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묘 건강 문제 절반 이상, 수의사 검진·진료 안 받는 것으로 나타나
영국 브리스톨 대학교·로얄캐닌 공동으로 반려묘 2천여 마리 조사 결과
반려묘의 건강 문제 중 50% 이상이 수의사의 검진이나 진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펫푸드 브랜드 로얄캐닌과 영국 브리스톨대학교가 함께 조사한 결과다.
로얄캐닌은 반려묘의 정기적인 동물병원 방문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고양이 주치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브리스톨대학교, 마즈 펫케어(Mars Petcare) 자사 연구소 월썸(WALTHAM) 연구센터와 함께 반려묘 건강관리 실태를 분석했다.
이를 위해 2010년부터 2021년까지 9세 미만의 반려묘 2,181마리로부터 수집된 14,380개의 데이터를 분석했는데, 이는 영국에서 그동안 진행된 역대 최대 규모의 반려묘 데이터였다.
반려묘 건강 이상 발생해도 절반 이상이 수의사 진료 놓쳐
고양이, 구강 질환에 취약하지만 구강검진 받는 비율은 단 6.7%
이번 조사에 따르면 반려묘의 건강 문제 중 50% 이상이 수의사의 검진이나 진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아프거나 불편한 상태를 감추는 고양이의 습성으로 인해 보호자들이 눈에 띄는 심각한 질병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동물병원에 방문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양이의 가장 흔한 건강 이상 신호로는 식욕 변화, 음수량 증가, 구토, 설사 등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증상들은 일시적일 수도 있지만 심각한 질환을 나타내는 신호일 수 있다. 예컨대 음수량 증가는 고양이 갑상샘항진증과 같은 질병의 일반적인 증상 중 하나로, 해당 질병은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거나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조사 결과 9세 미만의 반려묘 중 6.7% 만이 구강검진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고양이 중 75%가 정기적인 구강 검진이 필요한 상태였음을 고려할 때 매우 낮은 수치다.
연구진은 “고양이는 특히 구강 질환에 취약한 동물”이라며 “구강질환은 큰 통증을 동반해 식사를 어렵게 함으로써 반려묘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고양이 보호자가 동물병원에 가지 않는 이유는 ‘스트레스’
그렇다면, 고양이 보호자는 왜 동물병원에 잘 가지 않을까?
조사에 따르면, 고양이 보호자가 동물병원에 방문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스트레스’였다. 25%의 반려묘 보호자가 “동물병원에 가는 것 자체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으며, 67%는 “동물병원에 가는 것이 편하고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면 더 자주 갈 것”이라고 전했다.
로얄캐닌코리아 곽영화 책임수의사는 “일상 속 고양이의 작은 변화가 질병의 시그널일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반려묘의 평소 루틴을 체크하고 변화를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동물병원을 주기적으로 방문함으로써 질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고, 수의사와의 상담으로 필요한 조언도 받을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한편, 로얄캐닌은 지난 2020년부터 질병을 숨기는 고양이의 습성을 알리고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과 정기적인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전하기 위해 ‘고양이 주치의 프로젝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보호자가 반려묘의 일상과 성장 일지를 매일 기록해 건강 상태를 세밀하게 살펴봄으로써 병원에 방문할 수 있도록 돕는 ‘마이 캣 다이어리’를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