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에 귀질환 내원 많은데..기본검사는 충실히 하나요?
한국수의임상피부학회 2023 콩그레스, 귀질환에 초점..참가자 실시간 설문 공유 눈길
귀질환은 동물병원에 내원하는 환축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일선 동물병원은 여전히 세포검사, 심부 귀 세척 등 검사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들이는 노력에 비해 청구할 수 있는 비용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지목됐다.
한국수의임상피부학회(회장 이기종)는 지난 26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2023년도 콩그레스를 개최했다. 150여명의 수의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귀질환에 초점을 맞췄다.
검이경부터 귀내시경, 세포검사, CT, MRI 등 다양한 검사법을 바탕으로 한 귀질환 접근법과 국소제제, 내과적 치료를 통합적으로 조명했다. 귀질환 환자들 중 수술이 필요한지 여부를 가르는 기준도 함께 다뤘다.
아울러 내이염을 동반한 수막척수염이나 난치성 중이염, 고양이 중이선암종에 의한 빌라렛 증후군 등의 증례발표도 이어졌다.
특히 건국대 강동재 수의사가 발표한 빌라렛 증후군 증례는 고양이에서 목정맥구멍(jugular foramen)과 혀밑신경관(hypoglossal canal)을 지나는 신경에 영향을 미치는 중이선암종에 의한 빌라렛 증후군을 최초로 보고한 것으로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veterinary Science에 최근 게재됐다.
검이경·세포검사 필요하지만..
‘노력 대비 청구비용 낮다’ 현실적 고민도
이날 콩그레스 강연에 나선 연자들은 귀질환은 성공적 관리를 위해선 다양한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세포검사나 검이경, 심부 귀 세척 등 귀질환 진단에 요구되는 진단검사를 얼마나 하는지, 하지 않는다면 이유는 무엇인지를 두고 참가자들에게 실시간 설문조사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
귀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세포검사나 검이경 검사를 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참가자들은 검사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 제대로 된 비용을 청구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검이경이나 세포검사의 실시여부를 두고서는 ‘한다’는 응답이 더 많긴 했지만, 고막까지 검사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대다수가 ‘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대부분 접근하기 쉬운 수직이도 위주로 확인하는데 그치는 셈이다.
수직이도와 수평이도, 고막까지 평가하고 치료하기 위한 심부 귀 세척(deep ear flushing)에 대해서는 ‘해본 적 없다’거나 ‘거의 안 한다’는 응답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그 이유로는 심부 귀 세척에 요구되는 진정·마취에 대한 부담과 비용 문제는 물론 ‘정확한 방법을 모른다’는 응답도 나왔다.
이날 조사에서 내원 환자들 중 피부·귀질환 환자 비율이 높다는 응답이 대다수를 차지한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한국수의임상피부학회 관계자는 “실시간 설문을 통해 일선 동물병원에 피부·귀질환 환자 비율이 높은데도 진단·치료에 필수적인 검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을 확인했다”면서 “자유로운 질문에 여러 강사가 지식과 경험을 함께 공유하는 질의응답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한국수의임상피부학회는 온라인 피부학 교육 프로그램을 모두 수강한 수의사들에게 수료증을 수여했다.
올해 처음 도입된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은 총 10개 모듈로 구성돼 5월부터 5개월간 40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피부질환으로 내원한 동물환자에게 실시하는 문진과 각종 피부검사부터 다빈도 피부질환의 진단·치료를 총망라했다.
이기종 한국수의임상피부학회장에게는 대한수의사회장 표창이 수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