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세계수의피부학회 WCVD 2024 참관기:신은서·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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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0회차를 맞이한 수의피부과학 분야 최대 국제학술대회인 세계수의피부학회 (World Congress of Veterinary Dermatology, 이하 WCVD)가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7월 25일부터 29일까지 5일간 열렸다.

WCVD는 4년마다 세계수의피부과협회(WAVD)를 중심으로 전세계 수의사와 피부 전문가들이 모여 최신 연구와 치료법을 공유하는 학술대회다.

1989년 프랑스 디종(Dijon)에서 처음 개최된 이래 전세계 여러 도시를 순회하면서 각국의 수의피부 전문가들이 모여 지식과 경험을 교류하고 협력하는 중요한 장으로 자리잡았다.

4년 전 열린 직전 대회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으로 대체되었던 만큼, 8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된 이번 학회에서는 70여개 국가에서 2000명이 넘는 수의사들이 모였다.

특히 한국이 국가별 참가자 집계에서 TOP 10에 들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수의사들이 학회에 큰 관심을 갖고 참가했다. 서울대학교 수의피부과학 교실의 일원으로 대학원 1년차에 큰 학회에 참석할 수 있게 되어 더 뜻깊고 귀중한 시간이었다.

본격적인 학회 시작에 앞서 첫째 날 저녁에는 Meet & Greet 행사가 열렸다. 수의피부과학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세계 각국의 수의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자유롭게 대화하고 다과를 즐기며 화합과 교류의 시간을 보냈다.

심포지엄에서는 Zoetis, Elanco, Virbac, Farmina, Vetoquinol, Nextmune 등 업계의 대표적 기업들이 주최한 강연이 이어졌다.

특히 최근 알러지 진단의 도구로서 각광받고 있는  Molecular allergology를 활용한 PAX (Pet-Allergy-Xplorer)에 대한 Thierry Olivry 교수님의 강연이 인상깊었다.

현재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혈청 특이적 IgE 검사보다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인 방법으로, 빠른 시일내에 국내 도입을 기대해 볼 수 있었다.

셋째 날부터 본격적인 학회 강의가 시작됐다. 3일간 워크샵을 포함하여 Advance in investigative dermatology, Frontiers of clinical pathology, Primary care continuing education, focus on feline, focus on equine 등 다양한 분야의 주제를 망라했다.

특히 마지막날 진행된 Ralf Mueller 교수님의 LLLT(Low level laser therapy), cold plasma & cryotherapy 강의가 흥미로웠다. 각 치료법의 특징과 효과를 소개했는데, 그중 현재 서울대 동물병원에서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저온 대기 마이크로파 플라스마(cold atmospheric microwave plasma)에 관한 내용이 인상깊었다.

서울대 수의피부과학교실 선배들의 논문이 여러차례 인용되어 소개되는 것을 보고 반가움과 함께 자부심을 느꼈다.

프로바이오틱스, 외용제, 알러지 검사, 식이 요법 등 여러 주제에 대한 워크샵도 진행되었다. 일반 강의와 달리 20명 내외의 소수가 모여 해당 주제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적극적으로 토론하는 자리였다. 난치 환자 케이스에 대해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치료방법을 논의하며 다양한 시야로 의견을 나눠볼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다.

서울대학교 동물병원은 2013년 아시아수의피부과전문의 수련병원으로 지정됐다. 현재까지 세 분의 수의피부학교실 선배님들께서 전문의 자격증을 획득하신 바 있다.

아시아수의피부과전문의인 건국대 현재은 교수님, 강정훈 오리진동물피부과병원장님, 강영훈 박사님과 함께 현재 레지던트 과정을 밟고 계신 김민선 선배님까지 이번 학회에 함께 참석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아시아수의피부과협회(AiCVD)를 소개하는 부스를 운영하기도 하였다.

아시아수의피부과협회(AiCVD)는 세계수의피부과협회(WAVD)에 소속된 아시아 지역의 수의피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단체로, 수의피부과학 분야의 협력과 발전을 이루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강의와 강의 사이에는 여러 회사의 신제품을 소개하는 부스와 수의피부과학 관련 최신 연구를 소개하는 포스터 공간을 구경할 수 있었다. 서울대 수의피부과학교실에서는 3개의 포스터 발표를 진행했다.

Staphylococcus pseudintermedius의 메티실린 저항성을 확인하기 위한 새로운 검사법(PBP2a LAT) ▲chlorhexidine digluconate가 낮은 농도에서도 Staphylococcus의 병원성 여부와 상관 없이 억제·사멸 효과를 보인다는 내용 ▲ alopecia X 환자에게 에센셜 오일과 경구 아연 보조제를 병용하였을 때 털 재생 및 피부 보습에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이외에도 아포퀠과 사이토포인트 출시 후 보호자들의 소양감에 대한 인식 변화를 나타낸 포스터, 다이오드 레이저를 통한 고양이 귀지샘종 및 중이염 치료 사례를 소개한 포스터 등 다양한 연구와 케이스를 접할 수 있어 유익했다.

학회 일정을 하루 남긴 저녁, WCVD에 참석한 수의사들을 위한 특별한 파티가 준비되었다.

“A Night at the Library” 행사는 1848년 설립돼 미국 3대 도서관으로도 알려진 보스턴 공공도서관에서 열렸다. 며칠 간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던 세계 각국의 수의사들과 기억에 오래 남을 화합의 시간을 보냈다.

파티가 있기 전 평상시의 도서관을 관광 목적으로 방문한 적도 있었다. 영화에 나올 법한 배경의 도서관은 며칠 간의 학회 일정에 의한 피로감을 씻어 내기에 충분히 매혹적이었다.

지난 5월 서울대학교 수의피부과 클리닉에 방문하여 많은 조언을 주시기도 했던 Eric Chong(미국 조지아주립대학 수의피부 레지던트) 수의사님의 소개를 통해 Frane Banovic 교수님, Ben Tham 교수님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오고 가는 비행 시간만 30시간가량 걸리는 먼 타지에서의 학회는 피부학을 전공하는 수의사로서 정말 큰 도움이 되었고 앞으로도 잊지 못할 경험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멋진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교수님, 선배님들, 그리고 오랜 기간 병원을 비움에도 배려해주신 본교 동물병원 직원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서울대학교 수의피부과학교실 구성원의 소감문과 함께 참관기 글을 마무리한다.

김민선 (박사과정)

수의피부학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가진 전세계 수의사들 및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교류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였습니다. 4년 전 COVID-19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열린 WCVD 도 충분히 인상깊었는데, 대면으로 열리는 컨퍼런스만이 가질 수 있는 생생한 현장감은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평소에 자주 접하는 진료 분야뿐 아니라 Equine, Exotic 분야까지 다채로운 강의와 연구 발표, 기업 및 전문의 부스, 매일 저녁 소셜 미팅으로 하루하루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Wetlab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었으며, 저는 관심있던 Laser Wetlab 에 신청해서 참석했는데 평소 황철용 교수님 피부과 클리닉에서도 Laser 시술을 활발하게 하다 보니 Wetlab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고 미국수의피부전문의의 생생한 경험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4년 뒤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릴 예정인 WCVD도 벌써부터 매우 기대되며, 그 때에도 올해처럼 국내의 많은 선생님들과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강소윤 (박사과정)

그동안 여러 교과서와 논문의 저자로 익히 알고 있던 세계의 저명한 피부학자들을 직접 만나고 강의도 들을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여러 질환의 임상적 접근, 최신 연구 동향 등 국제적인 관점은 어떠한 지 배우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국내에서는 많이 경험해보지 못한 질환이나 치료적 접근 등에 관해 활발히 논의하는 모습을 보며, 더 열심히 배우고 정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세계적으로 공유되고 있는 피부학적 동향이, 대부분 지금까지 교수님께 배우고 실행해온 것과 궤를 같이한다는 점을 느껴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오후까지 이어지는 프로그램으로 꽉찬 일정이었지만, 보스턴의 화창한 날씨와 여유로운 분위기 덕에 즐겁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류지혜 (석사과정)

세계적인 수의피부학회에 참가하여, 여러 국가에서 온 다양한 경험을 가진 수의사들과 피부학에 대해 토론하고 교류하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다른 나라의 수의피부 임상을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었고 시야를 넓힐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박진오 (석사과정)

전세계 수의피부과학 교수 및 전문의들과 교류하며 최신 연구와 치료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한편 우리 서울대학교 수의피부과학교실이 세계적인 수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학회에서 얻은 지식을 통해 더 나은 진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신은서 (석사과정)

수의피부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 나누고 교류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최근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다양한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강의를 듣고, 진단 및 치료방법에 대해서 배우며 시야를 넓힐 수 있었습니다. 대학원 1년차 시기에 이러한 큰 학회에 참석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가지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 만큼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하고 진료에 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주영 (석사과정)

8년만에 열린 WCVD를 대학원 재학 동안에 갈 수 있어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공부해야 할 것들이 정말 많다고 느꼈고, 각국의 수의사님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며 지치지 않고 공부하여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기고] 세계수의피부학회 WCVD 2024 참관기:신은서·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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