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진바이오의 반려동물 브랜드 ‘벳크로스’가 동물병원 전용 CBD 오일 ‘메디햄프’를 출시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아직 의료용 대마 ‘칸나비디올(Cannabidiol, CBD)’이 생소한 분들이 있을텐데요, 은진바이오 학술팀 수의사의 기고문을 통해 반려동물에서 ‘대마성분 CBD’ 적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총 2부).
[1부] 칸나비디올(CBD)의 약리기전과 안전성, 약동학적 특성에서 이어집니다.
[2부] 반려동물에서 칸나비디올(CBD)의 효과와 안전성
현재 사람에서 CBD의 임상적인 적용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뇌전증(epilepsy),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 치매 등 희귀난치성 뇌질환 분야이다. 뇌전증 환자에서는 경련을 줄이며 신경보호 효과를 통하여 다양한 신경퇴행성 질환에서 세포 손상을 막아주는 효과를 지니고 있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에서도 동일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 연구결과를 찾아보았다.
반려동물 중 개에서의 연구결과 및 임상 데이터를 위주로 소개한다.
Antiepileptic Action
아마도 CBD 오일에 대한 많은 관심은 발작 관리(seizure management)에 있는 것 같다. 2021 미국수의내과학회(ACVIM)에 개의 특발성 뇌전증(idiopathic epilepsy) 관리에 대한 10가지 비치료적 방법(nondrug therapies) 중 가장 높은 임팩트를 가진 방법의 하나로 CBD oil supplementation이 소개된 바 있다(표10 참조).
임상시험을 찾아보면 2019년 진행된 미국 콜로라도주립대에서 진행한 난치성 특발성 뇌전증(Idiopathic epilepsy)을 가진 개에게 12주 동안 항경련제에 추가로 CBD oil (2.5mg/kg, PO BID) 을 적용한 연구결과가 있다. 월 2회 이상, 최소 16주간 발작한 이력이 있으면서 기존 항경련제를 처치 중인 환자를 상대로 연구가 이루어졌다.
시험 전과 비교해볼 때 CBD그룹(n=12)이 Placebo 그룹(n=14)과 달리 유의미한 발작빈도 감소(median value, 33%)를 보였다. 임상시험 중 중도탈락(n=3) 한 개체를 제외한 CBD 그룹 9마리 중 2마리가 반응군(responder, 증상감소 >50%)으로 분류되었다. 비록 반응군의 수는 적지만 CBD 그룹에서 유의미한 발작빈도 감소는 고무적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CBD 그룹에서 혈중 CBD 농도에 따라 발작빈도가 감소하는 상관관계는 밝혀졌지만, 적은 반응군의 수는 2.5mg/kg (PO, BID)의 용량설정이 너무 낮아서 나온 가능성이 있으므로 용량설정을 위해 더 높은 용량의 CBD가 발작빈도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후속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
Drug-Drug interaction
CBD를 포함한 많은 약물이 간의 Cytochrome P450 (CYP) 효소에 의해 대사되기 때문에 CYP에 대한 작용이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D는 CYP 효소를 억제한다는 in vitro 결과가 있지만, 실제 임상적인 용량에서 어떤 생리적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다. 항경련제 중 페노바비탈은 간효소 CYP의 강력한 유도제(inducer)로 알려져 있고 다른 약과 함께 복용 시 주의해야 하는 대표적인 약물이다.
이와 관련하여 AJVR 저널에서 CBD와 Phenobarbital(PB) 사이의 약물 간 상호작용(Drug-Drug interaction) 연구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실험은 Phase 1 – CBD PK study, Phase 2- single dose CBD and PB, Phase 3- CBD and chronic PB 각각의 약동학적 관계를 보기 위해 3 phase로 진행하였다. 결과적으로 CBD와 PB 사이 유의한 약동학적 상호작용(PK interaction)이 발견되지 않았다. 각각의 용량과 기간은 아래 논문에서 확인할 수 있다.
Am J Vet Res. 2021 Nov 1;83(1):86-94.
Pain Management
대마성분의 CBD는 관절염 통증(Arthritic pain), 신경병성 통증(neuropathic pain), 암성통증(Cancer pain)을 비롯해 여러 만성 통증에 대한 효과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제약사의 관심 또한 크다. 작년 12월 화이자(Pfizer)가 아레나 제약(Arena Pharmaceuticals Inc.)을 약 67억 달러(약 8조원) 규모로 인수했는데 이 제약회사는 칸나비노이드 타입 치료제(Cannabinoid-type therapeutics)를 개발하여 IBS(irritable bowel syndrome) , IBD(Inflammatory bowel disease)에서 복부 내장통(visceral pain)을 경감시키는 후보물질로 임상시험 중에 있었다.
CBD도 비슷한 약리기전으로 통증경감 효과가 있다고 생각되는데 최근 오피오이드(Opioids, 마약성 진통제) 중독이 많은 문제가 되고 있어 CBD가 오피오이드 의존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Capano et al. 2020)가 나오면서 마약성 진통제의 대체재로 부상하고 있다.
그럼 개에서 골관절염 통증(OA pain)에 대한 CBD 연구결과를 살펴보자.
2020년 발표된 연구결과(Pain. 2020 Sep 1;161(9):2191-2202.)에서는 in vitro, 마우스 모델에서의 결과뿐 아니라 임상적 평가로 평균 20kg 이상의 골관절염(OA) 진단을 받아 보행과 삶의 질이 저하된 대형견(n=20)에서 4주 동안의 CBD를 무작위 배정하여 그룹별로 적용(Placebo, 20mg/day (0.5mg/kg) CBD, 50mg/day(1.2mg/kg) CBD, 20mg/day liposomal CBD)했을 때 Helsinki Chronic Pain index(HCPI) 결과를 scoring해 보여주었다(보호자, 수의사 평가).
그 결과 적용 30일에 50mg/day (1.2mg/kg) CBD 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통증 감소(**p<0.01)를 보였고 CBD 적용을 중단해도 Day45까지 유지됐다(Bioavailability를 높인 liposomal 20mg/kg 군도 동일). 수의사가 여러 운동능력을 평가했을 때도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50mg/day (1.2mg/kg) CBD를 한 달 동안 적용 시 골관절염 환자에서 삶의 질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개의 골관절염 통증에 대한 CBD의 효과를 알아본 다른 연구결과를 살펴보자(Front. Vet. Sci., 23 July 2018).
방사선학적 골관절염 소견을 보이며 통증과 파행을 보이는 개를 CBD oil(2 mg/kg BID) 과 placebo oil 군으로 구분해 4주간 적용하였다(모집된 22마리 중 16마리 분석). 적용하는 동안 NSAID계 약물 외에 다른 진통제는 적용하지 않았다. CBPI(canine brief pain inventory)와 Hudson activity score로 정량화한 결과를 보면 CBD oil군에서 통증 감소와 활력 증가가 나타났다. 논문의 Table2를 참고하면 각 개체의 OA localization 및 처치된 NSAID 이력을 참고할 수 있다.
기존의 루틴한 NSAID에 의한 관절염 통증 관리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고 위장관계 부작용이 심각하게 예상될 경우 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
장기간(long term) 결과는 아니지만, 용량적인 부분에서 PK study나 안전성에 대한 큰 부작용이 현재까지 나타나지 않았으므로 CBD oil이 통증 관리와 삶의 질 개선에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마성분 CBD에 대한 여러 우려나 불확실성이 있으나 관련 시장은 커지고 업계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대마특구를 지정해 대마에서 CBD를 원료의약품으로 제조 및 수출, 제품개발을 위한 안전성 유효성 실증 등 관련 산업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또한, CBD의 효용성과 안전성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인데, 반려동물인 개와 고양이에서의 연구결과도 점차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선 동물병원에서 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제한된 치료 옵션에서 고민될 때가 많은데 CBD에 대한 근거가 확립되어 CBD가 반려동물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긍정적인 선택지가 되기를 바란다.
J Vet Intern Med. 2021 May;35(3):1466-1479.
J Am Vet Med Assoc. 2019;254:1301-1308.
J Vet Intern Med. 2016;30(2):477–490.
Pain. 2020 Sep 1;161(9):2191-2202.
Front Vet Sci. 2018 Jul 23;5:1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