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인수공통감염병 큐열..사람·동물 감시체계 강화해야
2015년부터 증가세인데..정책 판단할 역학 데이터 부족
인수공통감염병인 큐열(Q Fever) 환자가 늘어나면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헬스 측면에서 사람-동물의 역학조사와 감시체계를 함께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주대 의대 허중연 교수와 농림축산검역본부 공동 연구진은 국내외 큐열 발생현황과 대응방향을 담은 논문을 대한의학회지(JKMS)에 5월 발표했다.
콕시엘라 부르네티균에 의해 발생하는 큐열은 사람과 다양한 동물에 감염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동물에서는 주로 소, 양, 염소에서 발생한다.
큐열에 걸린 사람은 일반적으로 발열, 근육통, 오한 등 비특이적인 증상을 보이지만, 5% 미만은 심내막염이나 혈관염이 발생하는 만성 감염 환자로 진행될 수 있다.
동물에서의 큐열은 무증상인 경우가 많지만, 암컷 동물에서는 임신말기 유·사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06년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된 큐열은 사람에서 연간 10건 내외로 확인되다가 2015년부터 환자가 늘기 시작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160건을 넘겨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0년부터는 다시 감소세를 보였지만 코로나19의 영향일 것으로 추정됐다.
동물에서도 국가가축방역통합시스템(KAHIS) 기준 2015년 14건에서 2021년 170건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큐열은 감염 동물의 분변이나 체액으로 배출된 균을 매개로 전파된다. 연구진은 “인수공통감염병이지만 역학조사를 통해 위험요인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신고된 큐열 사례 중 도축장 등 직업적으로 동물이나 축산물에 접촉한 것으로 파악된 경우는 24%에 그쳤다. 직업적 노출과 연관이 없더라도 동물 접촉 이력을 파악된 경우는 18.5%에 불과했다.
동물과 접촉이 파악된 경우에는 주로 염소(60%)와 젖소(32%)와 연결성을 보였다.
연구진은 사람에서의 인수공통감염병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동물에서의 발생을 억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큐열과 마찬가지로 인수공통감염병인 브루셀라의 경우 검사 의무화 및 양성축 살처분 정책을 펼치며 동물은 물론 사람에서의 감염증도 억제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다만 브루셀라와 달리 동물에서의 큐열 발생은 개체별로 구분해 조치하기 어렵고, 브루셀라만큼의 재원을 들여야 할지에 대한 판단근거가 아직 부족하다는 점을 함께 지목했다.
연구진은 “2015년 이후 사람과 동물에서 큐열이 늘어나고 있지만, 어떤 방역 조치를 취해야 할 지 결정하는데 필요한 역학 데이터가 부족하다”면서 큐열의 질병 부담을 가늠하기 위한 공동 역학조사와 감시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증상이 비특이적인데다 4~6주 간격의 혈청검사에 의존하다 보니 현재도 큐열이 과소진단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PCR 개발과 같은 진단법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도 지목했다.
연구진은 “큐열 발생을 통제하려면 원헬스 접근법이 필요하다”며 공중보건 및 동물보건 당국이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의사·수의사들의 질병 인식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