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 식이섬유, 반려견 장내미생물총 개선한다..프리바이오틱스 가능성 시사
서울대 수의대 조성범 교수 연구팀, 홍삼 식이섬유 개 장내미생물총 조절 효능 연구 발표
서울대 수의대 조성범 교수 연구팀(수의통합의학연구센터)이 홍삼 식이섬유가 개의 장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반려견 40마리를 대상으로 실시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변화 연구에서 홍삼 식이섬유를 급여한 개들의 장내미생물총 다양성이 증가하고 유익균이 많아졌다.
이번 연구(Red Ginseng Dietary Fiber Shows Prebiotic Potential by Modulating Gut Microbiota in Dogs)는 미국미생물학회에서 출판하는 국제학술지 Microbiology Spectrum에 게재됐다.
홍삼은 사람에서 대표적인 건강기능식품이다. 사포닌 등의 성분이 항염증, 항산화 작용으로 건강에 도움을 준다. 홍삼에 함유된 성분들이 사람의 대사·면역을 개선하는데 유익하다는 점을 지목한 연구도 여럿이다.
반면 개에서는 홍삼 식이섬유가 장내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에 미치는 영향은 연구된 바 없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은 숙주의 대사, 면역반응, 병원체 저항성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연구진은 “개는 사람과 생활환경을 공유하며, 장내미생물도 비슷하게 형성된다”며 반려견에서의 연구가 사람에서도 중개의학적인 가치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구진은 홍삼 식이섬유가 반려견의 장내미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이를 위해 장내미생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항생제 사용, 체중, 임신, 건강이상 등의 요인을 배제한 건강한 반려견을 모집했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동물병원 김민수 교수 연구팀에서 반려견들의 정밀 건강검진을 통해 임상적으로 건강한 반려견 40마리를 선발했다.
통제된 환경에서 기르는 실험견 대신 일반 가정에서 기르는 반려견을 대상으로 하여 연구결과의 현장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높였다.
연구진은 선발된 반려견들을 무작위로 저용량, 고용량, 대조군으로 나눈 후 각각 8주동안 홍삼 식이섬유를 기존 사료와 함께 급여했다.
급여 4주후 및 8주후 분변샘플을 대상으로 16s rRNA 유전자 분석을 실시해 장내미생물 군집의 변화를 확인했다.
그 결과 저용량군과 고용량군에서 장내미생물총의 다양성을 나타내는 알파 다양성(alpha diversity)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미생물의 변화 양상을 분석한 결과 사르시나(Sarcina) 등 단쇄지방산을 생성하는 미생물이 유의하게 증가한 반면 헬리코박터(Helicobacter)와 같은 병원체는 감소하였다.
연구진은 “미생물총의 다양성이 증가하고 단쇄지방산 생성 미생물이 늘면 병원체에 대한 저항도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장내미생물총의 다양성 증가와 구성 변화, 장내미생물 상호작용 증가 등이 숙주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홍삼 식이섬유가 개의 장건강을 개선하는 프리바이오틱스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 소형견만 포함됐다는 점과 8주로 관찰기간이 제한된 점은 한계로 제시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건강한 반려견에서 홍삼 식이섬유의 프리바이오틱스 가능성을 제시한 만큼 추후 장내미생물 불균형(dysbiosis)이나 질병 상태에 있는 반려견에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Microbiology Spectrum’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