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치료에 면역항암까지..정밀의료 항암 발전 쫓는 수의종양의학

한국수의종양의학연구회 컨퍼런스, 규모·내실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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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의학에서 항암은 첨단을 달린다.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 개발로 이어지며 환자 개인에 맞춘 정밀의료로 나아가고 있다.

수의 분야도 쫓고 있다. 한국수의종양의학연구회(KVOS, 회장 서경원)가 1일(일) 대웅제약 베어홀에서 개최한 제2회 컨퍼런스에서 사람의 항암 연구 발전을 조명하면서 수의 분야의 최신 동향을 소개했다.

국립암센터 최원영 교수가 사람 항암 연구의 발전사를 조명하며 컨퍼런스의 문을 열었다

이날 컨퍼런스의 문은 암을 치료하는 의사가 열었다. 첫 연자로 나선 국립암센터 최원영 교수는 사람 암 치료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전반적으로 소개했다.

전통적인 화학요법부터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 항체약물결합체(ADC), 암백신까지 항암제 발전의 역사와 최근 연구동향을 각각 대표적인 약제의 개발과정을 중심으로 설명해 이해를 도왔다.

각종 종양 관련 유전자 돌연변이를 바이오마커로 삼은 환자맞춤형 정밀의료의 발전상에 초점을 맞췄다.

최 교수는 “환자의 유전자를 분석해서 주요 돌연변이를 찾아 치료에 반영하는 것은 대형병원에선 이미 일상적”이라며 “각각의 돌연변이를 보유한 종양의 비율이 낮더라도, 관련 연구가 늘어나면 (맞춤형 치료가) 가능한 환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 연자로 나선 류성룡 24시스탠다드동물의료센터 부원장은 지난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4 세계수의종양학회(WVCC)의 최신 지견을 전했다.

CAR-T 세포치료제, Lapatinib 등 최 교수가 소개한 대표적인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가 반려동물 환자에도 적용되어 WVCC에서 소개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사람의료만큼 여러 국가에 걸친 대규모 임상이 진행되지는 않더라도 항암 치료 발전의 주요 성과를 부지런히 받아들이고 있는 셈이다.

건국대 수의대 KU동물암센터장 윤경아 교수는 정밀의료에 기반한 항암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환자유래 종양세포 및 액체생검을 통한 실험검사 활용을 조명했다.

윤 교수는 “개는 사람과 조직병리, 유전적 특성을 상당 부분 공유한다. 분자생물학적 표적이 같다면 (사람의) 표적치료제 등을 도입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개체별 유전 정보를 토대로 치료전략을 세우고 조정해 가려면 환자 검체를 통한 모니터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발전상은 같은 장소에서 1주일 전 열린 벳아너스 증례교류회(CES)에서도 주목됐다.

반려견의 방광에서 다발하는 이행세포암종(TCC)에 대한 치료법을 논한 패널토론 가운데 종양 바이오마커 유전자 검사나 면역항암제 등의 활용까지 함께 고민했다. 국내 수의 분야에서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방사선 치료나 인터벤션까지 더하면 옵션은 더욱 늘어난다.

이처럼 수의종양의학연구회가 사람 정밀의료 항암의 발전 성과를 수의 임상에 도입하려는 노력을 조명했지만, 실제 환경은 아직 열악하다. 수의사가 쓰고 싶은 약을 원활하게 구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한번 만들어 쓰는데 수 억원이 드는 첨단 면역항암제까지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이미 동물용으로 나와 있는 항암제조차 구하기 어렵다. 해외에서 허가됐지만 국내에는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토세라닙(toceranib) 제제가 대표적이다.

이날 후원사로 참여한 임프리메드는 약물 감수성 검사와 환자 정보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항암제를 추천해주는 정밀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환자에 따라 가장 적합한 것으로 추천된 항암제가 미국에선 흔한 데도 국내에는 없는 경우마저 있다.

이날 컨퍼런스에 참여한 일선 동물병원장은 “반려동물 암환자를 진료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약(항암제)을 못 구하는 것”이라며 “미국을 방문하는 분께 약을 구해와 달라며 보따리 장수 역할을 부탁할 수밖에 없는데, 법적인 문제도 있고 그 마저도 콜드체인이 요구되는 제제라면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수의종양의학연구회 컨퍼런스는 지난해 11월 열린 창립총회에 이어 두 번째다. 2회차만에 참가자가 2배로 늘었고, 후원사도 많아졌다.

첫 컨퍼런스에 이어 후원을 이어간 신교무역은 반려동물 종양 영양보조제 후코아이(FUCO I)를 소개했다.

포도테라퓨틱스는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국내 최초 동물용 항암제 선별 서비스 폴라리스펫(Polaris-PET)을 선보였다. 환자의 종양세포를 보내면 3D 오가노이드로 배양한 후 각종 항암제의 감수성을 시험하는 방식이다.

포도테라퓨틱스 측은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뿐만 아니라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까지 포함한 다양한 항암제들 중 환자에 가장 적합한 항암제를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수의종양의학연구회 서경원 회장은 “사람에서 진행되고 있는 항암 연구의 개념은 동물에도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표적치료제는 물론 면역항암제나 암백신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며 연구회가 수의종양의학 최신 지견을 공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표적치료에 면역항암까지..정밀의료 항암 발전 쫓는 수의종양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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