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의교육학회 남상섭 회장이 신임 집행부를 구성하고 주요 추진 과제를 제시했다.
수의학 교육 개선을 이끌어내기 위한 수의사 국가시험(이하 국시) 개편 방안 연구를 재개하는 한편, 학회가 중점적으로 연구해야 할 연구 주제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본지 서평으로 출발했던 수의대생 추천도서 선정 작업도 지속한다.
올해 국시 개편방향 후속 연구 재개
출제기준, 국시위원회, 실기시험 도입 등 모색
‘생각은 혁명적, 변화는 점진적’
수의교육학회는 2019년 대한수의사회 의뢰로 ‘수의사 국가시험 현황 분석 및 개편 필요성 조사’ 연구를 진행했다.
당시 연구에서는 과목별 출제동향 및 난이도 분석, 국시 응시자 및 교수진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현행 국시의 문제점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문제은행을 만들어 출제 경향을 표준화하고, 실기시험을 도입해 임상교육 개선을 유도해야 한다는 과제를 도출했다. 이를 위해서는 대한수의사회로 시험 주관 기관을 옮기고 관련 예산 확대, 수험료 현실화 등의 기반 마련 필요성도 지목했다.
곧장 후속연구를 진행해 개선방안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계획이었지만, 대한수의사회가 한국동물의료정책연구원 설립해 연구기능을 이전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늦어졌다.
남상섭 회장은 “국가시험 개편 후속 연구는 올해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구상 중인 연구방향을 내비쳤다.
우선 수의학교육 학습성과 연구결과를 국시 문항에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존의 국시가 그해 모집된 출제위원의 개별적인 출제에 달려 있다 보니, 해마다 출제 동향이 흔들리고 ‘지엽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나온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미 한국수의과대학협회(한수협) 교육위원회 연구진은 2019년 수의대 졸업생의 졸업역량을 ▲기본역량 ▲진료역량 ▲수의전문직업성역량으로 구분하고 이를 최종학습성과(TLO) 312개와 실행학습목표(ELO) 891개로 구체화했다.
국시 문항마다 어떤 최종학습성과의 실행학습목표를 묻는 것인지가 명확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시험 주관 기관을 수의사회로 옮기면서 국시위원회를 개편하는 방안도 이번 연구에 포함될 전망이다. 남상섭 회장은 “연구진은 국시 변화 방향을 제안할 뿐 실제 변화는 주관기관과 국시위원회가 결정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국시위원회 자체도 변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기시험 도입은 한수협 교육위원회 연구와 연계해야 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2020년 수의대생 학부생이 반드시 익혀야 할 임상실기 54개 항목을 선정했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매뉴얼 및 동영상을 제작하는 후속 연구가 준비 중이라는 것이다.
의과대학에서 실기시험을 치르는 OSCE 매뉴얼(기본임상술기지침)을 수의대에도 만드는 것이 해당 연구의 목표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구 성과에 따라 국시 변화가 추진될 수 있다.
남 회장은 “교육 개선에 대한 생각은 혁명적으로 해야 한다”면서도 “변화에 대한 거부감은 교수와 학생 모두에게 있는 만큼, 변화는 수용 가능한 범위에서 점진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수의교육학회 학술역량 높여야..자체 과제 발굴
수의대생 추천도서 50선 만든다
수의교육학회가 중점적으로 연구할 연구주제들을 발굴하는 것도 남상섭 회장의 핵심 추진사항 중 하나다.
별다른 예산 없이도 학회원들의 참여로 진행할 수 있는 과제는 물론, 외부 예산지원이 필요한 과제까지 포함해 목록으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교수진과 수의대생 모두의 의견을 수렴해 학회가 주도할 수 있는 연구를 찾겠다는 것이다.
남 회장은 “유급제도가 학습성과를 높이는데 효율적인지, 어떤 입학전형이 좋은 지 등의 연구는 각 대학의 데이터 협조만 있다면 큰 예산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본지 월간 기고를 통해 진행됐던 추천도서 서평은 올해 ‘50선’ 형태의 목록을 제시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기초, 임상 등 수의학 학업과 관련된 서적은 물론 전문직업성, 일반교양 등의 분야를 적절히 배분한다는 계획이다.
남 회장은 “학회 안팎에서 추천도서를 모집하고 추천사유, 수의대 학습과의 연관성 등을 검토해 목록을 선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수의대 교수 외에 관련 기관도 실행위원 참여
2022년도 수의교육학회는 회장 남상섭 교수(건국대)을 중심으로 정성목(충남대), 천명선(서울대) 교수와 정현진 엘랑코 코리아 대표가 부회장으로 집행부를 맡는다.
실행위원으로는 수의대 교수뿐만 아니라 대한수의사회, 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 동물보호단체, 언론사 등이 함께 참여한다.
남상섭 회장은 “수의학 교육 연구결과를 교육에 적용시키고, 궁극적으로 수의사 사회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수의교육학회의 설립 목적”이라며 “수의교육학회가 변화와 혁신만을 강조하는 역할을 하기보다는 관련 기관, 관계자들과 함께 수의학교육 발전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이끌어 내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