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일본인이 한국 호랑이를 사냥한 이야기..호랑이 연구 귀중 사료
서울대 수의대 이항 교수팀, 당시 잡은 호랑이 박제 발견도
멸절된 한국 야생 호랑이를 다룬 귀중한 사료인 「정호기」가 번역 출간된다.
(사)한국범보전기금은 16일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정호기」한국어판 출판기념회를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정호기는 일본인 사업가 야마모토 다다사부로가 1917년 당시 조선의 호랑이를 사냥하기 위해 도쿄를 출발, 약 한 달간 머무르며 벌인 호랑이 사냥기록이다.
일제강점기인 1917년 조선의 생활상과 함경도, 금강산 등 북녘 땅 풍경, 조선의 명포수였던 강용근 최순원 등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정호기는 우리나라 야생 호랑이의 직접적인 멸종 원인으로 꼽히는 일제의 ‘해수구제’ 정책을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 받고 있다. ‘조선휘보’에 따르면 헌병∙사냥꾼∙몰이꾼 등 10만여명이 1915년부터 1924년까지 벌인 해수구제로 인해 호랑이 89마리, 표범 521마리가 사살됐다.
당시 야마모토 일행이 잡은 호랑이가 실제로 확인되기도 했다.
한국 호랑이의 계통과 멸절사를 연구하고 있는 서울대 수의대 이항 교수팀은 당시 함경도에서 잡은 호랑이 두 마리가 박제되어 교토의 한 고등학교 표본관에 소장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항 교수팀은 현지에서 이를 직접 확인하고 해당 표본의 시료를 채취하여 한국 호랑이 계통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한국 호랑이 연구 관계자는 “정호기 출간으로 한국 호랑이 멸절사 연구뿐만 아니라 한국 호랑이 복원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