값은 군마다 큰 차이가 없었다.
좀 더 장기간 연구로는 single dose(2mg/kg, PO BID)로 12주 동안 건강한 개(n=8)와 고양이(n=8) 개체에서 안전성 프로파일(profile)과 약동학 분석 결과가 있다.
개에서 CBD formulation이 오일이 아닌 소프트츄 형태(고양이는 CBD 함유 fish oil)로 다른점은 고려해야 한다. 최대 혈장농도 도달시간(Tmax)은 각각 1.4hr, 2.0hr로 개가 고양이보다 더 빨랐다. Cmax를 비롯한 다른 파라미터들도 종합해 해석해보면 고양이보다 개에서 CBD의 흡수가 더 빠르고 더 잘 일어난다. 하지만 반감기나 체류시간(median residence time, MRT)은 고양이가 개보다 더 길었다. 고양이에서 식물성 오일이 아닌 fish oil을 매개로 하였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는 어려운 점이 아쉽다.
개에서의 Dose-escalation에 대한 연구(CBD oil 용량 ~ 62mg/kg)에서도 큰 부작용이 없다는 점까지 종합해 볼 때 WHO Critical Review에서 보고된 CBD는 일반적으로 좋은 내약성(Tolerability)과 안전성(Safety Profile)을 가지고 비교적 낮은 독성(Toxicity)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개에서도 동일하게 입증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고문(1부)에서는 CBD의 효능(efficacy)보다, CBD의 기본적인 약리기전, 용량설정, 약물의 작용에 연관된 기본적인 약동학적 특성을 살펴보았다. 용량설정의 경우 동물의 나이, 질환의 종류와 Stage, 동반질환(Comorbidity), 현재 치료상태나 과거 노출된 약물에 대한 불응성 등 여러 가지 고려할 점이 많다. CBD 적용 시 고려해야 할 점과 용량 설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Am J Vet Res., 2021 May;82(5):405-416.
Front. Vet. Sci., 11 February 2020
Animals (Basel)., 2019 Oct 19;9(10):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