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감염병 대유행은 또 온다..미리 대비해야

한림원탁토론회, 다음 대유행 위험·대비 과제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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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19일 한림원회관 성영철홀에서 ‘코로나보다 더 큰 위협이 올 수 있다, 어떻게 할까?’를 주제로 제221회 한림원탁토론회를 개최했다.

코로나19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새로운 감염병 대유행(pandemic) 위험은 끝나지 않았다. 곧 찾아올 새 대유행에 대비하기 위해 연구·의료역량을 확보하고 글로벌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백신 개발이나 관련 연구를 더욱 강화하는 선진국과 달리 국내는 감염병 연구를 포함한 R&D 예산이 오히려 삭감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염병 대유행, 주기 짧아지고 피해는 커진다

코로나19 출현 전 中 박쥐 유래 코로나로 돼지 집단폐사..원헬스 감시 강조

세계보건기구(WHO)는 2018년 신종감염병의 유행주기가 짧아지고 피해 규모가 커지는 양상에 주목하며 신종 혹은 재출현 가능성이 있는 미지의 감염병을 ‘감염병 X’로 지칭했다. 이 같은 우려는 1년 후 코로나19로 현실화됐다.

이날 발제에 나선 송대섭 서울대 교수는 코로나19 다음으로 인류를 위협할 ‘감염병 X’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를 주목했다.

송 교수는 “기존에도 다양한 포유류에 AI가 전파된 사례가 있지만, 2021년부터는 감염 빈도도 늘고 전파되면 떼죽음이 일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새로운 감염병 X가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내는 셈”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 한복판에서 고병원성 AI에 감염돼 죽은 고양이 사례가 포착됐고, 남미 등지에서 해양 포유류의 감염 집단폐사가 이어지고 있다.

송 교수는 “이제는 인체감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라며 “감염병 X의 전주곡은 굉장히 다양하게 나타난다. 원헬스 기반으로 다학제적,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6년 우한과 인접한 중국 남부에서 박쥐로부터 전파된 코로나바이러스로 돼지가 집단 폐사한 사례가 보고됐는데, 코로나19의 사태를 대비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모두가 안전하기까지 아무도 안전하지 않다’

감염병 연구 예산 감축 문제 지적도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경험이 다음 대유행을 대비하는 귀중한 자산이라고 입을 모았다.

나운성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는 코로나19 당시에도 강조됐던 손씻기, 마스크 착용, 환기시스템 등 기본적인 수칙이 바이러스 전파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고 지목했다.

신의철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교수와 이재면 연세대 의대 교수는 신속한 백신개발을 핵심 과제로 들었다.

코로나19 mRNA백신이 350일만에 상용화되는 전례없는 성과를 거뒀지만, 다음 대유행의 피해를 줄이려면 100일 이내에 백신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면 교수는 “350일 동안 여러 변이가 발생하면서 백신으로는 확산을 막을 수 없었다. 선진국 위주로 먼저 공급되면서 백신 없는 지역에서는 계속 감염과 돌연변이가 생기고 다시 백신접종지역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우리만 살겠다고 먼저 백신을 맞아봐야 소용없다. 평등하게 모든 나라가 백신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모두가 안전하기까지 아무도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임상시험 인프라, 백신 제조·검증 능력을 갖추면서 적극적인 감시·연구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미 질병관리청 위기대응총괄과장은 지난해 마련한 신종감염병 대유행 대비 중장기 전략을 중심으로 대응역량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유행 100일 이내에 백신 등 주요 대응수단을 확보하고, 일 확진자 100만명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김유미 과장은 “100일내 대응수단 확보를 위해 백신플랫폼 기술 연구지원 등 앞단의 준비를 계속하겠다”며 “코로나 초반 700개였던 중증병상을 3,500개까지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최근 줄어든 R&D예산 문제에 대한 지적도 거듭됐다.

일본도 중국도 자체 개발한 코로나백신도 한국에서는 아직인데다, 선진국들이 관련 과학기술예산을 늘리는 와중에 국내 감염병 대상 연구는 오히려 크게 삭감됐다는 것이다.

송대섭 교수는 “단순히 연구비가 줄었다는 단편적 지적이 아니라 향후 대응전략에 대한 폭넓은 숙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한호재 서울대 교수는 “이번 토론회가 코로나 엔데믹 이후 새로운 팬데믹을 대비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신종감염병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실현하는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코로나19 이후 감염병 대유행은 또 온다..미리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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