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듯 다르게’ 속도 내는 안과·내과·피부과 수의전문의

임상수의학회, 진료과별 한국·아시아 전문의 제도 현황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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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임상수의학회(회장 오태호)가 15일 대구 EXCO에서 열린 2023년 추계학술대회에서 전문의 제도 현황을 조명하는 특별 세션을 마련했다.

이날 세션에 따르면, 한국과 아시아 차원의 수의전문의(전문수의사) 제도는 진료과목별로 진행 상황에 편차가 있다. 대체로 안과·피부과가 앞서가고 내과, 외과 순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아시아수의전문의의 경우 피부과, 안과는 이미 수련·시험을 거친 정식 전문의를 여럿 선발했다.

반면 내과는 2017년부터 올해까지 4회에 걸쳐 인정전문의(de facto)를 선발하는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외과는 최근 들어서야 처음으로 인정전문의 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도 진료과목별 편차는 마찬가지다.

한국수의안과연구회는 2011년부터 ‘인증의’ 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했다. 설립전문의·인정전문의 선발에 이어 수련·시험을 거친 정식 전문의를 5명 배출했다.

한국수의내과전문의 과정도 지난해 첫 시험을 치렀다. 올해까지 5명이 시험을 통과해 한국수의내과전문의가 됐다.

반면 한국수의외과전문의는 아직 인정전문의 선발 단계에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날 임상수의학회는 비교적 속도를 내고 있는 안과, 내과, 피부과의 한국·아시아 수의전문의 제도 현황을 공유했다.

진료과목별 한국·아시아 수의전문의 진척도

유럽·미국전문의 권위자로부터 출발

임상·연구·학술교류 참여 요구

전문의 제도 도입의 형태는 대체로 유사했다.

외부선정위원회(external credential committee)나 그랜드 파더로 불리는 외부 전문가단이 설립전문의(founder) 혹은 초청전문의(invited)를 구성하는 것을 시작으로 인정전문의(de facto) 선정, 레지던트 과정 도입, 시험 실시로 이어진다.

외부선정위원회나 그랜드 파더로는 각 진료과별 유럽·미국수의전문의를 초빙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안과의 론 오프리 예루살렘대학 교수나 피부과의 피터 이어크 UC DAVIS 수의과대학 교수 등 해당 과목 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권위자가 포함되기도 했다.

수련과정에서 요구되는 역량은 크게 임상, 연구, 학술교류 참여다.

임상은 해당 진료과에서 실시해야 할 케이스 숫자를 제시하고, 이를 진료기록(case log)으로 증빙하도록 했다.

한국수의내과전문의는 3년간 2,000증례, 아시아수의피부과전문의는 초진500+재진750증례 이상, 한국수의안과인증의는 3년간 매년 초진 200개 이상 등으로 개수에는 차이를 보였다.

연구 역량도 최소한 1개 이상의 SCI급 논문을 제1저자나 교신저자로 발표할 것을 요구하는 점은 같았다. 다만 논문 개수나 케이스리포트 인정 여부, 공동저자 참여 논문 조건 등에서는 진료과목별로 차이를 보였다.

또한 각 진료과별로 주요 국내·국제학회에서의 꾸준한 발표 참여도 요구됐다.

아직 법적 근거 없는 학회 인증자격

동물의료개선 종합대책에 전문의 제도화 포함 전망

이처럼 국내 반려동물 임상에서도 내과, 안과, 외과 등이 전문의 제도를 이미 도입했거나 도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실험동물이나 병리학 등에도 이미 전문수의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의 제도에 대한 법적 근거는 없다. 각 진료과목별 전문가단체가 자체적으로 규칙을 정해 운영하는 형태다.

서강문 서울대 교수는 이날 “국내에서는 현재로선 전문의가 아닌 ‘인증의’ 명칭이 적합하다”면서 “향후 수 년 안에 전문의 제도를 수의사법에 반영하고, (학회별로) 기존에 출범한 제도를 어떻게 관리할 지가 논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임상현장에서는 보다 전문적인 동물진료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큰 만큼, 전문의 제도 도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것이다.

대학을 중심으로 한 교수진 그룹과 일선 동물병원 임상가 사이의 의견 충돌이 격화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농식품부가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 동물의료개선 종합대책에는 전문의 제도 도입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의 제도 도입 방향을 포함한 ‘반려동물 의료서비스 품질개선’ 연구용역도 함께 진행 중이다.

서경원 서울대 교수는 “당장보다 10년 이후의 미래를 보며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교육, 임상, 연구 등에 더 전문적 역량을 갖춘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기회로 전문의제도를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듯 다르게’ 속도 내는 안과·내과·피부과 수의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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