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수컨퍼런스에서 소개된 마취 체크리스트와 영상진단 키포인트
경북대 장민, 서울대 최지혜, 건국대 김재환, 전북대 윤학영 교수 강의
2024년 추계 서울수의임상컨퍼런스가 9월 28일(토)~29일(일) 이틀간 세종대학교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됐다.
첫째 날인 28일(토) 장민 교수(경북대 수의대 마취통증의학·응급중환자의학)가 ‘안전한 전신마취를 위한 체크리스트’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장 교수는 마취유도 전, 수술 전, 수술 후 회복 3 파트로 나누어 순서대로 체크리스트를 소개했다.
장 교수는 중성화수술과 같은 간단한 수술이나 진정을 진행할 때도 IV 라인을 잡아서 응급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경북대동물병원에서는 CVP(중심정맥압)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C-line을 많이 사용하는데, C-line은 고용량의 수액주사와 resuscitation을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국내에서 사용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또한, ET tube 삽관 시 사용하던 10% 리도카인 스프레이를 이제 사용하지 않으며, 주사기로 뿌려준 후 10~20초 기다렸다가 삽관을 시도하라고 조언했으며, 프로포폴로 마취유도를 할 때 30초로는 부족하고 90~120초 정도 나누어 천천히 주입해야 무호흡 등의 부작용이 적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cuff 변성 체크와 마취 기기, 산소발생기 등을 매일 아침 루틴처럼 체크해야 하고, 환자 모니터링 시 NIBP(비침습 동맥압 측정)는 ±20mmHg의 오차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도플러 혈압계를 활용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저혈압 판단을 위해 lactate나 creatine, blood gas를 확인해 보는 것도 추천했다.
이튿날인 29일(일) 4강의실에서는 하루 종일 영상진단을 주제로 강의가 이어졌다. 최지혜 교수(서울대), 김재환 교수(건국대), 윤학영 교수(전북대)가 연자로 나섰다.
췌장질환 영상평가를 주제로 강의한 최지혜 교수는 초음파상에서 췌장은 간보다 밝고 주변 지방보다는 어둡게 보인다며 췌장을 볼 때는 항상 지방과 같이 봐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개에선 cPL kit는 특이도가 높지 않고, 고양이에선 초음파로 췌장염을 진단할 때 특이도와 민감도 모두 높지 않다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 임상증상, cPL/fPL kit, 초음파 소견, 실험실적 검사 결과(ALP, 호중구 등)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초음파상에서 췌장의 경계는 원래 불규칙하지만, 췌장염이 발생하면 훨씬 불규칙해지며 불명확해진다. 급성 췌장염의 경우 지방부종을 발견할 수 있고, 심하면 복수가 차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췌장염이 발생하면 십이지장염을 동반해 담즙분비가 안돼 담관이 막힐 수도 있으니 십이지장 평가도 함께해야 하는데, 십이지장이 부었을 때 종양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이는 부종성이기 때문에 염증이 해결되면 빠르게 가라앉는다고 설명했다.
최지혜 교수는 또한, 만성 췌장염에서는 결절 과형성(nodular hyperplasia)이 보이기도 하는데, 이를 종양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감별 팁을 공유했다. 췌장에 cyst가 많고 컬러 도플러를 걸어봤을 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면 췌장 위낭종(pancreatic pseudocyst)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최 교수는 마지막으로 췌장염 진단 후 시간이 지나 종양이 발견되는 케이스들을 공유하며 췌장염과 췌장암의 연관성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했다. 결절 주변에 갑자기 3cm가량의 종양이 생기고 폐 전이까지 확인된 케이스, 췌장염 진단 21개월 후 암을 발견한 케이스 등을 소개했지만, 만성 췌장염에서 종양으로 발전한 것인지는 단언할 수 없고, 아직 이에 대한 정확한 보고도 없다고 설명했다.
김재환 교수(건국대)는 ‘응급환자의 복부 영상진단’을 주제로 강의했다. 김 교수는 복강 선예도, 장폐색의 방사선학적 진단, 장기 파열과 혈복 3개의 목차로 강연을 구성했다.
김 교수는 평소에 정상적인 선예도에 익숙해져 있어야 변화를 알아챌 수 있다며 선예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나열했다. 복수가 차거나 복막염, 암이 발생한 동물이나 지방이 적은 동물, 어린 동물들에서는 선예도가 떨어질 수 있고, 비만이거나 가스가 찬 경우에는 선예도가 높아질 수 있다.
장폐색에 대해서는 어느 부위에 폐색이 일어났는지 알기 위해 소장과 대장의 위치와 주행 방향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액체가 차 있으면 엑스레이로 장벽 두께를 측정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여러 곳에 폐색을 보이는 기능적 장폐색과 달리 기계적 장폐색은 한 부위에 국소적으로 발생하는데, 폐색된 지점을 기점으로 하여 정상부위와 비정상부위가 나뉜다. 가장 확장된 폐색 부위 너비를 개는 ‘L5 추체의 중간 부분’, 고양이는 ‘L2 추체 앞부분’의 높이로 나누면 보통 1.6배가 되는데, 이 수치가 2.4배가 넘어가면 폐색됐다고 판단하고 3배가 넘어가면 완전히 막혔다고 본다.
장기파열에 대해서는 “장기파열이 발생하면 경계가 끊긴 듯이 연속성을 소실하고 불분명해진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장기가 파열되면 복수가 발생해 적혈구가 초음파를 반사하기 때문에 에코성이 증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혈복이 발생했을 때 외상성이 아니라면 대부분 간과 비장에 의한 것을 의심해 볼 수 있는데, 간은 보통 악성 종양에 의해 혈복이 발생하고, 비장은 양성 병변에도 잘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강연은 윤학영 교수(전북대)가 ‘임상수의사에게 필요한 개의 심장초음파 스캔법과 감별팁 업데이트’를 주제로 강연했다.
윤 교수는 심장의 기능평가에서 Right parasternal long-axis view에서 M-mode 켰을 때 reference line이 나오게 되는데, 이를 중격에 수직이면서 이첨판과 유두근이 있는 중간의 힘줄근(chordae tendinae)에 위치시킨 후 select 버튼을 누르면 그래프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때 free wall과 septal wall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며 이완기 때는 늘어나고 수축기 때는 줄어드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가끔 septal wall이 free wall을 따라 움직일 때가 있다며 이를 paradoxical septal motion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우심실의 압력이 너무 높아서 발생하는 것으로 폐성고혈압 가능성이 크다.
Right parasternal short axis view의 chordae tendinae level에서 기울기를 변화시키면 LA:AO를 잴 수 있다. 이때 AO(대동맥)를 잰 연장선상에서 LA(좌심방)를 측정해야 하며 end systole/early diastole일 때 측정해야 하지만,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LA가 최대로 확장되었을 때 측정하는 방법을 추천했다. LA:AO는 1이 정상이며 1.6이상이면 MMVD stage B2 이상으로 본다.
또한, MMVD에서 MR(Mitral regurgitation, 이첨판 역류) 측정을 위해 CW 도플러를 사용할 때는 역류의 시작 위치에 컬러 도플러를 걸어야 한다며 baseline 밑 파형의 경계(envelope)가 뚜렷하고 내부가 진할수록 MR이 심한 것이고, 속도는 관련이 없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박성오 기자 1231bill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