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집단 발병 고양이 칼리시바이러스 감염증, 증상과 폐사율은 어땠을까

웨스턴동물의료센터 연구진, 2018년 FCV-VSD 발병 사례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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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턴동물의료센터가 고병원성 고양이 칼리시바이러스 전신감염증(FCV-VSD)의 원내 집단발병 대응 경험을 공유했다.

2018년 6개월간 두 차례에 걸쳐 내원 환묘 18마리가 FCV-VSD로 확진되거나 의심됐다. 두 차례 병원을 폐쇄·소독한 끝에 추가 피해를 막았지만, 이들 환묘의 폐사율은 72.2%로 매우 높았다.

연구진(제1저자 박정훈 웨스턴동물의료센터 내과원장)은 이들 환묘의 의무기록을 분석한 논문을 대한수의학회 국제학술지 Journal of Veterinary Science(JVS)에 25일 발표했다.

고양이 칼리시바이러스는 고양이에서 상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전염병 원인체들 중 하나다. 주로 기침이나 호흡곤란, 결막염 등 가벼운 증상에 그치지만 심하면 중증의 폐렴이나 파행, 장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FCV-VSD는 고병원성의 칼리시바이러스 균주로 인해 발생하는 중증 전신 질환이다. 일반적인 칼리시바이러스 감염증과 달리 발열, 안면 또는 사지의 부종, 궤양성 피부염, 황달 등 특징적인 증상을 보인다.

FCV-VSD에 이환된 환묘는 각종 분비물에 바이러스를 배출하여 전염원이 될 수 있다. 연구진은 “아시아에서 병원내 FCV-VSD의 집단 발생에 대한 보고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웨스턴동물의료센터에서 포착된 원내감염은 2018년 3~5월, 8~9월 두 차례 발생했다. 고양이 입원 병동에서 갑자기 원인미상의 발열, 황달, 피부 부종을 보이다 수일 내 사망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원인 규명을 위한 노력 끝에 고병원성 칼리시바이러스를 찾아낼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 기간 동안 발열, 부종, 궤양성피부염, 황달 등 특징적인 증상을 보인 환묘 18마리의 의무기록을 분석했다.

기존 환자에 대한 노출 이력과 함께 특징적인 임상증상이 있으면서, 팝애니랩에 의뢰한 시료의 RT-qPCR검사에서 FCV 양성반응을 보인 경우를 ‘확진(confirmed)’으로 분류했다. RT-qPCR이 음성이거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미처 검사하지 못한 경우를 의심(suspected)으로 구분했다.

1차 발생은 2018년 3월 환묘1이 입원하며 시작되어 2달여간 12마리의 환묘로 불어났다. 결국 5월 중순 일주일간 병원을 폐쇄하고 여러 차례 소독하면서 추가 환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8월 환묘13이 내원하며 2차 발생이 시작됐다. 확진된 환묘 5마리와 의심된 환묘 1마리로 이어지자 9월에 2주간 병원을 다시 폐쇄하고 소독을 실시해 확산고리를 끊었다.

대다수의 환묘가 식욕부진, 무기력, 발열 등 비특이적 증상을 보이는 가운데 안면부종(6마리), 사지부종(13마리)이 관찰됐다. 궤양성 피부염(6마리)도 특징적이었다. 2차에 걸친 환묘 18마리 중 13마리가 결국 폐사해 높은 폐사율(72.2%)을 보였다.

각각 다른 FCV-VSD 환묘에서 관찰된 안면부종(A), 다리부종(B), 궤양성 피부병변(C)
(Park J et al. Outbreaks of nosocomial feline calicivirus-associated virulent systemic disease in Korea. J Vet Sci. 2024 Jun;25(4):e51.)

연구진이 분석한 의무기록 상에서는 FCV-VSD 환묘의 폐사와 나이, 기저질환 등 관련 위험요인 간의 뚜렷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혈액검사상으로는 염증으로 인한 SAA의 증가가 모든 환묘에서 확인됐다. 고빌리루빈혈증도 흔히 관찰됐지만 황달이 확인된 환묘는 3마리에 불과했다. 폐사율이 높다 보니 황달로 진행되기 전에 폐사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사례에서 피부 검체의 FCV 검출률이 구강·후두 검체보다 높았다. 연구진은 “위음성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여러 경로로 샘플링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일부 환묘에는 재조합 인터페론 제제가 효과를 보였다. 버바젠 오메가를 투약한 환묘 5마리 중 3마리가 생존했지만, 투약하지 않은 13마리 중에는 2마리만 생존했다. 연구진은 “고병원성 FCV에 대한 인터페론 제제의 임상효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웨스턴동물의료센터에서는 이번 논문에 보고한 사례 이후 수 년간 추가적인 FCV-VSD 발생은 없었다.

박정훈 원장은 “고양이 환자에서 원인불명의 발열, SAA 수치증가, 얼굴이나 사지 등의 피부 부종을 보이는 경우 고병원성 칼리시바이러스를 의심할 수 있다”면서 “고병원성과 일반 칼리시바이러스는 PCR 검사로 구별할 수 없다. 고병원성 칼리시바이러스로 인한 전신 증상의 유무가 진단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고병원성 칼리시바이러스의 전염성은 변이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 “전파를 막기 위해서는 입원 병동 폐쇄와 바이러스에 대한 소독이 가장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집단 발병 고양이 칼리시바이러스 감염증, 증상과 폐사율은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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